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그리스도교 교회 회의 “중동 평화 위한 진지한 협상 착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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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주교회의연합(CCEE)과 유럽교회협의회(CEC) 대표자들이 11월 5-7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 모여 중동의 현 상황과 관련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평화를 촉진하기 위해 헌신하는 이들과의 연대 ▲사태 해결 수단으로 행사되는 폭력에 대한 규탄 ▲진리와 정의 안에서 항구한 평화를 이룩하기 위한 진지한 협상 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국제법, 특히 이를 위한 유엔의 역할 등을 골자로 담화문을 발표했다. 

CCEE 부의장 겸 베오그라드대교구장 라디슬라브 네멧 대주교는 CEC 의장 겸 그리스 티아티라 및 영국의 그리스 정교회를 총괄하는 니키타스 대주교와 협의회 대표단, CCEE 의장 겸 리투아니아 빌뉴스대교구장 긴타라스 그루사스 대주교와 연합회 대표단을 베오그라드에 맞이했다. 

희생자 애도, 희생자 가족들과 연대

11월 8일 발표된 담화문은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을 겨냥한 하마스의 테러 행위의 폭력성과 잔혹성”을 언급하며 시작한다. 담화문은 이 공격이 “전 세계를 경악과 공포에 떨게 했다”고 말했다. 유럽 그리스도교 교회 지도자들은 한마음으로 희생자, 부상자, 소중한 이를 잃은 모든 이를 향한 애도의 뜻을 밝히고 아직도 인질로 붙잡힌 이들과 그 가족들을 기억했다. “우리는 현 상황을 초래한 식민주의, 반유다주의, 이슬람 혐오주의 등 역사적 맥락을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분쟁으로 양측 모두가 겪고 있는 엄청난 고통을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각 교회 지도자들은 담화문을 통해 역사 안에서 피난처로 간주돼 왔던 이 지역의 여러 거룩한 장소가 파괴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했다. 

모든 전선에서 총성이 멈추길

담화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이들과의 연대를 표명했다. “삶의 파괴는 자유, 진리, 정의 등 그 어떤 가치도 증진하지 못합니다.” 이어 “모든 전선에서 총성을 멈추도록 관련 정치 지도자들이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정당한 판결을 위해 테러범들을 법정에 세우고, 유다인과 그리스도인, 무슬림 등 모든 민간인의 생명을 보호하며, 지원과 대피가 가능하도록 인도주의 통로를 열어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진지한 협상의 자리가 마련되길

가자지구 주민들의 기본권이 침해되고 부당한 고통을 받도록 강요받는 이 심각한 상황 속에서 CEC와 CCEE는 “국제법을 적용하고 준수할 것”을 국제사회 전체에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진리와 정의의 가치 안에서 지속 가능한 평화를 이룩하기 위한 진지한 협상에 착수하는 데 있어 국제법, 특히 유엔이 이러한 협상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원할 것을 촉구합니다.”

유럽 교회 지도자들은 끝으로 다음과 같은 호소로 담화문을 마무리했다. “우리는 또한 국가를 다스리는 권한을 가진 이들이 모든 이의 인간 존엄성을 옹호하고 두 나라에서 두 민족의 평화로운 공존을 가능케 하는 진지한 대화에 참여하길 기도하고 또 희망합니다.”

기타 현안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이번 회의에서는 중동 전쟁 문제가 핵심이었지만 이 밖에도 다양한 주제도 다뤘다. 교황청 주교대의원회의 총보고관 장 클로드 올러리슈 추기경은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에서 논의된 안건들을 소개했으며, 독일 개신교 신학자 레아 슈렌커 박사와 폴란드 우치대교구장 그제고시 리시 추기경은 ‘유럽교회일치문서’의 개혁을 위한 작업 경과를 보고했다. 우크라이나 정교회 로스티슬라브 보로비 신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제목으로 유럽의 현 상황을 성찰하는 발제를 진행했으며, 유럽 남동부 난민을 위한 예수회 활동의 지역 담당을 맡고 있는 스탄코 페리카 신부가 “발칸 반도와 팔레스타인의 이주민·난민의 현 상황”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번역 이재협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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