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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를 품에 안은 할머니의 미소 손자를 품에 안은 할머니의 미소 

교황, 손자 품에 안은 할머니의 미소 “무언의 신앙”

프란치스코 교황은 손자를 품에 안은 할머니의 미소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고, 루마니아 젊은이들로 하여금 그들의 뿌리를 잊지 않도록 요청했다.

Sergio Centofanti / 번역 김단희

루마니아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6월 1일 토요일 루마니아 북동부 도시 이아시에서 루마니아 젊은이들과 가족들을 만났다. 행사 장소로 이동 중이던 교황에게 한 노인이 품에 안고 있던 손자를 자랑스럽게 내밀며 축복을 청했다. 교황은 연설의 마지막에 이 장면을 회상하고 가정과 신앙의 의미를 강조했다.

교황은 사전에 준비된 연설 내용과는 별도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이제 제가 준비한 연설이 거의 다 끝나갑니다. 이제 한 문단 남았습니다. 연설을 끝마치기에 앞서 여기 도착하기 전에 있었던 일을 여러분께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연세가 많은 한 노부인께서 손주를 안고 계셨습니다. 아기는 태어난 지 이제 2개월쯤 돼 보였습니다. 제가 그 옆을 지나가자 노부인께서 품에 안고 있던 손주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그 미소는 마치, ‘보세요, 저도 이제 꿈을 꿀 수 있답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 순간 전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분을 이 무대 위로 초대하지는 못했지만 여러분께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조부모는 손주들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꿈을 꿉니다. 또 손자, 손녀는 조부모의 뿌리를 이어받을 때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에 앞서 교황은 연설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러분은 앞으로 더 강해지고, 중요한 역할을 맡고, 나이가 들어가는 등 다방면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집에서 배운 가장 아름답고 가치 있는 교훈을 잊어선 안 됩니다. 연륜에서 나오는 지혜가 바로 그것입니다. 어른이 되더라도 여러분의 어머니와 할머니를 잊지 마십시오. 또 그분들이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과 끈기를 준 소박하지만 굳건한 신앙을 잊지 마십시오. ‘가정에서 자라난’ 신앙의 너그럽고, 용기 있으며, 이타적인 특징을 회복하고 이에 감사를 드리십시오. 이 눈에 띄지 않는 신앙이,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하느님 왕국을 건설해 나갑니다.”

교황은 이 밖에도 조모에 대한 개인적인 추억을 함께 나눴다. 신앙심이 깊었던 교황의 조모 로사(Rosa)씨는 이탈리아 피에몬테 농가 출신으로,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아르헨티나로 떠나온 이민자였다. 교황은 지난 2013년 성령 강림 대축일 전야미사에서 자신을 처음 그리스도교 신앙으로 이끈 사람이 조모였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저는 소박하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신앙을 실천하는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라는 은총을 누렸습니다. 제 신앙의 길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친할머니셨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우리에게 예수님을 알려주셨고, 그분에 대해 설명해 주셨으며, 교리 선생님이 되어주셨습니다. 지금도 기억합니다. 할머니께서는 성금요일 저녁 촛불행렬 행사에 저희를 데려가곤 하셨습니다. 행렬이 끝나면 아이들을 무릎 꿇게 하시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저기 보렴, 예수님께서 돌아가셨단다. 하지만 내일이면 그분께서는 다시 부활하실 거야.’ 저는 바로 이분, 우리 할머니로부터 그리스도교 신앙 선언을 처음 접했습니다. 가정 안에서 가족과 함께 처음 신앙을 선언한다는 것은 정말 아름다운 일입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에게) 신앙을 전하는 수많은 어머니와 할머니의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분들이 바로 신앙의 전파자이십니다.”

02 6월 2019, 2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