타글레 추기경, 마닐라 물 부족 극복 위한 기도 호소
Robin Gomes / 번역 김근영
10여 년 만에 최악의 물 부족 위기가 필리핀의 수도를 강타한 가운데 마닐라대교구장이 하느님께 비를 내려달라고 기도하자고 권고했다.
마닐라대교구장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Luis Antonio Tagle) 추기경은 지난 3월 12일 화요일 교구 신자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우리는 현재 물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우리가 약간의 엘니뇨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했다”고 말했다.
엘니뇨는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오랜 기간 동안 평균 이상의 수준으로 상승할 때 발생하는 일상적 기후 패턴의 일부다. 이로 인해 전 세계의 날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폭풍우가 치는 하늘을 위해
타글레 추기경은 “우리의 구호품은 자연에서 나온다”면서 “모든 피조물의 주인이며 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느님, 바람에게 명령하시고 바다가 복종하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비를 내려주시도록 간청하자”고 말했다.
“우리의 간절한 기도로 하늘이 폭풍우가 치도록,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우리에게 필요한 비를 내려주시길 간절히 기도합시다.”
타글레 추기경은 신자들이 매일의 기도와 주일미사의 보편지향기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영어와 타갈로그어로 된 기도지향을 배포했다.
영어판 기도문은 다음과 같다. “주님, 특별히 루손섬에 우리가 충분히 필요로 하는 비를 하루빨리 내려주시도록 청하오니, 작물피해와 기타 생계, 그리고 절박한 물 부족을 막을 수 있게 하소서.”
“주님, 이 위기의 시간에 저희에게 영감을 주시어 저희가 가진 예수님의 이름을 나눌 수 있도록 하시고, 주님께서 너그러이 주신 자원과 환경을 위해 저희가 서로 책임을 다할 수 있게 하소서.”
고통 받는 680만 명
약 680만 명의 사람들이 마닐라와 그 주변에서 물 부족의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 몇몇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물을 배급 받으려고 컨테이너 앞에서 길게 줄을 서 있기도 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3월 19일 화요일 도심의 급수시설과 하수시설의 책임자들과 만나 마닐라에서 벌어진 물 부족에 관한 대응을 논의하기로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보다 앞선 3월 15일 금요일 민간 전력회사들로 하여금 북부 지역의 댐에서 물을 끌어와 150일 동안 도심으로 물을 공급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