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7월 13일의 총격 사건 후인 16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7월 13일의 총격 사건 후인 16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ANSA)

미국 주교회의 의장, 트럼프 피격 이후 분열 극복 논의

미국 주교회의(USCCB) 의장 티모시 브롤리오 대주교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암살 시도를 두고 끔찍한 사건이라며 “정치적 견해 차이가 있더라도 평화와 화해의 길로 나아가는 담론과 해결책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도록 행동하라는 요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인들은 항상 상대방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정중하게 서로의 의견 차이를 표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Deborah Castellano Lubov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인간의 존엄성을 기억하고 증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나와 의견이 다르더라도 그 사람이 여전히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됐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마음에 새기는 것입니다.”

미국 주교회의(USCCB) 의장 겸 군종대교구장 티모시 브롤리오 대주교는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7월 13일 펜실베니아 주 버틀러에서 열린 선거 유세 도중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암살 시도를 두고 이 같이 말했다. 브롤리오 대주교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끔찍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용의자는 사건 현장에서 비밀경호국 요원에게 사살됐다. 이번 공격으로 유세장에 앉아 있던 시민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쪽 귀에 총상을 입고 급히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이후 뉴저지로 이송됐다.

브롤리오 대주교는 당시 사건을 되짚으며, 특히 미국에서 곧 개최될 성체대회가 평화와 화해의 기회라면서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번 암살 시도는 트럼프의 대선 상대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물론 전 세계 지도자들의 규탄을 받았다. 총알이 귀를 스쳤지만 괜찮은 상태인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주 위스콘신 주 밀워키에서 진행 중인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J.D. 밴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교황청은 지난 7월 14일 오전 “인간과 민주주의에 상처를 입히고 고통과 죽음을 초래한 어젯밤의 폭력 사건에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주교단과 함께 미국과 희생자들, 국가의 평화를 위해 기도한다”며 “폭력적인 의도가 득세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하 브롤리오 대주교와의 일문일답:

우선, 펜실베니아 집회에서 발생한 이번 비극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민주주의 사회에서 폭력이 일어난다는 점에서 두려웠습니다. 우리가 서로 대화할 수 없다는 사실이 공포였죠. 건강하지 않은 누군가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목숨을 노린 시도를 했다는 것은 매우 비극적인 일입니다.”

그러한 공포를 느꼈다는 사실과 이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어떻게 하면 이런 상황을 예방하거나 방지할 수 있을까요? 보안 관점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물론 보안 관점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전문가가 분석해야 하겠지만,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인간의 존엄성을 기억하고 증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나와 의견이 다르더라도 그 사람이 여전히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됐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마음에 새기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또 존중해야 합니다. 미국 사회에 국한해서 말하자면, 우리가 인간 존엄성을 인정하고 존중할수록 우리가 처한 문제와 의견 차이를 합리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정치적 담론이 서로에게 소리만 지르고 상대방의 말을 들을 여지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사실은 비극적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우리에게 인간의 기본 존엄성을 인식하고 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존중하라고 끊임없이 촉구하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 의장으로서 미국인들 사이에서 평화로운 대화와 공존을 조성하기 위해 주교님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저는 우리 교구의 모든 이가 대화의 중요성, 상대방에 대한 존중의 중요성을 확실히 장려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 생명에 대한 우리의 헌신조차도 인간은 잉태의 순간부터 죽는 순간까지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는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측면에서 변함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요일에 시작될 행사 중 하나가 바로 성체대회입니다. 저는 성체대회를 통해 우리가 대화와 화해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구원을 찾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분명히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행동강령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를 장려하기 위해 더 많이 헌신할수록 우리 사회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혼자서 모든 일을 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에게 이러한 존엄성과 대화를 장려하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촉구할 수는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이번 공격으로 무고한 민간인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대주교님은 어떤 기도와 위로의 말씀을 하시겠어요?

“유가족에게는 애도와 조의를 표하고, 세상을 떠난 이의 영혼의 안식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해 다친 이들에게도 위로의 메시지와 제 기도를 전하며, 미국의 모든 신자들도 기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인사하는 미국 주교회의 의장 티모시 브롤리오 대주교 (자료사진)
프란치스코 교황과 인사하는 미국 주교회의 의장 티모시 브롤리오 대주교 (자료사진)

덧붙이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이 비극적인 사건은 우리 모두에게 정치적 견해 차이가 있더라도 평화와 화해의 길로 나아가는 담론과 해결책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도록 행동하라는 요구입니다.”

번역 김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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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7월 2024,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