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메시지와 교황 강복(Urbi et Orbi) “장벽이 아니라 다리를 세우십시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부활을 축하합니다(Buona Pasqua)!
오늘 교회는 첫 제자들의 선포를 다시금 선포합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입에서 입으로, 마음에서 마음으로, “알렐루야! (...) 알렐루야!”라는 찬미에 대한 초대가 울려 퍼집니다. 이 부활절 아침에 저는 교회와 인류 전체의 영원한 젊음, 특별히 최근 젊은이들에게 보낸 (주교 시노드 후속) 교황 권고의 도입 부분을 여러분 각자에게 들려주고 싶습니다.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그분께서는 우리의 희망이시고 이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젊음이십니다. 그분의 손길이 닿는 모든 것이 젊게 되고 새로워지며 생명으로 충만해집니다. 따라서 제가 모든 그리스도인 젊은이에게 가장 먼저 전하고자 하는 말은 바로 이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살아 계시며 여러분이 생기에 넘치기를 바라십니다! 그분께서는 여러분 안에 계시고, 여러분과 함께 계시며, 여러분을 결코 버리지 않으십니다. 여러분이 그분을 멀리 떠날지라도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언제나 여러분 가까이에 계십니다. 그분께서는 여러분을 부르시며, 여러분이 다시 시작하기를 기다리십니다. 여러분이 슬픔, 분노나 두려움, 의심이나 실패로 늙어간다고 느낄 때, 그분께서는 여러분에게 힘과 희망을 다시 주시고자 언제나 그곳에 계실 것입니다”(「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Christus vivit), 1-2항).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이 메시지는 모든 사람과 세상을 향해 선포됩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모든 사람을 위한 새로운 삶의 원칙입니다. 왜냐하면 참된 쇄신이란 늘 마음에서, 양심에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부활은 죄와 세상의 종살이에서 해방된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세상은 마침내 하느님의 나라, 사랑, 평화와 형제애의 나라로 열립니다.
그리스도는 살아계시고 우리와 함께 머무십니다. 부활하신 그분께서는 당신 얼굴의 빛을 드러내시며, 시련, 고통, 슬픔을 겪고 있는 이들을 저버리지 않으십니다. 살아계신 그분께서 사랑하는 시리아 국민을 위한 희망이 되시길 빕니다. 시리아 국민들은 나날이 시련을 겪고, 심지어 무관심 받는 위험에 처해 있으며, 끊임없는 분쟁의 희생자들입니다. 이제는 자유, 평화, 정의의 합법적인 염원에 응답할 수 있는 정치적 해법의 책임을 쇄신해야 할 때입니다.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해 있는, 특별히 레바논과 요르단 등 인접국에서 도망쳐 온 모든 이들이 안전하게 고국으로 되돌아오는 데 도움이 되는 정치적 해법 말입니다.
부활은 우리로 하여금 지속적인 분열과 긴장으로 찢어진 중동에 눈길을 고정시킵니다. 그 지역의 그리스도인들이 부활하신 주님과 죽음에 대한 생명의 승리를 끈기 있는 인내를 통해 증언하길 바랍니다. 저는 예멘 국민들, 특히 기근과 전쟁으로 쇠약해진 어린이들을 특별히 생각합니다. 부활의 빛이 이스라엘 사람들부터 시작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중동의 모든 위정자들과 국민을 비추는 한편, 평화와 안정의 미래를 추구하며 수많은 고통을 완화할 수 있도록 그들을 격려해주기 바랍니다.
지난 주 리비아에는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고 많은 가족들이 집에서 강제로 추방됐습니다. 리비아를 피로 물들이는 전쟁이 중단되길 바랍니다. 정치적 불안과 분쟁으로 상처를 들쑤시지 말고 관련 정당들이 무력을 넘어 대화를 택하길 촉구합니다.
살아계신 그리스도께서 사랑하는 아프리카 대륙에 당신의 평화를 주시기 바랍니다. 아프리카 대륙, 특히 부르키나 파소, 말리, 니제르, 나이지리아, 카메룬에는 아직도 사회적인 긴장과 분쟁이 확산되고 있으며 때때로 폭력적인 근본주의자들이 (사회적) 불안, 파괴, 죽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저는 정치적 불안정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수단도 생각합니다. 모든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이고 오랫동안 열망했던 자유, 발전, 행복을 추구하는 나라를 위해 각자 부응하도록 노력해주기를 바랍니다.
며칠 전 이곳 바티칸에서 있었던 영성 피정의 결실로 지속되는 남수단의 정치 지도자들과 종교 지도자들의 노고에 부활하신 주님께서 동행해주시길 바랍니다. 그 나라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가 쓰이길 바라며, 모든 정치적∙사회적∙종교적 구성원들이 공동선과 국가의 화해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기를 바랍니다.
이번 부활이 여전히 분쟁 때문에 지속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주민들에게 위안을 주길 바랍니다. 지속적인 평화를 추구하는 데 있어 주님께서 인도주의적 사업을 격려해주시길 바랍니다.
부활의 기쁨이 어려운 정치적∙경제적 상황을 겪고 있는 아메리카 대륙의 사람들 마음에 가득하길 바랍니다. 저는 특별히 베네수엘라 국민을 생각합니다. 심화되는 위기로 인해 가치 있고 존엄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조차 박탈된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사회 불의, 학대, 폭력 행위를 종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분열을 치유하며, 국민에게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일치하여 구체적인 행보를 완수하는 정치적 책임을 지닌 사람들에게 주님께서 (부활의 기쁨을) 주시길 바랍니다.
모든 니카라과 사람들의 선익을 위해 협상을 통한 평화적인 해결책을 조속히 찾기 위하여 니카라과에서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들에게 부활하신 주님께서 빛을 비추시길 바랍니다.
우리 시대의 수많은 고통 앞에서, 생명의 주님께서 냉혹하거나 무관심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장벽이 아니라 다리의 건설자가 되게 해주시길 바랍니다. 우리에게 당신의 평화를 주시는 그분께서 전쟁의 현장에서나 우리의 도시에서나 무기의 소음을 멈추시고, 특별히 경제적으로 더 앞선 나라에서, 염려스러운 무기 확산과 군비 경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국가 지도자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주시길 바랍니다. 무덤의 문을 열어젖히신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저소득층, 취약한 이들, 가난한 이들, 실직자들, 소외된 이들, 그리고 빵과 피난처와 인간 존엄의 인정을 구하기 위해 우리의 문을 두드리는 모든 이들의 요구에 우리가 마음을 열 수 있도록 해주시길 바랍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그리스도께서는 살아계십니다! 그분께서는 우리 각자와 전 세계를 위한 희망이시며 젊음입니다. 그분께서 우리를 새롭게 해주시도록 우리 자신을 내어 맡깁시다! 부활을 축하합니다(Buona Pasqu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