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제54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 “군비에 투자할 돈으로 기아 퇴치 기금을 조성합시다”
Alessandro Di Bussolo / 번역 이재협 신부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월 17일 목요일 제54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를 발표했다. 교황은 오는 2021년 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에 지내는 제54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를 통해 “돌봄의 문화는 모든 이의 존엄과 선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하여 연대하고 참여하는 공동 투신”이자, “(타인에게) 관심을 보이고 주의를 기울이는 마음가짐, 연민과 화해와 치유의 마음가짐, 상호 존중과 환대의 마음가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돌봄의 문화를 통해 “평화 건설을 위한 특권적인 길”을 마련할 수 있다며, (이 길은) “오늘날 만연해 있는 무관심의 문화와 쓰고 버리는 문화와 대립의 문화에 맞서 싸우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치유의 여정을 시작하기 위한 평화의 장인들이 필요합니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인 12월 8일자로 서명한 교황의 이번 담화는 8쪽 분량으로, 제목은 “평화의 길인 돌봄의 문화”다. “새해를 맞이하여 저는 국가와 정부의 수반들, 국제기구 책임자들, 다양한 종교의 영적 지도자들과 신도들, 그리고 선의의 모든 사람에게 깊은 존경의 인사”를 전한다며 담화를 시작한 교황은 지난 10월 발표한 회칙 「Fratelli tutti」를 인용하며 다음과 같이 담화를 마쳤다. “세계 곳곳에서, 상처들을 치유하도록 이끄는 평화의 길들이 필요합니다. 독창적이고 담대하게 치유와 새로운 만남의 여정을 시작하고자 하는 평화의 장인들이 필요합니다.”
불평등 극복을 위한 돌봄의 문화의 예언자
교황은 모든 이가 “수많은 사회적 불평등 극복을 위한 돌봄의 문화의 예언자와 증인”이 되라고 권고했다. 왜냐하면 “한 배를 타고 있는” 인류는 “그 누구도 혼자서는 구원받을 수 없기” 때문이며, 모든 이의 존엄이라는 “배의 키”와 사회적 기본 원칙들을 “나침반”으로 삼아야만 “안전한 공동 항로로 항해”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많은 위기를 가중시킨 코로나19 대유행
교황은 “2020년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야기한 대규모 보건 위기로 얼룩진 한 해”라며 “이는 수많은 분야에 퍼진 전 세계적 현상이 되면서, 기후, 식량, 경제, 이주 문제처럼 서로 밀접히 관련된 위기들을 더욱 악화시키고 큰 고통과 불안을 야기”했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특히 가족이나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 그리고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을 기억했다. 또한 교황은 “의사, 간호사, 약사, 연구원, 자원봉사자, 원목 사제, 병원과 보건소 직원” 등 많은 이들이 자신을 헌신하고 많은 수고와 희생으로 여전히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음을 기억했으며, 특히 환자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또는 치료를 위해 힘쓰다가 목숨을 잃은 이들을 특별히 기억했다.
가장 가난하고 취약한 계층에까지 전해져야 할 백신과 지원정책
교황은 지난 9월 유엔 창립 75주년 총회에 보낸 메시지에서 언급했던 백신과 지원정책의 중요한 측면을 다시 강조하며 각국 정치 지도자들과 민간 부문에 거듭 호소했다. “아픈 사람들과 가장 가난하고 힘없는 모든 사람을 돌보는 데에 필요한 핵심 기술과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접근을 보장하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 주십시오.”
무관심의 문화, 쓰고 버리는 문화, 대립의 문화를 거슬러 돌봄의 문화로
교황은 “애덕과 연대의 수많은 증언”이 있지만, “애석하게도 (...) 여러 형태의 국수주의, 인종주의, 외국인 혐오증, 심지어는 죽음과 파괴의 씨앗을 뿌리는 전쟁과 분쟁”도 여전히 존재하는 현실에 슬퍼했다. 교황은 코로나19 대유행을 비롯한 2020년의 인류 여정을 규정하는 여러 사건을 바라보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인류의 길을 얼룩지게 한 이러저러한 사건들은, 형제애의 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사회를 건설하려면 우리가 서로를 돌보고 피조물을 돌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에게 가르쳐 줬습니다. 따라서 저는 ‘평화의 길인 돌봄의 문화’를 이번 세계 평화의 날 담화 주제로 선택했습니다.”
