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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 도착한 교황은 이날 정부 대표자들, 성직자들, 유다인 공동체, 그리고 소외된 이들 곁에서 책임을 다하는 수도자들을 만난다.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 도착한 교황은 이날 정부 대표자들, 성직자들, 유다인 공동체, 그리고 소외된 이들 곁에서 책임을 다하는 수도자들을 만난다. 

교황 사도 순방 둘째 날은 브라티슬라바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9월 13일 34번째 사도 순방을 슬로바키아에서 이어갔다. 이날은 풍성한 만남과 베드로의 후계자(교황)의 방문에 대한 기쁨으로 가득했다.

Gabriella Ceraso, Michele Raviart / 번역 이창욱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도 순방 둘째 날을 슬로바키아에서 이어갔다. 「바티칸 뉴스」와 「바티칸 라디오」 담당 마시밀리아노 메니케티가 브라티슬라바에서 생생히 전한 바와 같이, 슬로바키아 언론은 부다페스트 방문을 마치고 9월 12일 오후 슬로바키아의 수도에 도착한 교황의 34번째 사도 순방을 앞다퉈 헤드라인으로 장식했다.

환대와 일정

12일의 환영식은 주자나 차푸토바 슬로바키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공항에서 열렸다. 교황은 주자나 차푸토바 대통령과 짧은 대화를 나눈 다음,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뜻에 따라 1993년부터 슬로바키아에 설치된 주 슬로바키아 교황대사관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교황은 교회일치위원회 회원들과 만나 무신론자들에 의한 박해의 암흑기를 살펴보는 한편, 오늘날 일치, 증거, 형제애, 궁핍한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도록 부름 받은 그리스도의 교회의 힘을 강조했다. 이어 교황은 슬로바키아 예수회 공동체와의 만남을 끝으로 이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9월 13일 오전 교황은 슬로바키아 대통령궁에서 주자나 차푸토바 대통령을 만난 다음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이후 정부 당국자들, 종교 지도자들, 시민사회 대표자들, 외교단과의 만남을 갖는다. 여기서 유럽의 심장부를 뒤흔들 수 있는 메시지가 기다리고 있다. 이후 교황은 산 마르티노 주교좌 성당으로 이동해 슬로바키아 주교단, 사제단, 남녀 수도자, 신학생, 교리 교사들을 만난 뒤 오전 일정을 마무리한다. 오후에는 사랑의 선교회 수녀들이 노숙자들을 돌보고 있는 ‘베들레헴 센터’를 방문한다. 자기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과 위안을 찾는 노숙자들은 이곳에서 교황을 만날 것이다. 이어 교황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잔악행위와 폭력을 겪은 슬로바키아 유다인 공동체와 만난다. 둘째 날 일정은 주 슬로바키아 교황대사관에서 슬로바키아 국회의장과 총리의 예방을 받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뜻밖의 교황 방문에 대한 국민의 기대

1918년 체코와 슬로바키아가 연합하며 체코슬로바키아공화국이 됐다가, 1993년 체코공화국에서 분리되고 공산주의가 몰락한 다음 국가로 재건된 슬로바키아는 2004년부터 유럽연합에 가입하고 2009년부터 유로를 공식 화폐로 도입했다. 550만 명의 인구 중 73퍼센트는 가톨릭 신자이고 4퍼센트는 그리스-가톨릭 신자들인 반면, 13.5퍼센트는 무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1990년, 1995년, 2003년 방문) 이후 슬로바키아를 찾는 두 번째 교황이다.

“교황님은 힘과 희망이 필요한 슬로바키아를 찾아오셨습니다. 슬로바키아는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측면에서 다소 분열된 나라입니다.” 「바티칸 라디오」의 슬로바키아 프로그램 전임 편집자 겸 슬로바키아 국영 통신사 기자 마리아 파비로바 프리소바는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녀는 많은 이들에게 이번 순방이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의미에서 교황님은 변방을 선택하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교황님이 이토록 빨리 슬로바키아 방문을 현실화하시리라 희망했던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불행하게도 순방의 전체 일정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슬로바키아에서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 이뤄집니다.”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교회의 원조

지난 1월 정점을 찍은 기록과 거리가 멀긴 하지만, 사실 8월 말부터 하루 400명 안팎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약 40만 명이 코로나바이러스 양성판정을 받았고, 1만3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비정부 차원의 사회복지 단체인 지역 카리타스 공동체가 물질적이고 영적인 원조를 제공하자 슬로바키아 국민들은 매우 감동했다. 프리소바 기자는 “몸이 불편한 노인과 젊은이들을 위한 봉사 외에도 교회의 자선활동은 궁핍한 사람들에게 매우 유익했다”고 강조했다. “교회와 자선단체의 협력자들은 특히 노인들을 질병에서 보호하기 위해 식품을 구매하고 배달하는 일을 도왔습니다. 이는 확실히 그들에게 영적인 힘이 됐습니다. 특히 사랑하는 가족이나 자녀도 없이 집에 격리된 채 방치된 이들을 위해 말입니다. 자녀들 중 많은 이들은 어쩌면 해외에 살고 있을지 모릅니다. 따라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부모를 방문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유다 민족에게 가까이 

정부 당국자들과의 만남, 주교들과의 만남, 브라티슬라바 지역 교회와의 만남 이후 교황은 리브네 나메스티에 광장(물고기 광장)에서 슬로바키아의 유다인 공동체를 대상으로 연설한다. 이 광장에는 1900년대 슬로바키아 유다인들의 고통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당시 홀로코스트 동안 목숨을 잃은 사람들은 10만5000명에 이른다. “이번에 교황님과 유다인 공동체가 만나기에 앞서 지난 9월 9일 유다인들의 자유에 대한 모든 권리를 상실하게 만든 반유다주의 법 채택 80주년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이날 기념식은 여러 도시에서 열렸습니다.” 프리소바 기자는 이 같이 설명하며 말을 이어갔다. “저는 개인적으로 동부의 작은 도시에서 열린 기념식에 갔었습니다. 그곳에서 어떤 신부님이 홀로코스트 동안 고통받은 모든 이들을 위해 상징적으로 용서를 청했습니다. 이처럼 유다 공동체 대표들과 교황님의 만남도 함께하는 여정을 향한 또 다른 첫걸음이 될 겁니다.”

롬인 공동체에 대한 인종차별 반대

오는 9월 14일 오후 교황은 슬로바키아 동부 코시체에서 롬인 공동체를 만난다. “저는 교황님과의 만남이 롬인 공동체에게 큰 자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리소바 기자는 많은 사제들이 롬인들을 대상으로 사목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슬로바키아에서도 롬인 공동체에 대한 인종차별 시위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 이 만남은 매우 긍정적인 순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기대

14일 교황의 일정에는 코시체의 로코모티바 경기장에서 열리는 슬로바키아 젊은이들과의 만남도 포함돼 있다. “제가 아는 많은 젊은이들이 큰 열정으로 교황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프리소바 기자는 다음과 같이 강조하며 마무리했다. “수많은 그리스도인 공동체 내에서 젊은이들의 존재는 이곳 슬로바키아에서 매우 활력을 줍니다. 비록 최근에는 신자 수가 크게 줄었음에도 말입니다. 젊은이들 중 많은 이가 자원봉사자로 이번 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교회는 아주 생기 넘칩니다. 교황님의 이번 방문을 위해 기도한 많은 젊은이들이 교황님과의 만남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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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9월 2021, 1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