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교황, 상처입은 인류 위한 묵주기도 대장정 시작

코로나바이러스를 더 가깝게 느끼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곧, 목숨을 잃은 사람들과 그 가족들, 불확실성 가운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의사들과 간호사들, 과학자들과 자원봉사자들, 실직자들, 강제 봉쇄조치의 영향을 받은 여성들과 희망을 잃은 이들이다. 이들을 위해 5월 1일 오후 6시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례로 묵주기도를 바쳤다. 묵주기도 대장정은 이날 교황이 주례한 묵주기도를 시작으로 5월 한 달간 세상을 하나의 기도로 결합할 것이다.

Adriana Masotti / 번역 이재협 신부

“5월, 성모성월을 맞아 위로와 확실한 희망의 표지이신 하느님의 어머니를 바라봅시다. 그리고 모든 이가 영적인 가족으로 더욱 결합되고 이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낼 수 있도록 함께 묵주기도를 바칩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5월 1일 트위터에 이 같은 메시지를 남기고, 오후 6시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5월 한 달간 지속될 묵주기도 대장정의 막을 열었다. 5월 한 달, 전 세계 여러 성지는 사도행전 12장 5절의 말씀인 “온 교회는 하느님께 끊임없이 기도했다”를 주제로 묵주기도를 봉헌한다. 

고통받는 인류를 위해 성모님께 올리는 기도

교황의 생각에서 착안한 묵주기도 대장정의 첫 시작은 성 베드로 대성전의 그레고리아나 경당(Cappella Gregoriana)의 ‘도움의 성모(Madonna del Soccorso)’ 제대 앞에서 바쳐졌다. 그레고리아나 경당에는 주교 학자이며 교부 중 한 명인 나지안조의 성 그레고리오의 유해가 보존돼 있다. 5월 한 달간 지속될 묵주기도의 대장정은 코로나19 대유행의 종식을 위해, 특별히 많은 피해를 입은 모든 이를 위해 바쳐친다. 7세기부터 공경받아 온 ‘도움의 성모’ 이콘 앞에서 교황은 다음과 같이 기도했다.

“성모님께 봉헌된 5월 성모성월에 코로나19 대유행의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전 인류를 성모님의 두 손에 맡겨드리며, 전 세계의 모든 성지와 그곳의 신자들, 그리고 선의를 지닌 모든 사람들과 기도로 함께 합시다. 자애로우신 성모님, 성모성월을 보내며 저희는 매일 당신께 의탁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많은 이들과 그 후유증으로 여전히 고통받는 이들을 당신께 맡깁니다. 죽은 우리 형제자매들과, 내일에 대한 불확실성과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그 가족들을 당신께 맡겨 드립니다.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사투의 최전선에서 애쓰고 있는 환자들, 의사들, 과학자들, 간호사들, 그리고 이웃을 위해 자신의 귀중한 역량을 제공하고 헌신하는 모든 자원봉사자들과 전문가들을 당신께 의탁합니다. 가족을 잃은 슬픔과 함께 고통 중에 있는 이들과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꾸밈없는 미소와 진실된 말로 위로를 전하는 이들을 당신께 의탁합니다. 강제 봉쇄조치로 인해 ‘집’이라는 갇힌 공간에서 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 특히 여성들과 일상의 리듬을 회복하길 열망하는 모든 이들을 당신께 의탁합니다. 도움의 성모님, 당신의 망토 아래 저희를 모아 들이시고 보호하소서. 시련 중에 있는 저희에게 힘을 주시고 저희 마음에 미래에 대한 희망의 등불을 켜 주소서.”

