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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롤린 추기경 “평화와 일치의 전달자로 떠나는 교황”

불가리아의 소피아와 북마케도니아의 스코페는 위대한 성인들의 자취 안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환대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일치와 수용의 여정을 향한 사도적 순방이라고 설명했다.

Massimiliano Menichetti / 번역 박수현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2019년 5월 5일부터 7일까지 불가리아와 북마케도니아공화국을 방문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29번째 사도적 순방에 앞서, “(분열이 아닌) 일치를 강조하는 것”은 하나의 기회라고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불가리아 방문은 지난 2002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이후 있는 두 번째 사도적 순방이다. 특히 이번 불가리아 순방의 모토는 처음에는 교황청 순시관으로 불가리아에 파견됐다가 그 후에는 교황사절을 지냈던 성 요한 23세의 회칙 「지상의 평화」(Pacem in Terris)를 떠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래는 파롤린 추기경과의 일문일답:

존경하는 추기경님,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이번 사도적 순방으로 무엇을 전달하시려는 건지요?

“처음 방문하실 불가리아에 대해 말씀 드리자면, 불가리아는 성 요한 23세 교황님의 회칙 「지상의 평화」(Pacem in Terris)를 떠올리게 하는 곳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러한 의미에서 평화의 전달자라고 할 수 있으며,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증인이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파스카 시기에서 체험한 바와 같이,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 나는 너희에게 내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요한 14,27; 20,19)라고 하신 부활하신 예수님의 첫 인사를 기억하게 합니다.

저는 이번 방문을 통해 교황님이 전달하시려는 평화의 주제가 두 가지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봅니다. 하나는, 성 요한 23 세 교황님의 회칙 「지상의 평화」를 떠올리는 겁니다. 이 회칙은 평화를 이루는 기본 요소들에 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평화의 기본 요소들이란 진실과 정의, 자유와 사랑입니다. 이 요소들 없이는 확실하고 안정된 평화, 진정한 평화를 이룰 수 없습니다. 다른 하나는 성 요한23 세 교황님의 행적을 기억하는 겁니다. 실제로 성 요한 23세 교황님은 교황 재위 전 불가리아에 교황청 순시관으로 파견되셨다가 나중에는 교황사절로 임명되셨습니다. 10년의 시간을 불가리아에서 보내셨습니다. 불가리아의 중요한 친구였지요.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성 요한 23 세 교황님이 증명하신 것처럼, 평화란 우애를 쌓고 온유하며, 친절하고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꺼리지 않으며, 분열보다 일치를 중요시하는 태도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전하고 싶어하셨습니다. 성 요한23 세 교황님이 재위 시절 발휘하셨던 위대한 특징들은 이미 교황이 되기 전 교황사절로 직무를 수행하던 시기부터 나타났습니다. 저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이번 순방에 기여하는 것이 이러한 지침들에서 다소 영향을 받으셨다고 생각합니다. 곧, 진실과 정의, 자유와 사랑의 바탕에서 오는 확실하고 안전한 평화인 진정한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것입니다.”

불가리아의 소피아에서 의미 있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성 치릴로와 성 메토디오의 총대주교좌 앞에서 바치신 기도, 네오피트(Neofit) 총대주교와의 만남과 같은 다양한 종교 대표들과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번 방문은, 앞서 성 요한 23 세 교황님을 인용한 바와 같이, 현재와 과거의 중요한 인물을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성 치릴로와 성 메토디오가 그 사례입니다. 두 인물은 초세기 교회의 성인들이었습니다. (당시엔) 아직 교회가 (동서로) 분열되지 않은 시기였지만, 이미 긴장감이 감돌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불행히도 훗날 교회는 분열됐습니다만, 그럼에도 새로운 민족들과 잘 알려지지 않은 민족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열망과 함께, 새로운 방법과 소통을 모색하고 실천함으로써 다시금 서로 일치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이 만남이 갖는 의미가 정확하게는 형재애의 차원에 있다고 봅니다. 그것은 형제애의 길로서 교회일치(에큐메니즘)를 강조하는 겁니다. 다시 말해 한 분이신 주님 안에서 서로를 형제로 인정하는 것이며, 동시에 여전히 남아 있는 분열과 긴장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하고,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갖는 근본적인 사명을 함께 재발견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사명은 세상에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복음의 효력은 우리가 일치하는 만큼, 그리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구원의 말씀을 함께 나누는 만큼, 더 심오하고 명료해질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번에도) 난민촌에 사는 사람들을 방문하심으로써 당신이 그들과 함께 하고 있음을 알리실 것입니다. 이는 난민들에 대한 벽을 허물고 다리를 놓아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인가요?

“이주 현상에 관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가르침은 네 단어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환대하고, 보호하고, 증진하고, 통합하는 겁니다. 교황님은 이 가르침과 함께 매우 구체적인 행보도 함께 보여주고 계십니다. 여러 차례, 여러 차례의 사도적 순방과 여러 차례의 상황 속에서 이를 행하셨습니다. 교황님은 보호란 어려움과 소외의 여러 상황에 처한 우리 형제들의 존엄을 방어하고 수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이는 교황님이 가르침을 통해 항상 표현해오셨던 것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교황님께서 몸소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구체적인 행보를 보여주셨습니다.

콜카타의 성녀 마더 데레사를 배출한 북마케도니아공화국의 도시, 스코페를 방문하는 일정에서도 교황님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주의를 기울일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성 요한 23세 교황님을 비롯해 성 치릴로와 성 메토디오, 그리고 마더 데레사 성녀를 중요한 인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몇 년 전 마케도니아를 방문했을 때, 마더 데레사 성녀를 향한 그들의 사랑과 신심이 얼마나 큰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성녀가 평생토록 품었던, 가난한 이와 소외된 이를 향한 매우 구체적인 마음을 느꼈습니다. 성녀는 자신이 하는 일이 넓은 바다에서 물방울 하나와 같다고 비유하면서, 만일 바다에 떨어지는 물방울이 없다면 바다는 무언가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것이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근본적인 가르침이며, 교황님이 이 측면을 반드시 우리들에게 다시 권고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곧, 가난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며, 그들이 (인간 안에 내재된 성스러움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구체적인 자선(행동)을 말입니다.”

이번 사도적 순방의 도전은 무엇인가요?

“저는 이번 순방에 도전이 있다기보다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만남, 민족, 집단의 갈림길에 위치한 불가리아의 지리적 위치와 역사적 입장을 고려했을 때 더욱 그렇습니다. 북마케도니아가 갖는 다민족적이고 다종교적인 현실을 인지하면서, ‘만남’, ‘문화의 만남’과 ‘다름’이라는 주제를 다시 한번 제기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다름’ 안에서 서로를 더욱더 풍성하게 할 수 있으며, 이 안에서 모든 이가 개인적인 면이든 공동체적인 면이든 모든 방면에서 모두를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03 5월 2019, 1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