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나과 대성당 습격, “가톨릭교회를 향한 증오”
VATICAN NEWS / 번역 박수현
“테러 행위였습니다.” 니카라과의 수도 마나과의 대교구장 레오폴도 호세 브레넨스(Leopoldo José Brenes) 추기경은 지난 7월 31일 금요일 마나과 대성당에서 벌어진 테러공격을 이렇게 정의했다.
일부 목격자들에 따르면 성당 내 그리스도의 성혈 경당에서 후드를 쓴 남성이 화염병을 던져 화재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400여 년 된 십자가가 불탔다. 화재는 빠른 시간 내에 진압돼 부상자는 없었지만, 이번 공격으로 가톨릭 공동체가 깊은 상처를 입었다.
사전에 계획된 행동
마나과대교구청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행동은 숙련된 사람이 사전에 미리 계획하고 수행한 행동”이었다. 특히 십자가는 “식별하기 어려운 어떠한 장치에 의해 화재로 불탔다.” 일각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십자가 근처에는 촛불조차 켜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우연히 발생한 화재라는 가설은 결정적으로 배제됐다. 마나과대교구는 이 십자가상이 “니카라과 신자들에게 가장 사랑받고 있으며 깊은 신심을 보인 성상”이었던 만큼 모든 가톨릭 신자들에게 “깊은 상처를 입힌 끔찍한 행동”이었다고 전했다.
주범과 실행자 식별
마나과대교구청이 발표한 보도자료는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비난 받아 마땅한 이 행위는 일련의 신성모독 행위, 교회 재산 침해, 성당을 공격하는 일들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더욱이 이번 사건은 가톨릭교회와 교회의 복음화 활동에 대한 증오를 반영한 여러 사건의 연속을 보여주었습니다. 가톨릭 신자들의 신앙에 대한 공격은 철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추악하고 신성모독적인 이번 사건의 주범과 테러 공격 가해자들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 말입니다.” 끝으로 보도자료는 신자들에게 한동안 대교구장의 지시사항에 ‘주의’를 기울이고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과 무력감’을 신앙으로 대응하도록 초대했다.
마나과대교구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전 세계가 마나과 교회에 대한 연대를 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 요한 바오로2세 교황의 십자가 앞에서의 기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지난 1996년 2월 마나과 대성당을 찾아 ‘그리스도의 성혈’ 십자가 앞에서 기도했다. 그 당시 성인은 참석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연설했다.
“마나과대교구의 심장인 이 대성당에는 3세기 전 스페인에서 건너온 ‘그리스도의 성혈’이라는 고대 성상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깊은 신심과 경건한 마음으로 이 성상을 모시고 있습니다. 이 (특별한) 성상은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의 모든 성혈과 그분의 모든 인간성을 아버지 하느님께 바친 예수님의 모습을 상징합니다. 동시에 (십자가는)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죄와 죽음을 정복하여 승리하심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고단함과 고독 또는 다른 사람 간의 이해 부족이 여러분의 의욕을 저하시키거나 여러분의 영을 불안정하게 할 때일수록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신비를 잊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주님의 사랑을 받고 있고, 그분의 사랑이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마십시오. 그분의 승리는 우리 신앙의 보증입니다!”
니카라과 성당들에 가한 공격들
최근 몇 달 동안 그리고 가장 최근에도 니카라과 소재 성당들에 대한 난폭한 파괴행위가 여러 차례 발생했다. 축성된 성체들이 훼손됐고, 성광(聖光, 성체를 모시는 둥근 형태의 성구), 봉헌함, 스피커 등이 도난당했다. 또 여러 성상들이 파괴되는가 하면, 의자와 기타 가구 및 물건들도 손상됐다. 니카라과가 처한 민감한 국면 속에서 가톨릭 신자들에 대한 폭력과 협박의 반경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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