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젊은이 여러분, 위험을 감수하고 세상을 바꾸십시오”
Lydia O’Kane / 번역 김단희
2022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제35차 세계청년대회 본대회가 열리기까지 앞으로 2년의 시간이 남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메시지를 발표하고 젊은이들에게 2020년과 2021년에 각 지역 교구에서 지내게 될 세계청년대회 주제를 묵상하자고 초대했다.
2020년 주제는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루카 7,14)이며, 2021년의 주제는 “자, 일어나 바로 서라. 내가 너를, 너에게 나타내 보일 것의 증인으로 선택했다”(사도 26,16)로 선정됐다.
2020년 “일어나라”
메시지는 다섯 개의 소주제로 이뤄져 있다. 교황은 내적 활력, 꿈, 열정, 관대함을 잃은 젊은이들에게도 희망이 있다면서, 그 희망은 곧 예수님이라고 말했다. “예수님께서는 과부의 죽은 아들 앞에서 그러하셨듯이 여러분 앞에 나타나시어, 부활하신 주님의 권능으로 이렇게 북돋워 주십니다.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루카 7,14)”(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Christus Vivit), 20항).
이어 교황은 루카 복음서의 내용을 설명했다. “예수님께서 갈릴레아의 나인이라는 고을에 가셨을 때 한 젊은이의 장례 행렬과 마주치게 되는데, 죽은 이는 한 과부의 외아들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과부의 큰 슬픔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기적을 일으켜 그를 살려내셨습니다.”
고통과 죽음
교황은 첫 번째 소주제에서 “고통과 죽음”을 보시는 예수님의 역량을 묵상했다. 이어 예수님께서 “군중 속에서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여인의 모습을 알아보셨다”고 말했다. “살피어 보시는 그분의 역량은 만남을 낳고, 이는 곧 새로운 생명의 원천이 됩니다.”
오늘날 우리는 어떤 사건의 목격자이면서도 사건을 실시간으로 경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교황은 말했다. 이어 때로는 “사건의 당사자와 눈 한 번 마주치지 않고 휴대전화로 사진부터 찍기 바쁘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많은 젊은이들이 “절망에 빠져 죽음”과도 같은 상태에 놓이거나 “피상적인 것들에 인생을 허비하며, 살아 있다곤 하지만 사실은 죽은 상태”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부정적 상황들이 개인적 실패에 따른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면서 “우리가 마음을 쓰고 몰두하는 일이 더 이상 제대로 되지 않거나 기대하는 결과를 나타내지 못할 때 그렇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패는 “우리 인간의 삶의 일부”라면서, 실패가 “때로는 은총이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연민의 마음
두 번째 소주제는 “연민의 마음”을 다루고 있다. 교황은 젊은이들에게 (타인의 고통을 내 것처럼 아파하는) 감수성을 잃어버리지 말라고 충고했다.
교황은 우리가 “울고 있는 이와 함께 눈물을 흘릴 때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분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사회적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폭력과 박해의 피해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의 상처가 여러분의 상처가 되게 하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이 세상에 희망의 전달자가 될 것입니다.”
가까이 다가오시는 하느님
교황은 세 번째 소주제에서, 앞으로 나아가 관에 “손을 대신” 예수님을 묵상했다. 과부와 외아들의 이야기에서 예수님께서는 장례 행렬을 멈추시고 당신의 친밀한 마음을 표현하셨다. 교황은 살아 계신 예수님의 손길이 생명과 ‘소통’한다고 말했다.
“여러분이 살아 있는 모든 피조물을 향한 하느님의 큰 사랑, 굶주리고 목마르며 병들고 헐벗고 갇혀있는 모든 형제자매를 향한 하느님의 큰 사랑을 느낄 수 있다면, 여러분도 그분처럼 그들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거룩한 말씀
네 번째 소주제에서 교황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여정에 나서지 않는 이는 결코 넘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 나아가지도 않습니다.”
“(예수님이 주시는 이 새로운) 생명은 진정으로 새로운 창조이며 탄생입니다. 한낱 심리 상태 같은 것이 아닙니다.”
교황은 그럴듯하게 들리는 격언에 매달리지 말고 더 깊이 들여다보라고 젊은이들에게 충고했다. 아울러 “한없이 깊어지는” 예수님의 말씀에 더 깊은 울림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느님의 말씀은 거룩하고 창조적입니다. 그 말씀 하나만으로 죽은 이를 살릴 수 있습니다.”
꿈꾸도록 초대하는 말씀
마지막 소주제 “새로운 생명을 사는 ‘부활한 이들’”에서 교황은 예수님께서 부르시자 되살아나 “말을 하기 시작”한 과부의 외아들을 언급했다.
교황은 예수님의 손길이 닿아 생명을 되찾은 이들은 “자신의 성격, 바람, 요구, 꿈 등 내면 깊은 곳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두려움이나 주저함 없이 즉각 목소리를 높여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또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서로 ‘연결(접속)’돼 있으나 소통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전자제품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스크린 앞에만 붙어있게 된다”고 말했다.
“저는 ‘일어나라’는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젊은이 여러분과 함께 문화 변화를 촉구하고자 합니다. 그분께서는 우리로 하여금 가상현실 이상의 현실을 받아들이도록 요구하십니다.”
교황은 “일어나라!”는 말씀은 또한 “꿈”을 꾸고, “위험을 감수”하며,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헌신하고, 자신의 희망과 열망을 되살리며, 하늘과 별 그리고 내 주변의 세상을 깊이 들여다보라”는 초대와 같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교황은 젊은이들로 하여금 “꿈과 열정의 나래를 펼치고”, “영적, 예술적, 사회적 영역에서 이 세상과 교회와 다른 동료 젊은이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라고 말했다. “여러분의 목소리가 세상에 들리게 하십시오.”
2020년 세계청년대회 교구대회는 4월 5일 성지주일에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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