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케도니아 스코페 미사 강론… “예수님께서 우리의 굶주림을 채워주시도록 맡깁시다”
Adriana Masotti / 번역 이창욱
북마케도니아 가톨릭 공동체와의 만남은 로마 라틴 전례와 비잔틴 동방 전례라는 두 가지 전통적인 전례 안에서 일치를 이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5월 7일 화요일 오전 수도 스코페 중심가에 위치한 마케도니아 광장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234만 명이 거주하는 스코페 교구는 가톨릭 신자가 약 3660명으로, 북마케도니아 가톨릭 신자의 1%에 불과하지만, 알바니아, 코소보, 크로아티아에서도 대략 1만 여 명이 모여들었다.
굶주림을 채워주시는 참된 빵이신 예수님
교황 강론의 중심에는 이날 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말씀이 자리하고 있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요한 6,35). 빵을 많게 하신 기적 때문에 감명을 받고 축제 분위기로 들뜬 군중을 향해,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녀들을 위한 하느님의 배려와 나눔 안에 표현된 형제애를 드러내셨다. 교황은 그 기적으로 갑자기 마음이 변화되어 그분을 따랐던 모든 사람들을 상상해보라고 초대했다. 이어 이렇게 말했다.
“주님께서는 세상에 생명을 주시기 위해 오셨습니다. 주님께서는 항상 우리의 편협한 계산, 우리의 세속적인 기대, 우리의 피상적인 지성주의에 맞서게 하십니다. 우리의 관점과 우리의 확신을 문제 삼으시고, 현실을 다른 방식으로 구축하는 새로운 지평으로 넘어가도록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하느님에 대한 굶주림과 형제애에 대한 굶주림
하지만 사람들이 자기 자신 안에서 발견하는 굶주림은 빵에 대한 굶주림이 아니라, “하느님에 대한 굶주림, 형제애에 대한 굶주림, 만남과 함께 나눴던 축제에 대한 굶주림”이었다. 우리 역시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 우리 마음과 우리 존재를 채울 수 있다고 믿은 후에도, 여전히 굶주리고 있음을 발견한다. 교황은 몇 가지 사례를 들었다. 우리는 허위정보를 취하지만, “불신의 포로가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기회주의에 적응됐지만, “무관심에 젖어 들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원대한 꿈을 꾸었지만, “분심, 닫힘, 고독을 먹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가상현실의 포로가 되어, 형제애와 “현실에 대한 맛과 취미를 잃어버렸습니다.”
“두려워 말고 힘을 내어 이렇게 말합시다. 주님, 저희는 배고픕니다. (...) 주님, 저희는 저희의 닫힌 마음과 고독을 열어줄 수 있는 당신 말씀의 빵에 굶주려 있습니다. 주님, 무관심, 불신, 비난이 저희의 식탁을 가득 채우지 않고 저희의 집에서 첫 자리를 차지하지 않도록, 저희는 형제애에 굶주려 있습니다. 주님, 저희는 당신의 말씀이 희망을 높여주고, 따뜻한 애정을 일깨우며, 변화와 회심의 길을 열어주면서 마음을 민감하게 해주는 만남에 굶주려 있습니다.”
예수님의 초대, “오너라”
교황은 오직 주님만이 우리의 습관과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뜨릴 수 있다며, 특히 잊혀진 이들이나 멸시 받는 이들을 위해, “모든 사람을 위한 성부의 연민”을 함께 나누도록 우리를 가르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자신으로부터 벗어나고 그분을 향해 걸어가라고 요청하신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오너라’하고 말씀하십니다. 온다는 것은 단지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자리를 옮기는 것만 뜻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과 똑같은 행동을 취하고 그분과 똑같은 언어로 말하는 모험을 하기 위해 우리의 선택에서, 감정에서, 소유에서, 그분의 말씀으로 움직이고 변화되도록 우리를 내어 맡길 수 있는 역량을 뜻합니다. 그분의 언어는 ‘다른 이들에게 따뜻한 애정, 동행, 관대한 헌신을 말하는 빵의 언어’입니다. 매일 필요하고 실제적인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이고 만질 수 있는 사랑입니다.”
마더 데레사, “성찬식과 가난한 이들 안에 계시는 예수님”
성찬식 안에서 주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쪼개지시며, 타인을 위해 우리도 그와 같이 행하라고 초대하신다. 이어 교황은 빵에 대한 굶주림, 형제애에 대한 굶주림, 하느님에 대한 굶주림을 잘 알고 있던 마더 데레사에 대해 말했다. 성녀의 삶은 서로 분리될 수 없는 두 가지 기둥으로 지탱돼 있었다. 곧, “성찬례 안에 육화하신 예수님과 가난한 이들 안에 육화하신 예수님, 이는 바로 (우리가) 받는 사랑과 주는 사랑입니다.”
“(마더 데레사는) 주님께로 갔습니다. 동시에 사랑 받지 못하고, 홀로 남겨진 채 잊혀진, 멸시 받는 형제에게로 갔습니다. 형제에게 가서 주님의 얼굴을 찾았습니다. (...) 왜냐하면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다 함께 섞여있습니다. 가장 작은 이 안에서 우리는 예수님을 만나고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을 만납니다’라는 것과, 그 사랑이야말로 자신의 굶주림을 채워줄 수 있는 유일한 것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교황은 다음과 같이 초대하며 강론을 마무리했다. “다 함께 일어납시다. 제대의 성사 안에서, 그리고 형제의 성사 안에서, 우리의 굶주림/과 목마름을 예수님께서 채워주시도록 맡겨드립시다.”
스코페교구장 주교의 감사 인사
미사의 말미에 마지막 강복 전, 스코페교구장 키로 스토야노프(Kiro Stojanov) 주교는 이날 함께해준 데 대해 교황에게 인사하며 감사를 전했다. 스토야노프 주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교황님의 이번 사도적 순방의 준비는 친교의 시간이자 공동 여정의 시간이었습니다. 이 경험은 우리를 기쁨으로 가득 채웠습니다. 특히 우리가 일치했던 사건으로, 우리의 마음과 이 땅의 역사 안에 깊이 뿌리를 내려 남아 있을 겁니다. (...) 우리 마음 안에 씨 뿌려진 말씀이 모든 이의 마음에 전달되고, 모든 차원에서, 그리고 모든 단체 안에서 생명의 결실을 맺도록 주님이신 하느님께 기도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감사 인사
교황은 스코페교구장 주교의 말에 감사를 표하면서, 특히 이날을 위해 애써준 데 대해 감사를 전했다. 아울러 협력했던 모든 이들과 관계 당국자들, 경찰 당국자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여러분 모두를 저의 기도 안에서 기억하겠습니다.” 교황은 언제나처럼 다음과 같이 마무리했다. “저를 위해서도 기도해주시기를 여러분에게 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