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다카대교구장 “100만 명 이상의 집이 물에 잠겼습니다”
Deborah Castellano Lubov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로힝야족을 매우 사랑하시며, 그들에 대한 관심과 연대를 보여주셨습니다. 교황님은 우리와 매우 가까이 계십니다. 교황님은 우리를 사랑하시며,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계십니다.”
방글라데시 주교회의 의장 겸 다카대교구장 베조이 디크루즈 대주교(원죄없는마리아수도회)는 「바티칸 뉴스」와 나눈 인터뷰에서 방글라데시 국민이 직면한 현실, 특히 나라를 마비시킨 대규모 홍수와 관련된 참혹한 상황과 현지 구호활동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번 인터뷰는 2024년 9월 2-13일 예정된 교황의 아시아-오세아니아 사도 순방을 앞두고 진행됐다.
디크루즈 대주교는 극심한 피해상황과 주민들의 어려움, 현지 구호활동에 대해 설명하는 한편, 2017년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사도 순방 동안 국민의 대다수가 무슬림인 방글라데시에 직접적으로 보여준 교황의 친밀함을 떠올렸다.
특히 디크루즈 대주교는 로힝야족이 겪고 있는 지속적인 어려움을 강조했다. 교황은 지난 2017년 다카 지역에서 로힝야 난민들을 만났을 때 그들의 상황을 세상에 알렸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이들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디크루즈 대주교는 가난한 방글라데시가 이 고통받는 소수 민족의 어려움을 홀로 짊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그들을 돕기 위한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하 디크루즈 대주교와의 일문일답:
디크루즈 대주교님, 방글라데시의 홍수 때문에 수백만 명의 주민이 고립되고 끔찍한 피해가 발생하면서 국제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이 어떤가요?
“현재 우리는 끔찍한 홍수 피해를 입었습니다. 방글라데시는 작은 나라지만 인구가 1억7000만 명에 달하며, 매우 가난하고 대부분이 무슬림입니다. 64개 구 가운데 14개 구가 물에 잠겼습니다. 주로 방글라데시의 동부, 북동부, 남부 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약 120만 명의 사람들은 집이 물에 잠긴 채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20만 명은 어린이입니다. 이 외에도 많은 노인들이 매우 취약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또한, 이번 홍수로 인해 500만 명이 피해를 입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이재민이 됐습니다. 30만 명이 3527개의 대피소에 피신해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까지 27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정확한 피해 규모를 추산해야 하지만, 수천 채의 집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농지와 채소 재배지는 완전히 파괴됐고, 연못의 물고기들은 모두 떠내려갔습니다. 가금류 농장도 완전히 물에 떠내려갔습니다.”
사람들의 요구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희망을 발견할 만한 부분이 있나요?
“많은 사람들이 이미 구호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방글라데시 카리타스를 포함한 많은 비정부기구(NGO)가 활동하고 있지만, 여전히 체계적인 구호활동은 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배고프고 목말라하고 있으며, 구호의 손길이 아직 닿지 못한 지역들도 있습니다.”
“이전 정부에 맞서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던 대학생들이 현재 좋은 약품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들은 오늘까지 자발적으로 약 60만 유로의 자금을 모았습니다. 유엔의 구호활동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카리타스, 월드 비전, 마더 테레사의 자선활동, HEED 방글라데시 그리고 다른 많은 비정부기구가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카리타스는 5000명에게 대피소를 제공하고 1만8000명에게 식량을 지원했습니다. 그들은 더 많은 일을 하고 싶어 하지만, 많은 자금이 필요합니다. 그들이 고통받는 사람들과 연대하려면 150만 달러가 필요합니다. 방글라데시 주교회의도 모금을 진행하고 있으며, 카리타스 수석고문에게 상징적으로 2만5000달러를 전달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번 홍수가 방글라데시 역사상 최악의 홍수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저희도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교황님의 아시아 사도 순방이 대주교님과 방글라데시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특히 지난 2017년 교황님이 방글라데시를 방문하신 이후에 말입니다.
“지난 2017년 교황님이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를 방문하셨습니다. 그 순방은 방글라데시, 특히 소수의 그리스도인들에게 큰 위로가 됐습니다. 당시 교황님은 미얀마에서 군사적 박해를 피해 탈출해 온 로힝야족의 고통을 직접 경험하셨습니다.”
“방글라데시에는 약 120만 명의 로힝야족이 있습니다. 교황님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들을 위해 호소하시고 도우셨습니다. 교황님은 로힝야족을 깊이 사랑하시며, 그들에 대한 관심과 연대를 보여주셨습니다. 교황님은 우리와 매우 가까운 분이십니다. 그분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계십니다.”
국제사회는 방글라데시가 로힝야족의 대규모 유입 부담을 계속해서 감당할 수 없다고 경고하며, 다른 나라들의 도움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에 있는 로힝야족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우리 방글라데시 카리타스는 로힝야족을 돕기 위해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방글라데시 자체가 가난한 나라임을 감안해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여러 국가와 유엔에 호소하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 인구의 40퍼센트가 빈곤층입니다. 이 가운데 최소 30퍼센트는 학교에 다니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빈곤, 계층갈등, 폭우, 가뭄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정부가 이러한 큰 책임을 감당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지금은 임시 정부가 있습니다만, 여전히 대학생들의 반정부 시위 이후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은 매우 불안정합니다. 대학생들은 아직도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여러 가지 요구사항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들은 또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최근 학교에서도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일부 학생들은 몇몇 교사들의 강제 사임을 요구했고, 또 다른 이들은 여학생들의 교복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들은 여학생들이 이슬람식 복장인 히잡을 학교에서 착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학교는 이미 매우 훌륭하고 단정한 복장을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는 종교, 문화, 인종을 기준으로 학생들을 차별하지 않으며, 그렇게 할 의도도 없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같은 학교에서 동등하게 대우받길 원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또한 계층갈등과 로힝야족 문제도 있습니다. 임시 정부가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또한 경제 상황도 조만간 분명히 악화될 것입니다.”
다른 나라들이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유엔, 미국, 영국, 유럽연합이 도움을 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들 국가들은 현재 상황을 잘 알고 있으며, 모두 노벨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가 이끄는 임시 정부에 지지를 표명했기 때문입니다.”
추가로 말씀하시고 싶은 내용이 있나요?
“방글라데시 카리타스를 도와주십시오. 이것이 저의 유일한 호소입니다. 방글라데시 카리타스는 방글라데시에서 잘 알려진 조직화된 비정부기구로, 계층과 종교에 상관없이 모두를 위해, 특히 가난한 이들을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직원들과 현장요원들은 매우 인내심 있고 성실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글라데시 카리타스는 굶주리는 사람들 그리고 식량과 의약품, 재활과 의료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이 다시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민 대부분이 가난하기 때문에 이들의 도움은 더욱 절실합니다.”
번역 고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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