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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가 2024 한반도평화나눔포럼 참석자들에게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가 2024 한반도평화나눔포럼 참석자들에게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체제 넘어선 공감의 힘”... 한반도평화포럼, 난관 속 하나 됨의 길을 제시하다

‘2024 한반도평화나눔포럼’은 교회 지도자와 학자들, 북한이탈주민을 포함한 청년들이 함께 모여 분단된 한반도의 화해를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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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주최하고 명동대성당 문화관 2층 꼬스트홀에서 11월 15일 개최된 이번 ‘2024 한반도평화나눔포럼’은 평화를 향한 여정의 근간으로 ‘공감’의 가치를 강조했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는 새로운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청년들이 주도하는 생동감 있는 대화의 장이 마련됐다.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는 포럼 환영사를 통해 앞으로 다가올 커다란 도전들을 직시하면서도 희망과 의지를 잃지 말자고 당부했다.  

정 대주교는 “평화를 향한 여정이 지금은 멀고도 험난해 보인다”면서도 “그렇지만 우리는 희망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한 우리 교회의 역할과 다양한 연대 방안을 논의하고, 이를 통해 희망을 만들어가는 자리가 되길 기대합니다.”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Fratelli tutti」를 인용하며 정 대주교의 이러한 뜻에 깊이 공감을 표했다.  

가스파리 대주교는 일치를 이뤄가는 교회의 소명을 강조하며 “형제애”야말로 평화 구축의 근간이자 전쟁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신앙인이든 비신앙인이든 지상의 모든 이가 함께 형제애의 길을 걸어가는 여정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럼의 제1세션에서는 국제적 맥락에서 교훈을 도출하는 논의가 이어졌다. 독일의 저명한 신학자 하인츠-게르하르트 박사는 독일 통일 과정에서 신앙이 맡았던 역할을 조명하며, 평화를 위한 기도가 통일의 핵심 동력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정치 세력들이 역사적 상처를 다시 건드릴 수 있는 위험성을 경고하며 “그리스도인은 이러한 위험을 사회에 끊임없이 일깨우고, 새로운 화해의 발걸음을 먼저 내딛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에지디오 공동체를 대표해 참석한 마르코 프란치오니 박사는 2011년부터 북한 당국과 인도적 가교를 구축한 산에지디오 공동체의 경험을 나눴다.

그는 “신앙이야말로 우리를 움직여 닫힌 문을 열게 하고, 비록 건너기 쉽지 않은 다리라도 놓게 하며 희망을 키워가게 한다”면서 정치적 갈등 속에서도 대화의 끈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2세션에서는 평화나눔연구소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최이슬 세라피나 연구원은 북한 사회의 취약계층인 일반 주민들이 겪는 어려움에 더욱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의 삶에 보다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이들의 처지 개선을 위한 교회의 목소리를 주기적으로 내야 합니다.”

아울러 한국 사제 5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이 조사에서 통일에 대한 사제들의 지지도는 82퍼센트로, 일반 국민(43퍼센트)은 물론 가톨릭 신자들(49퍼센트)의 지지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체 응답률이 8퍼센트에 그쳐, 사제들의 전반적인 인식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포럼의 마지막 순서로 진행된 ‘청년 평화 토크 콘서트’에서는 남북 청년들의 멘토링 프로그램 ‘띠앗머리’를 통해 북한이탈주민 청년들과 남한 청년들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한 북한이탈주민은 이러한 관계가 남한 생활 적응에 도움이 됐다며 “함께 신앙을 체험하고 영적으로 하나 되어 가는 과정이 남한 사회에 정착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고백했다. 

서울대교구는 2025년이 광복과 분단 80주년을 맞는 해인 만큼, 내년 포럼에서는 그 지평을 넓혀 세계 평화 구상과 청년 참여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앞두고 청년들의 역할이 더욱 강조될 전망이다.

번역 고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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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11월 2024, 2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