“오늘날 만연해 있는 무관심의 문화와 쓰고 버리는 문화와 대립의 문화에 맞서 싸우기 위해 돌봄의 문화가 필요합니다”
땅을 일구고 돌보는 사명을 아담에게 맡기신 하느님
교황은 돌봄의 문화, 곧 스스로를 돌보고, 타인과 피조물을 돌보라는 인류가 받은 “소명의 원천”에 대해 말했다. 교황은 인류가 본받아야 할 첫 번째 모델로 창조주 하느님의 계획을 설명하고, 이어 예수님의 돌봄, 예수님 제자들의 돌봄, 마지막으로 교회의 사회 교리가 제시하는 돌봄에 대해 차례로 설명했다. 교황은 인간을 위한 하느님의 창조 계획 안에 이미 돌봄과 보호의 개념이 들어있다고 강조했다. 창조에 관한 성경 이야기에서, 하느님께서는 아담에게 에덴 동산을 맡기시며 “땅을 일구고 돌보는” 임무를 맡기셨다. 이는 “한편으로는 땅을 비옥하게 만든다는 의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결실을 맺는 땅을 보호하고, 생명을 지탱해 주는 땅의 역량을 보전한다는 의미”라고 교황은 설명했다.
카인을 포함한, 모든 자녀를 향한 창조주 하느님의 돌봄
창세기는 아벨을 죽인 카인이 동생이 어디 있느냐는 하느님의 질문에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창세 4,15)라고 대답했다고 전한다. 교황은 카인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지키는 사람”이라며 상징으로 가득한 창조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가 간직해야 할 형제애를 이미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의 구절을 다음과 같이 인용했다. “곧 모든 것은 서로 관계를 맺고, 우리 자신의 삶과 자연과 맺은 관계를 올바로 돌보는 것은 형제애, 정의, 다른 이에 대한 충실함과 떼어 놓을 수 없는 것입니다.” 교황은 “당신 피조물, 특히 아담과 하와와 그 자손을 돌보시는” 하느님께서는 그 자체로 “돌봄의 모범”이시라고 말했다. 하느님께서는 비록 자신의 악행으로 인해 저주받은 카인에게도 “보호의 표를 찍어 주시어 그의 생명을 살려” 주셨다. 교황은 이 보호의 표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확인했다. “이 사실은, 하느님과 비슷하게 하느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의 불가침한 존엄을 확인해주는 동시에, 창조의 조화를 보존하려 하신 하느님 계획도 드러내 보여줍니다. 평화와 폭력은 공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히브리 백성과 예언자들, 가난한 이를 돌보시는 하느님
교황은 구약의 히브리 백성이 안식일(Shabbat), 곧 하느님의 쉼을 재현하면서 “사회 질서의 회복과 가난한 이에 대한 관심”을 되살렸다고 설명한다. 일곱 번째 안식년이 지나 맞이하는 희년 거행은 “땅과 종살이하는 이들과 빚진 이들이 숨을 돌리게” 했으며, 히브리 백성은 “이 은총의 해에는, 가장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돌보고 그들에게 삶의 새로운 기회를 주었다”고 교황은 설명했다. 아울러 예언자들의 전통 안에서 특히 아모스와 이사야는 “가난한 이를 향한 정의를 위해 끊임없이 목소리를 높였으며, 하느님께서만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시고 힘없고 약한 이들을 돌보셨다”고 말했다.
