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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이민의 날 “많은 이들의 불행 앞에 무관심할 수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9월 29일 ‘제105차 세계 이민의 날’을 맞아 성 베드로 광장에서 미사를 거행했다.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모여 형형색색의 활기 넘친 특별한 전례였다. 교황은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우리 삶의 여정에서 만나는 모든 버림받은 사람의 이웃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driana Masotti / 번역 이창욱

성 베드로 광장에서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노래 부르고 춤추며, 여러 가지 언어로 독서와 기도를 바치면서 전 세계를 드러내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9월 29일 오전 ‘세계 이민의 날 미사’를 거행했다. 

가장 힘없는 이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하느님의 관심

이스라엘의 하느님은 “고아와 과부의 권리를 되찾아 주시고, 이방인을 사랑하시어 그에게 음식과 옷을 주시는 분이시다”(신명 10,18). 교황은 강론에서 신명기에서 볼 수 있는 (고아, 과부, 이방인에 관한) 이 표현(신명 24,17; 27,19 참조)이 탈출기에서 반복되고(탈출 22,23 참조), 이날 전례의 화답송에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고아들의 아버지, 과부들의 보호자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거룩한 거처에 계시다”(시편 68,6). 가장 힘없는 계층은 “종종 잊혀지고 횡포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주님께서는 특별히 배려”하신다. 그분의 특별한 대우와 이러한 관심은 “당신 백성에 속하기를 원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윤리적 의무”이기도 하다.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제105차 세계 이민의 날 담화에서 ‘단지 이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라는 주제가 후렴구처럼 되풀이됩니다. 이는 사실입니다. 이방인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쓰고 버리는 문화의 희생자인 이민자들과 난민들을 포함하여 삶의 주변부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의 문제입니다. 주님께서는 그들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라고 우리에게 요구하십니다. 아무도 소외시키지 말고, 그 누구도 배척하지 말며, 우리의 인류애와 더불어 그들의 인류애를 재건하도록 요청하십니다.”

오늘날의 세계에는 아직도 불의가 많습니다

교황은 사랑의 행동과 함께 “소외를 낳는 불의, 특히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많은 이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소수 계층의 특권들에 대한 성찰”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이민의 날 담화를 인용했다.

“현대 세계에서는 엘리트 의식이 점점 더 높아지면서 배척받는 이들을 향한 잔인함도 연일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특권을 누리는 극소수 시장들의 이익을 위하여 개발도상국들의 뛰어난 천연 자원과 인적 자원은 지속적으로 고갈되고 있습니다. 전쟁은 세계 일부 지역에만 해당됩니다. 그러나 또 다른 지역들은 전쟁을 일으키는 무기를 제작 판매하면서도, 정작 그러한 분쟁으로 양산된 난민들을 받아들이기 꺼려합니다. 대가를 치르는 사람들은 늘 작은 이들, 가난한 이들, 가장 힘없는 이들입니다. 이들은 식탁에 앉지 못하고, 잔치 식탁의 ‘부스러기’만 차지할 뿐입니다(루카 16,19-21 참조).”

곤경에 처한 이를 알아보지 못하고 자신의 쾌락만 추구하는 이들은 불행합니다

이날 제1독서에서 예언자 아모스는 이스라엘의 멸망을 보지 못하고, 먹고 마시며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는 이들, 곧 시온에서 걱정 없이 살아가며 흥청망청 쾌락만 추구하는 이들에게 경고하기 위해 혹독한 표현을 사용한다. 교황은 지난 2013년 7월 8일 람페두사 강론을 인용하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그때와 지금은) 28세기라는 격차가 있지만, 이러한 경고가 (지금도) 그들의 현실을 얼마나 적나라하게 보여주는지요! 사실 오늘날에도 ‘안락을 추구하는 문화는 (...) 오직 우리 자신만을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로 하여금 이웃의 울부짖음에 무감각하게 만들고, (...) 이웃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끌 뿐 아니라 ‘무관심의 세계화’로 이끕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울며 반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날 복음 구절에 나오는 부자가 라자로를 대하는 것처럼(루카 16,19-21 참조) 우리 또한 그렇게 행동할 위험을 안고 있다고 교황은 지적했다. “우리 또한 우리의 안위를 지나치게 지키려고 함으로써, 어려움 중에 있는 형제자매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옛 가난과 새 가난, 가장 어두운 고독, ‘우리’ 단체에 속하지 않는 이에 대한 경멸과 범죄의 비극 앞에서 무관심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수많은 무고한 이들의 불행 앞에서 무감각한 마음으로 냉담할 수 없습니다. 울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반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죄악 앞에서 마음을 회심시키는 울음을, 그러한 울음의 은총을 주님께 청합시다.”

사랑하는 것은 더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교황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은 떼어놓을 수 없는 두 가지 계명이라며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했다.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은 더 정의로운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두가 지상의 재화를 누릴 수 있는 세상, 모두가 인간으로서 그리고 가족으로서 자신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세상, 모두에게 기본권리와 존엄이 보장되는 세상 말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형제자매의 고통에 대해 연민을 느끼는 것”을 의미하고, 그들을 도와주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행하며, “세상 도처에서 버림받고 학대받는 모든 나그네의 이웃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 

세상의 주변부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마리아께 의탁

하느님께서는 모두가 “한 아버지의 자녀”인 형제들이 모인 “인간 가족의 건설에 책임을 다할” 것을 우리에게 요청하신다고 교황은 강조했다. 

“오늘 우리는 어머니가 필요합니다. 세상의 주변부에서 살아가는 이들과 그들의 여정에 동반자가 되어주는 이들, 이민자들과 난민들을 ‘길의 성모님’, 수많은 ‘고통스러운 길의 성모님’의 모성애에 맡겨드립시다.”

바세티 추기경, “이민자들은 이탈리아 교회에 요구합니다”

미사 말미에 이탈리아 주교회의 의장 괄티에로 바세티(Gualtiero Bassetti) 추기경은 “세상 도처에서 온 사람들이 전 인류의 아버지이신 주님께 드리는 찬미의 정신으로 하나되어” 제대를 중심으로 모여 봉헌한 이 미사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감사를 표했다. 아울러 이탈리아 교회에 요구되는 이민자들의 비극에 대해 말했다. “더 부유하고 역량 있는 국가에서 도움을 찾는 문제, 폭력이나 기근, 절망으로 고통 받는 민족의 대이동에 대한 문제입니다.” 바세티 추기경은 그들이 받는 대답이 종종 무관심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당신의 말씀과 사랑의 모범을 통해, 불의와 불신앙을 따르지 말고 연대하라고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교황님의 모범과 말씀의 힘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이탈리아 교회는 ‘카리타스’와 ‘미그란테스(Migrantes)’를 통해 사랑과 기쁨의 복음을 구체화하고자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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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9월 2019, 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