성모님께 도움을 청하는 모든 가정, 노인, 젊은이

이날 묵주기도에는 묵주기도 대장정을 기획한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 관계자들을 비롯해, 로마와 라치오에 있는 여러 본당에서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가 참석했다. 이들은 영광의 신비로 50번의 성모송을 바쳤으며, 각 신비를 시작하며 성경 말씀을 들었다. 기도하는 엄마의 관심을 요구하며 칭얼대는 돌이 안 된 아기의 소리도 마이크를 통해 흘러나왔다. 이렇게 다양한 신자들이 묵주기도에 함께했다. 이들이 바로 성모님께 간청하는 백성이다. 교황은 묵주를 들고 제대 앞에 앉아 기도에 몰입했다. 묵주기도를 마치며 성가대는 성모찬송가인 ‘살베 레지나’와 ‘비탄의 성모’를 불렀다. 이어 교황은 다시 한 번 성모님께 간청했다. “고통과 불안이 가득한 현 상황, 전 인류를 감싸고 괴롭히는 이 비극적인 현실 속에서 저희는 하느님의 어머니이시며 저희 어머니이신 당신께 매달립니다. 저희는 당신 보호 아래 피난처를 찾나이다.” 교황은 “사랑하는 이를 잃고 눈물 흘리는 모든 이와 이따금씩 제대로 매장조차 되지 못한 이들”을 위로해 주시길 성모님께 간청했다. 또한 “감염에 대한 불안을 갖고 살아가는 환자들이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을 수 있도록”, 아울러 “불확실한 미래, 경제적 불안, 일자리에 대한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성모님의 보호를 청했다. 

장기적 안목과 연대의 정신으로 세상을 인도하길

교황은 성모님께서 다음과 같이 다양한 자리에 있는 모든 이를 보호해주시고 힘을 주시기를 거듭 간구했다. “보건위기상황 속에 최전선에서 일하는 모든 이, 자기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일하는 이들, 사목적 보살핌과 복음적 소임을 통해 환자를 간호하는 사제나 수도자들, 이웃을 돕고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를 보호해주시길 기도했다. 아울러 “과학자들과 정부 지도자들이 세상에 형제애를 증진할 수 있길” 기도했다.

“동정 마리아님, 모든 남녀 과학자들의 정신을 비추시어 그들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을 극복할 수 있는 올바른 해결책을 찾게 하소서. 각국 정부 지도자들이 지혜와 배려, 넓은 마음으로 자신들의 직무를 수행하도록 도와주소서. 그들이 생존을 위한 필수품을 지원하고 장기적 안목과 연대의 정신으로 사회·경제적 해결책을 마련하게 하소서. 지극히 거룩하신 성모님, 군비를 늘리고 개선하기 위해 사용되는 막대한 비용이 미래의 유사한 재앙을 방지하는 적절한 연구를 촉진하는 데 사용될 수 있도록 의식을 새롭게 하소서. 지극히 사랑하올 어머니, 모두가 연결돼 있다는 관계성에 대한 인식 안에서 모든 이가 하나의 거대한 가족이라는 소속감이 세상에 널리 퍼지게 하소서. 그리하여 형제애와 연대의 정신으로 저희가 극심한 빈곤과 비극적 상황에 도움의 손길을 건네게 하소서. 저희 모두가 신앙의 확고함을 지니고, 봉사를 위해 인내하며, 기도에 항구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소서.”

교황, 30개의 묵주 축복

교황은 기도 안의 일치의 표지로 30곳의 성지로 보내질 30개의 묵주를 축복했다. 각 성지로 보내질 묵주는 각국에서 묵주기도의 대장정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다. 신자들은 언론매체를 통해 중계되는 기도에 함께할 수 있다. 교황은 묵주기도를 마치고 참석자들을 강복했다. 그런 다음,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 의장 리노 피시켈라(Rino Fisichella) 대주교와 함께 그레고리아나 경당에서 퇴장했다.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는 이번 묵주기도의 대장정을 기획하고 주관했다. 한편 교황은 오는 5월 31일, 묵주기도의 대장정을 폐막하는 기도를 바티칸 정원에서 다시 한 번 주례할 예정이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01 5월 2021, 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