십자가에 자신을 바치신, 자신의 양들을 돌보시는 착한 목자 예수님
예수님의 사명은 스스로 나자렛의 회당에서 선포하셨듯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는 것”(루카 4,18)이다. 교황은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양들을 돌보시는 착한 목자”시며 “몸을 굽혀 다친 사람을 살피고 그의 상처를 치료해주며 그를 보살피는 착한 사마리아인”이시라고 말했다. 교황은 “예수님께서는 당신 사명의 정점에서 우리를 죄와 죽음의 종살이에서 해방시켜 주시고자 십자가 위에서 당신 자신을 내어주심으로써 우리에 대한 당신 돌봄을 결정적으로 증명하셨다”고 강조했다.
가장 약한 이들을 위한 첫 세대 그리스도인들의 돌봄의 모범
교황은 초기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스승이신 예수님의 모범을 따르면서 “그들 가운에 궁핍한 사람이 하나도 없도록 나눔을 실천”하고 “자신들의 공동체가 모든 인간적 상황에 열려있고 언제든 가장 약한 이들을 돌볼 수 있는 환대의 집이 되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시간이 지나고 “그리스도인들의 너그러움이 처음의 열정”을 잃어갈 때, 교회 교부들은 “재산은 공동선을 위한 것이라는 하느님의 뜻을 강조했다”고 상기했다. 교황에 따르면 암브로시오 성인은 “자연은 모든 이를 위한 공동 권리를 만들어 주었지만 탐욕은 이를 소수를 위한 권리가 되게 해 버렸다”고 가르쳤다. 교황은 또한 로마 시대 박해가 종식되고 난 뒤 초기 교회는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병원, 가난한 이를 위한 피난처, 고아원과 보육원, 쉼터 등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그리스도교 애덕(charitas christiana)”을 실천했다고 설명했다.
가톨릭교회의 사회교리에 나타난 돌봄의 ‘원리’
교황은 “수세기 동안 수많은 빛나는 신앙 증인들”의 활발한 자선활동의 모범이 “가톨릭교회의 사회 교리 원칙의 원천”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가톨릭교회의 사회 교리는 선의의 모든 사람에게 “모든 인간의 존엄 증진,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과의 연대, 공동선 추구, 피조물 보호”와 같은 돌봄의 ‘원리’를 제공한다.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증진하는 돌봄
교황은 가톨릭교회의 사회 교리의 기본 원칙 4가지를 하나씩 설명했다. 첫째 원칙인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증진하는 돌봄’에 대해 다음과 같이 확언했다. “그리스도교 안에서 생겨나 발전된 인간 개념은 충만한 인간 발전을 추구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인간은 언제나 개인주의가 아니라 관계를 의미하기에, 그리스도교의 인간 개념은 배척이 아닌 포용을, 착취가 아니라 유일무이하고 침해할 수 없는 존엄을 확언합니다.” 교황은 인간이 “가정, 공동체, 사회 안에서 모든 구성원이 동등한 존엄을 지니고 함께 살아가도록 창조됐다”고 강조하면서, “바로 그러한 존엄에서 인간의 권리만이 아니라 의무”도 나오며, 이러한 의무는 “가난한 이, 병든 이, 소외된 이를 비롯한 모든 이웃을 받아들이고 도울 책임”을 상기한다고 말했다.
공동선에 대한 돌봄
교황은 실현되고 보호해야 할 공동선과 관련해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부들이 현대 세계의 교회에 관한 사목 헌장 『기쁨과 희망』(Gaudium et spes)에서 말한 내용을 인용했다. “공동선이란 ‘집단이든 구성원 개인이든 자기완성을 더욱 충만하고 더욱 용이하게 추구하도록 하는 사회생활 조건의 총화’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계획과 노력은 언제나 온 인류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현재의 상황과 미래 세대에 끼칠 여파를 생각해야 합니다.” 교황은 지난 3월 27일 텅 빈 성 베드로 광장에서 홀로 기도했던 내용을 다시 한 번 반복했다. “코로나19에 직면하여 우리는 모두 한 배를 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울러 교황은 “모두 함께 노를 젓도록 부름받고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그 누구도 혼자서는 구원받을 수 없기 때문”이며 “또한 그 어떤 국가도 고립된 상태에서 자국민의 공동선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대를 통한 돌봄
교황은 연대가 “모든 이의 선익과 타인을 위한 사랑을 드러낸다”고 강조했다.
