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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지구 내 베들레헴 전경 서안지구 내 베들레헴 전경 

파통 신부, 전쟁 포화 속 베들레헴에서 외치다 “희망을 버리지 마세요”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성지보호구 봉사자 프란치스코 파통 신부가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내 베들레헴을 찾아 계속되는 고난과 전쟁 속에 사는 이 지역 주민들에게 대림시기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Roberto Cetera, Lisa Zengarini

이스라엘 성지보호 관구 봉사자 프란치스코 파통 신부(카푸친 작은형제회)가 오랜 전통에 따라 베들레헴을 방문해 예수 탄생 대성당 옆에 위치한 성 카타리나 성당에서 대림 제1주일 미사를 집전했다. 

파통 신부는 지난 11월 30일 예수님 탄생지인 베들레헴에 도착했다. 그는 베들레헴에 도착하는 동안 이스라엘 경찰과 팔레스타인 경찰의 호위를 받았고, 현지 당국과 주민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전쟁과 경제난으로 암울한 베들레헴

베들레헴 주민들은 계속되는 전쟁과 경제난 속에서 두 번째 성탄절을 준비하고 있다.

2023년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분쟁 발발 이후, 이 도시의 생명줄이었던 관광업이 멈추자 예수 탄생 대성당은 텅 비게 됐고 현지 상점들은 문을 닫았다. 분리 장벽으로 인해 예루살렘으로 일하러 갈 수도 없는 주민들은 생계유지마저 힘겨운 상황이다. 

베들레헴의 분위기는 여전히 암울하다. 그러나 가자지구 휴전과 이스라엘인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이 교착상태에서 벗어나려는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번이 성지에서 전쟁 중에 맞는 마지막 대림시기가 되리라는 희망이 실낱같이 보이고 있다.

희망의 불꽃을 지키며

파통 신부는 지난 11월 30일과 지난 12월 1일 대림 제1주일 미사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30일 저녁기도 중 베들레헴 신자들에게 “세상이 우리에게서 희망을 앗아가려 할 때조차도 결코 희망을 잃지 말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5년 희망의 희년을 선포했다고 언급하면서 신자들에게 “희망을 간직하고 전파하며 희망의 순례자가 돼라”고 촉구했다. 

파통 신부는 “악과 절망, 질병과 낙담, 우리를 괴롭히고 상처 입히는 이 끔찍한 전쟁” 앞에서도 “우리는 눈을 높이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파통 신부는 대림 제1주일 미사에 참례한 1000여 명의 신자들에게도 이 메시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대로 깨어 기도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가자지구 본당 젊은이가 전하는 희망의 증언

파통 신부는 성지보호구 부봉사자 이브라힘 팔타스 신부와 함께 집전한 미사 중에, 가자지구 성가정본당이 마련한 쉼터에서 지내고 있는 수백 명의 실향민 가운데 한 사람인 수하일 아보 다우드의 증언을 나눴다. 

이 젊은이는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 “가자지구에서 여러분에게 글을 씁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그는 가장 끔찍한 폭격 속에서도 성당에서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기도하며 안전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신의 목숨이 하느님 손 안에 있음을 깊이 체험했다고 전했다.

얼마 전 수하일은 자신의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파통 신부는 그의 메시지를 인용하며 “그의 글에는 슬픔 대신 감사와 희망이 가득했다”고 말했다. “그의 할아버지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생을 마치실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파통 신부는 수하일의 기고문 중 한 대목을 들려줬다. “저희는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신 모든 선물과 은총에 날마다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조국과 세계 평화, 안보를 위해 매일 기도합니다. 이 전쟁이 곧 끝나고, 앞으로 모든 것이 더 나아지리라고 굳게 믿습니다.”

파통 신부는 “이처럼 깨어 감사하며 기도하는 마음가짐이야말로 희망을 지키는 데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러분은 곧 오실 예수님을 향해 머리를 들고 하늘을 바라봐야 합니다. 악이 폭풍처럼 우리 삶을 덮칠 때조차도 절망하지 마십시오.”

번역 고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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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12월 2024, 2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