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젊은 부부들에게 “결혼은 가치 있는 모험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젊은 부부들을 만나기 위해 더블린 대교구 세인트 메리 주교좌성당의 한 소성당에 도착해 그곳 소성당의 성체와 촛불 앞에서 기도했다. 그 촛불은 성 학대의 피해자들을 기억하며 밝힌 것이다. 교황은 가경자 맷 탤벗(Matt Talbot)의 유해 앞에서 기도했다. 맷 탤벗은 아일랜드인들에게 있어 대중적 인물인데, 회심하기 전 알코올 중독자였기 때문에 “술꾼 성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 가장 중요한 성당에 도착한 교황은 더블린 대교구장 디아무드 마틴(Diarmuid Martin) 대주교와 한 젊은 부부의 환대를 받았다.
노인들의 말을 경청하는 것의 중요성
더블린의 한 본당에서 온 결혼 50년차 부부 빈센트와 테레사는 젊은 부부들과의 만남을 소개했다. 이들 부부는 부모이자 조부모이기도 하다. 그들의 증언은 미래를 위한 하나의 안내서다. 이 부부는 교황에게 “가정생활은 구속적이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수많은 젊은이들이 혼인생활을 선택했다는 걸 보면서 미소를 지으며 “매일 성사의 은총으로 유지되는 여러분의 혼인생활 경험으로부터 우리는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혼인하고 삶을 나누는 것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스페인 속담에는 ‘슬픔을 나누면 절반이 되고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이 혼인생활의 길입니다.”
교황은 아기들의 울음이 있는 이 친밀하고 기쁜 분위기를 가리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이자 “가장 아름다운 설교와 희망의 외침”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신앙으로 가득한 증언인 “우리의 집단 기억을 수호하는 이들”, 곧 “노인들”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 젊은 부부들에게 있어 귀중한 자원이라고 재확인했다.
일시적인 것에 반하는 최선책으로서의 결혼
젊은 부부들 중 두 명은 자신들의 의문점을 말하며 교황에게 직접 조언을 구했다. 데니스와 시네이드는 오는 9월 27일에 결혼할 예정이다. 그들은 사랑이 제도상의 틀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하나의 개인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에게 혼인의 영구적인 의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를 교황에게 질문했다.
교황은 그들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결혼은 단순히 하나의 제도가 아닙니다. 하나의 소명입니다. 앞으로 나가는 삶입니다. 평생 서로를 보살피고 도와주며 보호해주는 의식적인 결정입니다.” 일시적인 문화가 행해지는 사회, “배고픔과 목마름을 느낀다면 (즉각) 먹을 수 있지만 그 충만함이 하루도 지속되지 않는” 사회, 또한 직업과 사람들과 약속들이 항상 변화하는 위험을 무릅쓰는 사회에서는 소중한 것, 심지어 사랑조차도 지속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아울러 “평생 동안” 변화하며 죽어야 한다는 유혹이 있다. “만일 사랑이 사랑으로 양육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러한 ‘평생 동안’은 사랑을 양육하라는 의무입니다. 왜냐하면 사랑 안에는 일시적인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류의 다산성에 대한 모든 형식들 가운데 혼인은 유일무이한 것입니다. 새로운 생명을 주는 것은 사랑입니다. (사랑은) 삶의 신성한 선물을 전하는 데 있어 상호 책임을 뜻하며, 새로운 생명을 성장시키고 번영케 하는 안정된 환경을 제공합니다. 교회에서의 결혼, 곧 혼인성사는 하느님의 영원한 사랑의 신비에 특별한 방식으로 참여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꿈입니다
”유일하고 지속적인 사랑”은 주님과 당신 신부인 교회 사이의 계약의 성사적 표징이다. 예수님께서는 그 사랑 안에 항상 현존하시며, 예수님의 사랑은 “시련을 겪을 때에 피난처이며 반석이고, 특히 순수하고 영원한 사랑 안에서 지속적인 성장의 원천”이다.
“평생 동안 강한 내기를 하십시오. 모험을 하십시오. 결혼도 모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결혼은 평생 동안 할만한 가치가 있는 모험입니다. 사랑이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우리를 위한 하느님의 꿈, 인류 전체를 위한 하느님의 꿈입니다. 제발 이 사실을 절대 잊지 마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위한 꿈을 갖고 계십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그것을 행하라고 요청하십니다. 그 꿈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큰 꿈을 꾸십시오!”
신앙은 가정에서 전파됩니다
또 다른 부부인 스티븐과 조던 부부는 결혼한 지 1달도 되지 않았다. 그들은 자녀들을 계획하고 있는데, 자녀들에게 어떻게 신앙의 중요성을 전달할 수 있는지를 교황에게 질문했다. 교황은 학교와 본당에서 신앙을 교육하기 위해 아일랜드 교회가 준비한 교리교육 프로그램들을 치하했지만, “주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말씀을 믿는 평온하고 일상적인 부모의 모범을 통한”, “신앙을 전하기 위한 처음이자 가장 중요한 장소”는 가정이라고 대답했다.
“우리가 ‘가정 교회’라고 부를 수 있는 그곳인 가정에서 자녀들은 신실함과 정직함과 희생에 대한 의미를 배웁니다. 자녀들은 엄마와 아빠가 서로에게 어떻게 행동하고 서로를 어떻게 배려하는지, 또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하느님과 교회를 어떻게 사랑하는지를 봅니다. 이렇게 자녀들은 복음의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며 자신들이 상속받은 신앙을 합당한 방법으로 이해하고 판단하며 행동하도록 배울 수 있습니다.”
교황의 기억
교황은 신앙이 “가정에서 쓰는 사투리, 가족들끼리 쓰는 사투리”, “가정생활”의 사투리로 전파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자녀들은 부모로부터 어떻게 그리스도인으로 살게 되는지를 배운다고 말하면서 개인적인 경험을 들려주었다.
“제가 다섯살쯤 됐을 것입니다. 한번은 집에 들어갔는데, 그때 식당에는 저보다 먼저 직장에서 돌아오신 아버지께서 계셨습니다. 저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입맞추는 걸 본 것을 기억합니다. 저는 그것을 결코 잊지 못합니다! 정말 아름다운 것은, 직장일로 지쳤음에도 불구하고, 아내에게 사랑을 표현할 힘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자녀들은 여러분이 이렇게 서로 어루만지고 입맞추고 포옹하는 것을 볼 수 있게 하십시오. 이는 매우 아름다운 것입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의 자녀들은) 그렇게 이 사랑의 사투리를 배우기 때문입니다.”
애정의 혁명
교황은 함께 기도함으로써 성모 마리아를 가정생활 안으로 들어오도록 하고 그리스도교의 축일을 기념하며 “고통 받는 이들과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과 깊은 연대감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오늘날 세계가 “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사람들, 그리고 소위 ‘잉여인간’이라 불리는 이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로 하여금 혼자인 사람들, 슬퍼하는 사람들, 거절당한 사람들, 병든 사람들, 아직 태어나지 않았거나 죽음에 임박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강하며 독립적이 되라”고 말했다. 아울러 교황은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과 함께 시작하는” “사랑의 혁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우리는 다정한 손길의 직접적인 언어인 애정의 힘을 잊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애정의 혁명 없이 사랑의 혁명을 이룰 수 없습니다. 애정(tenerezza)이라는 말이 사전에서 삭제된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자녀들이 교회와 아일랜드 사회 전체의 쇄신을 위해 더욱 열심하고 사랑스럽고 풍부한 믿음의 세대가 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모범을 통해 인도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