“연대는 우리가 다른 이들을 – 개인적으로뿐만 아니라 더 넓은 의미에서 민족이나 국가로 – 바라보게 도와줍니다. 연대는, 우리가 다른 이들을 어떤 통계 자료로 또는 이용하다가 더 이상 쓸모없을 때 버리는 수단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이웃으로, 길동무로, 하느님께서 모두 똑같이 초대해 주신 그 생명의 잔치에 우리와 마찬가지로 참여하도록 부름받은 이들로 바라보게 해 줍니다.”
피조물과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 대한 보호와 돌봄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 피조물의 부르짖음 모두에 귀를 기울일 필요성”을 강조한다. 교황은 이러한 귀 기울임을 통해 “우리 공동의 집인 지구와 가난한 이들에 대한 더욱 효과적인 돌봄을 실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간에 대한 온유, 연민, 배려의 마음이 없다면 자연의 다른 피조물과도 깊은 친교를 올바로 느낄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기본 원칙인 ‘나침반’을 따라 걷는 공동 항로
교황은 국내외적 불균형을 마주하고 야기하는 쓰고 버리는 문화의 시기를 겪으며 “여러 국제기구와 정부, 경제계와 과학계, 사회 커뮤니케이션, 교육 기관 책임자들”을 향해 돌봄의 문화를 위한 가톨릭교회의 사회 교리의 기본 원칙을 공동의 길로 나아가는 “나침반”으로 삼아 세계화의 여정에서 더 나은 인류의 미래를 보장하는 척도로 삼으라고 권고했다. 이 나침반은 “모든 사람의 가치와 존엄을 존중하고, 공동선을 위해 연대하여 함께 행동하며, 빈곤, 질병, 노예살이, 차별, 갈등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일으켜 세워 줄 수 있는 길”로 우리를 이끌 것이다.
“저는 모든 이가 이 나침반을 손에 들고 돌봄의 문화에 대한 예언자와 증인이 되어 수많은 사회적 불평등의 극복을 위해 노력해 주기를 당부합니다. 이는 가정에서 그리고 사회, 정치, 제도의 모든 분야에서 여성들의 폭넓고 의미 있는 참여가 있어야 가능할 것입니다.”
인간 권리의 과도한 침해
교황은 이 나침반이 “국가 간 관계, 특히 상호 존중, 연대, 국제법을 준수함으로써 평화를 이룩해야만 하는 나라들 사이의 관계”를 올바로 정립하는 데도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무엇보다 여전히 그치지 않는 분쟁과 무력충돌의 지역에서 인간의 기본 권리를 증진하고 존중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많은 지역과 공동체가 평화롭고 안전하게 살았던 시절을 더 이상 기억하지 못하는 사실”을 안타까워했다.
“많은 도시가 불안의 진원지가 됐습니다. 그 시민들은 폭발물, 대포, 소형 무기들의 무차별 공격에 맞서 정상적인 일상을 유지하려고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공부할 수 없습니다. 남자들도 여자들도 가족 부양을 위하여 일할 수 없습니다. 여태껏 기근이라곤 전혀 없었던 곳에서도 기근이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집뿐만 아니라 가족 역사와 문화적 뿌리도 뒷전에 남겨 두고 도망가도록 내몰리고 있습니다.”
