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는 삶을 괴롭게 만듭니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우리가 대축일로 지내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는 가끔 이콘에서 교회를 상징하는 건물을 각각 떠받치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베드로 사도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는 오늘 복음 말씀을 떠올립니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것이다”(마태 16,18). 예수님께서 “교회”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말씀하셨지만, 저는 명사로 보기보다 “나의”라는 소유격의 형용사로 생각하도록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곧, 내 교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외적 실체를 갖춘 교회를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기르는 큰 사랑을 표현하십니다. 곧, 내 교회입니다. 교회에, 우리에게, 애정을 지니십니다. 성 바오로는 이렇게 씁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사랑하시고 교회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셨습니다”(에페 5,25). 다시 말해, 사도는 예수님께서 교회를 당신의 신부처럼 사랑하신다고 설명합니다. 주님에게 우리는 (단지) 믿는 이들의 단체나 종교적인 기구가 아니라, 그분의 신부입니다. 우리의 잘못과 배신에도 불구하고, 그분께서는 따뜻한 애정으로 당신 교회를 바라보시고, 절대적인 충실성으로 교회를 사랑하십니다. 베드로에게 말씀하신 그날처럼, 주님께서는 오늘 우리 모두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교회, 너희는 내 교회다.”
우리 또한 이 말씀을 되풀이할 수 있습니다. 내 교회. 배타적인 소속감으로 (‘내 교회’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포괄적인 사랑으로 말해야 합니다. 타인에게서 우리를 구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과 더불어 지내는 아름다움을 배우기 위해서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일치와 개방을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사실 교회는 나의 자아에, 나의 욕망에 부응하기 때문에 “내” 교회가 아닙니다. 나의 애정을 거기에 쏟기 때문에 “내” 교회입니다. 내가 돌보기 때문에, 이콘 속에 있는 사도들처럼, 나 또한 교회를 떠받쳐주기 때문에 내 교회입니다. 어떻게요? 형제적 사랑을 통해서입니다. 우리의 형제적 사랑을 통해 우리는 “내 교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이콘에서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가 서로 팔을 껴안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그들 사이에는 많은 차이점이 있습니다. 삶의 경험, 성격, 행동방식과 감수성이 서로 다른 어부와 바리사이입니다. 그들 사이에 대립되는 견해와 거리낌 없는 논쟁은 적지 않았습니다(갈라 2,11 이하 참조). 하지만 그들을 일치시켰던 분은 한없이 가장 위대한 분이십니다. 곧 예수님께서 두 사람의 주님이셨고, 두 사람 모두 “내 교회”라고 말씀하시는 그분에게 “나의 주님”이라고 함께 말했습니다. 신앙 안에 형제들은, 교회 안에서 형제요 자매가 되는 기쁨을 재발견하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서로 많이 다른 두 사도를 일치시키는 이 축일에, 우리 각자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면 아름다울 것입니다. “저와는 다른 사람 때문에, 감사합니다, 주님. (그는) 내 교회를 위한 선물입니다.” 우리는 서로 다르지만, 이 다름이 우리를 풍요롭게 합니다. 바로 형제애입니다. 악의나 질투 없이, 타인의 자질을 존중하고 타인의 재능을 인정하는 것은 좋은 태도입니다. 질투! 질투는 마음속에 괴로움을 유발합니다. 마음에 식초를 뿌린 격입니다. 질투하는 사람들은 괴로운 시선을 갖고 있습니다. 질투하는 사람을 발견할 때, 많은 경우 이렇게 질문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저 사람은 오늘 아침 무엇을 먹었을까? 카페라떼를 마셨을까? 아니면 식초를 마셨을까?” 왜냐하면 질투는 괴로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삶을 괴롭게 만듭니다. 반면에 우리가 서로에게 속해있음을 아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입니까! 우리는 같은 신앙, 같은 사랑, 같은 희망, 같은 주님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속합니다. “우리 교회! 형제애”라고 말하는 것은 멋진 일입니다.
요한 복음 말미에서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요한 21,17). 우리에 대해 말씀하시는 겁니다. “내 교회”라고 말씀하셨을 때와 똑같이 따뜻한 애정을 가지고 “내 양들”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크신 사랑으로, 크신 따스한 애정으로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우리를 당신의 사람들로 느끼십니다. 바로 이것이 교회를 건설하는 사랑입니다. 사도들의 전구를 통해, 오늘 우리의 교회를 사랑하는 은총을 청합시다. 교회 안에서 형제자매들을 볼 줄 아는 시선, 우리를 위해 예수님이 가지고 계신 부드러운 사랑으로 타인을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음을 청합시다. 아울러 우리처럼 교회를 생각하지 않는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힘, 기도하고 사랑하는 힘을 청합시다. 우리와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이는 혹시라도 뒷담화와는 다릅니다. 절대 험담하지 말고, 기도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사도들 사이에 일치를 가져다 주셨고 그들과 함께 기도하셨던 마리아께서(사도 1,14 참조), 교회 안에 형제와 자매처럼 우리를 보호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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