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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ans protest mob violence in Pakistan

2023년 펀자브 폭력사태 이후 ‘공포의 그늘 아래서’ 살아가는 파키스탄 그리스도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3월 기도지향으로 그리스도교 순교자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교회에 초대한 가운데, 자파르 이크발 신부가 파키스탄 그리스도인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조명했다. 지난 2023년 8월 무슬림들은 펀자브주 소재 교회와 가옥을 공격한 바 있다.

Anne Preckel

최근 파키스탄 대법원의 판결로 파키스탄 펀자브주 자란왈라 지역 그리스도인들이 지난 2023년 8월 지역사회 공격에 대한 추가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됐다. 

대법원은 펀자브주 당국의 초기 보고서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하고 대규모 폭력사태에 대한 추가 정보를 요구하면서 현지 수사당국이 가해자들을 사법처리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몇 건의 공격만이 기소되고 문서화됨에 따라 대법원은 파키스탄 그리스도인이 대부분인 펀자브주에 새 보고서를 요구하게 됐다. 

파키스탄 주교회의 의장 겸 하이데라바드교구장 샘슨 슈카르딘 주교는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하며 법원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슈카르딘 주교는 국제 가톨릭 자선단체 겸 교황청 재단인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에 이번 소식이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파괴된 그리스도인의 집과 교회

2023년 8월 16일 펀자브주에서 발생한 폭력사태와 관련해 현지 본당 사제인 자파르 이크발 신부는 그날이 현지 그리스도인에게 “암흑의 날”로 남았다고 말했다.

당시 무슬림들은 두 명의 그리스도인을 신성모독 혐의로 고발한 후 자란왈라에서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상대로 폭력을 자행했다.

이크발 신부는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들은 분노에 차서 그리스도인 주택 200채 이상과 교회 26곳, 학교와 공동묘지, 수많은 십자가를 파괴하고 성경을 불태웠다”고 말했다.

당시 로마에서 연수 중이던 그는 “상황이 정말 나빴다”면서도 그때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그리스도인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공포의 그늘 아래서 살아가기

이크발 신부에 따르면 지금은 상황이 통제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리스도인은 여전히 두려움에 위축된 상태다.

이크발 신부는 펀자브주의 그리스도인 대다수가 가난에 시달리며 무슬림 고용주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이 “공포의 그늘 아래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도, 자유롭게 말할 수도, 자유롭게 일할 수도 없다”며 “지금 당장은 신체적 위협을 받지 않을지 몰라도 공포가 우리 마음과 정신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크발 신부는 “우리 공동체의 여성들은 무슬림 가정에서, 남성들은 무슬림 지주의 땅에서 일하고 있다”며, 그리스도인들은 이 같은 긴장관계가 자신들의 생계에 영향을 미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폭력사태 여파 가운데 정의 실현을 위한 노력

이크발 신부는 지난해 8월 공격 이후 여러 명이 체포됐지만 많은 용의자들이 벌써 풀려났다고 지적했다.  

펀자브주의 한 사법관은 파키스탄 대법원 심리에서 304명이 체포된 후 22건만 기소됐고 18건의 공소장이 접수됐다고 진술했다. 

이크발 신부는 이런 통계수치를 감안할 때 현지 경찰에 대한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신뢰가 낮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정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별로 없습니다.”

파키스탄의 교회 대표들과 인권운동가들은 지난해 허위 신성모독 혐의, 신체적 폭행, 납치, 강간, 강제개종 등이 보고되면서 소수 그리스도인들의 상황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아시아가톨릭뉴스(UCAN)는 파키스탄 주교회의 산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나엠 유사프 길의 발언을 인용해 “2023년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자유가 위축되고 억압의 도구가 정교해지면서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스트레스 수준이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잠재적인 사회적 전환점

하이데라바드교구장 슈카르딘 주교는 무슬림을 포함한 일부 자란왈라 주민들이 소셜미디어에 폭력사건에 대한 세부정보를 공유하며 이 사실을 널리 알렸다고 ACN에 말했다. 

슈카르딘 주교는 주민들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자란왈라에서 그리스도인들과의 연대가 확산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라호르대교구장 세바스찬 프란시스 쇼 대주교는 지난해 반그리스도교 폭동을 두고 파키스탄에서 그리스도인과 무슬림 사이의 잠재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쇼 대주교는 지난해 말 ACN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무슬림들은 이제 자란왈라 같은 사건이 파키스탄의 이미지를 규정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처음으로 무슬림 학자들이 우리 편에 섰다”고 말했다. 쇼 대주교는 또 이슬람 성직자들이 대화와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움직임에 주목했다. 

인간 존엄성과 상호 존중 증진

이크발 신부는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란왈라의 그리스도인과 무슬림이 일상생활에서 협력하는 긍정적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차별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파키스탄 그리스도인들이 대화와 평화를 꾸준히 증진하고자 헌신한다고 강조했다. 

“파키스탄은 인간 존엄성에 반하는 차별, 사법 위기, 경제 위기 등 숱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 그리스도인은 평화와 사랑을 증거하며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절망하거나 희망을 잃지 않고 모든 이가 존중받고 자신들의 존엄성을 인정받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제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번역 고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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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3월 2024, 0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