군비에 투자할 돈으로 기아 퇴치 위한 ‘세계 기금’ 설립
분쟁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그 결과는 “파괴와 인도주의적 위기”라는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게 될 뿐이라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교황은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이제 우리는 잠시 멈추어 이렇게 스스로 물어봐야 합니다. ‘무엇이 세상에 분쟁의 일상화를 가져왔는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떻게 해야 우리의 마음을 연대와 형제애 안에서 참으로 평화를 추구하도록 우리 마음을 돌리고 우리 사고방식을 바꿀 수 있을까?’” 교황은 코로나19 대유행과 기후 변화와 같은 전 세계적 문제들을 통해 “평화와 온전한 인간 발전의 증진, 빈곤 퇴치, 보건 서비스 보장”에 사용될 수 있는 자원들이 무기 생산, 특히 핵무기 생산을 위해 막대한 “자원의 소비”를 가져온 것을 확실히 드러내 보였다고 말했다. 교황은 지난 10월 세계 식량의 날 영상 메시지의 내용을 다시 제안했다. “무기와 다른 군비에 투자할 돈으로 결정적인 기아 퇴치와 최빈국 발전 지원을 위한 ‘세계 기금’을 설립하기로 한다면, 이 얼마나 용감한 결정이겠습니까!”
돌봄의 문화를 위한 교육
돌봄의 문화를 장려하기 위한 ‘교육 과정’은 기본적으로 가정 안에서 시작돼야 한다. 가정은 관계 안에서 상호 존중을 배우는 기본 장소이기 때문이다. 교황은 가정과 함께 교육의 또 다른 중요한 주체인 학교와 대학교를 비롯한 사회 커뮤니케이션도 교육에 대한 특별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 모든 교육의 주체들은 “모든 인간의 존엄, 모든 언어, 인종, 종교 공동체의 존엄, 모든 민족의 존엄을 인정하고 이 존엄에서 나오는 기본 권리들을 인정하는 것을 바탕으로 하는 가치들의 체계를 전수해 주도록 하는 소명”을 지닌다.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종교 지도자들의 역할
교황은 전반적으로 모든 종교, 특히 종교 지도자들이 사회에 “연대, 다름에 대한 존중, 환대, 가장 힘없는 형제자매들에 대한 돌봄의 가치”를 전하는 데 있어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교육에 관한 글로벌 콤팩트’ 출범을 위해 국제기구와 정부 기관, 비정부 기구들에게 행한 연설을 상기하며 다시 한번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교육과 연구 분야에 몸담고 있는 모든 이가 ‘더 개방적이고 포괄적인’ 교육, ‘인내로운 경청과 건설적인 대화와 상호 이해의 역량을 갖춘’ 교육이라는 목표에 다다를 수 있도록 다시 한번 독려합니다.”
인간 존엄이라는 ‘배의 키’와 기본 원칙인 ‘나침반’을 사용합시다
교황은 “돌봄의 문화 없이 어떠한 평화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며 담화를 마무리했다. “돌봄의 문화는 모든 이의 존엄과 선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하여 연대하고 참여하는 공동 투신입니다. 또한 관심을 보이고 주의를 기울이는 마음가짐, 연민과 화해와 치유의 마음가짐, 상호 존중과 환대의 마음가짐입니다. 이러한 돌봄의 문화는 평화 건설을 위한 특권적인 길입니다.”
“위기의 폭풍우에 흔들리는 인류의 배가 그나마 조금 더 고요하고 잔잔한 항로를 찾으며 힘겹게 나아가고 있는 이 시기에, 인간 존엄을 ‘배의 키’로, 사회적 기본 원칙들을 ‘나침반’으로 삼으면, 우리는 안전한 공동 항로로 항해해 나갈 수 있습니다.”
서로 돕는 형제자매의 공동체
교황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보내는 다음과 같은 초대로 제54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를 마쳤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바다의 별이시고 희망의 어머니이신 동정 마리아를 계속 바라봅니다. 사랑과 평화, 형제애와 연대, 상호 지원과 환대의 새로운 전망을 향해 전진할 수 있도록 다 함께 협력합시다.”
“다른 이들, 특히 가장 약한 사람들을 무시하게 만드는 유혹에 굴복하지 말고, 시선을 돌려 외면하는 데에 익숙해지지 맙시다. 반대로 ‘서로를 받아들이고 돌보는 형제자매로 이루어진 공동체의 형성’을 위하여 날마다 구체적으로 노력해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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