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 가난한 이들과 함께... 교황 “시련의 순간에도 하느님은 우리를 버리지 않으십니다”
Alessandro De Carolis / 번역 박수현
‘베들레헴 센터’가 위치한 지역은 한때 “슬로바키아의 브롱크스(Slovak Bronx)”로 불렸다. 대표적인 빈민가였던 이 지역에서 낡은 건물은 사라졌지만, 그곳에서 불행을 안고 살던 사람들은 사라지지 않고 단지 다른 지역으로 쫓겨났을 뿐이다.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의 가장 큰 행정구인 페트르잘카 지역의 삶은 한층 더 나아졌다. 그러나 작은 2층 건물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오늘도 도시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동일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마치 퇴락한 구소련 건물들 사이에서 자리 잡은 한줄기 희망의 오아시스처럼 말이다.
존엄의 오아시스
“여러분, 좋은 저녁입니다. 여러분을 방문하게 되어 기쁩니다. 여러분들과 함께해 매우 기쁩니다. 저를 기쁘게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교황은 슬로바키아에 도착한 지 이틀째인 9월 13일 오후 4시 베들레헴 센터로 불리는 작은 건물에 도착했다. 교황은 사랑의 선교 수녀회 수녀들과 인사를 나눴다. 센터를 관리하는 수녀들은 무엇보다 교황이 가장 좋아하는 사랑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었다. 센터는 20년 동안 식량과 옷을 비롯해 최소한 품위 있는 복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제공해 왔다. 교황은 야외공간을 축제의 노래로 가득 채운 어머니, 아버지, 어린이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예수님은 항상 가까이 계십니다
센터 내부를 둘러보기에 앞서 교황은 마이크에 다가가 “함께 있을 때 우리는 너무나 행복하며,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사실을 확신하며 기쁨을 표했다. 이후 교황은 또 다른 사실을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우리에게 시련의 순간이 찾아올 때,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하느님께서는 결코 우리를 버리지 않으십니다. 주님께서 항상 우리 가까이 계십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볼 수도 있고 보지 못할 수도 있지만, 하느님께서는 삶의 여정에서 우리와 함께 동행하십니다.” 교황은 말의 힘에 실체를 부여하기라도 하듯 가슴에 있는 십자가를 꼭 움켜쥐며 이 같이 말했다. 교황이 센터 내부를 둘러보는 동안 방송 카메라는 노래하고 연주하는 성가대의 어린이들과 성가대원들의 모습을 번갈아 비췄다. 교황은 오후 4시40분경 성가대의 ‘아베 마리아’가 울려 퍼지는 동안 센터를 떠났다. 사랑의 선교 수녀회 수녀들과 슬로바키아는 교황이 방명록에 남긴 당부를 기억할 것이다. “저는 자선의 실천을 증거하시는 수녀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협력해 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을 위해 기도합니다.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주님의 은총과 성모님이 여러분을 지켜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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