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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서 기도하는 신자들 성당에서 기도하는 신자들  (ANSA)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부활 담화 “예수님의 부활은 이 세상에서의 삶을 영원한 생명으로 이어줍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가 부활 담화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사건은 우리의 삶이 이 세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 이 세상에서의 삶을 ‘영원한 생명’과 연결 지어준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Vatican News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가 2024년 주님 부활 대축일을 맞아 담화를 발표했다. 정 대주교는 담화에서 우리네 평균수명의 증가를 성찰했다. 

정 대주교는 불과 이삼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60세 생일을 ‘환갑’ 잔치라는 이름으로 성대하게 축하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평균수명이 늘면서 이제는 칠순을 축하하는 ‘고희’ 잔치조차도 ‘아직 젊고 앞으로 갈 길도 멀리 남았는데 남사스럽다’는 인식 때문에 기피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평균수명은 약 86세, 남성은 약 81세다. 

정 대주교는 “그러나 이 세상에서 80-90년 사는 것으로 우리 인생이 영원히 끝난다면 우리 각자의 삶이 10-20년 더 늘어난다는 사실이 수천, 수만 년의 역사 안에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고 되물었다. “우리의 삶이 영원함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나의 기대수명이 몇 년 더 늘었다는 점이 이 지구, 이 우주의 역사 안에 무슨 의미를 더할 수 있을까요?” 

정 대주교는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믿음은 ‘이 풍진 세상에 눈감고 내세로 도피케 하는 마약’(K. 맑스) 같은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의 삶’이 ‘영원한 생명’으로 연결돼 있음을 믿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주교는 ‘부활에 대한 믿음’을 통해 우리의 책무를 자각하고, 이 세상에서의 삶에 책임을 다해 투신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금의 삶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또 실패, 좌절, 병고, 이별, 사랑의 깨어짐 등 ‘죽음’과도 같은 골짜기를 지나고 있다 하더라도, 예수님의 부활 사건은 ‘죽음과도 같은 현실’이 ‘끝’이 아니라, 하느님의 힘으로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줍니다.” 

뿌리 깊은 분단 속 희망의 빛줄기

정 대주교는 한반도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대주교는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믿음’은 한반도의 분단 현실도 종국에는 ‘생명으로 하나됨’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분단이라는 ‘역사의 죽음’과도 같은 상황도 언젠가 새 생명과도 같은 ‘평화 공존과 공영’이 가능하리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고 덧붙였다. 

정 대주교는 “부활의 새 생명과 희망이 어려움 중에 있는 모든 이, 특별히 북녘 동포들에게도 따뜻이 퍼져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대주교에 따르면 우리는 대화의 길을 따라야 한다. “진정한 대화는 갈등과 분열을 넘어 다른 이들을 보듬고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도록 도움을 줄 것입니다.” 정 대주교는 “정치 지도자들은 국가의 발전과 국민들의 행복에 큰 책임이 있다”며 “정파적 이익을 뒤로하고 국민의 민생을 우선하여 잘 살피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소

정 대주교는 오는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다음과 같은 호소로 부활 담화를 마무리했다.

“곧 치르게 될 총선에서 민주국가의 국민으로서 권리를 잘 행사해 국민의 참 봉사자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과 사회의 어려움을 넘어 우리가 희망을 가질 수 있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있기 때문입니다.”

번역 고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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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3월 2024, 1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