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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 맞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폭격 맞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교황 “주님, 전쟁을 용서하소서. 전쟁을 멈추게 하소서”

인류의 앞날을 우려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3월 16일 수요 일반알현의 말미에 나폴리대교구장 도메니코 바탈랴 대주교가 작성한 우크라이나를 위한 기도문으로 기도했다. “주님, 끊임없이 형제를 살해하는 저희를 용서하소서.” 이날 일반알현에 앞서 교황은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밀라노 지역의 학생들을 만나 “폭격 속에서 살아가는” 우크라이나의 아이들을 생각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라고 당부했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이재협 신부

오늘날 우리는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상반된 두 가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압박”을 받으며 살아간다. 하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계와 로봇으로 이뤄진 미래의 세상이 “영원한 젊음”을 선사하리라는 환상이다. 다른 하나는 “우리를 없애버릴 최후의 재앙”이라는 생각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3월 16일 수요 일반알현 교리 교육을 통해 20일 이상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끊임없이 핵무기 위협이 반복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결국 핵전쟁이 일어나면 어떻게 되겠는가” 하고 반문했다. 인류 최후의 날을 떠올리는 이러한 전망은 일반인의 무의식에 점점 자리잡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교황은 핵전쟁이 벌어진 “‘다음 날’, 그때도 우리가 여전히 살아 있다면, 여전히 하루가 떠오르고 인간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원점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려고 모든 것을 파괴한다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를 위한 기도

교황은 일반알현의 말미에 동유럽에서 자행되는 야만스러운 전쟁에 다시금 주목했다. 교황은 바오로 6세 홀에 모인 신자들에게 나폴리대교구장 도메니코 바탈랴(Domenico Battaglia) 대주교가 우크라이나를 위해 정성스레 작성한 기도문으로 함께 기도하자고 초대했다. “이 고통스러운 전쟁 속에서 주님께 용서를 청하고 평화를 구하는 기도를 모두 함께 바칩시다. 이탈리아의 한 주교님이 작성한 기도문으로 함께 기도합시다.”

“하느님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님, 저희 죄인들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폭탄이 떨어지는 키이우에서 태어나신 주 예수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하르키우의 벙커에서 어머니의 품에 안겨 돌아가신 주 예수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스무 살의 나이에 전선으로 파견되신 주 예수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당신의 십자가 그늘에서 여전히 무기를 손에 든 이들을 바라보시는 주 예수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저희를 용서하소서. 당신의 손을 꿰찌른 못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저희를 용서하소서. 무기로 무참히 살해된 이들의 피로 끊임없이 갈증을 채우려는 저희를 용서하소서.”

“카인의 손을 멈추게 하소서”

교황은 “당신께서 생명을 보호하라고 창조하신 우리의 두 손이 죽음의 도구로” 변했다며 주님께 용서를 구했다. 이어 바탈랴 대주교의 기도문으로 계속 기도했다.

“주님, 끊임없이 형제를 살해하는 저희를 용서하소서. 카인이 동생 아벨을 죽이려고 밭에서 돌을 집어 든 것처럼 끊임없이 무기를 손에 드는 저희를 용서하소서. 주님, 저희를 용서하소서. 잔혹행위를 정당화하려고 끊임없이 애를 쓰는 저희를 용서하소서. 고통을 외면하는 잔혹한 행동을 합리화하는 저희를 용서하소서. 주님, 전쟁을 용서하소서. 주님, 전쟁을 용서하소서.”

“하느님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님, 청하오니 카인의 손을 멈추게 하소서! 저희의 뜻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저희의 양심을 밝혀주소서. 저희가 저지른 행동에서 저희를 버려두지 마소서. 주님, 저희를 멈추게 하소서! 당신께서 카인의 손을 멈추게 하시면, 카인도 보호를 받을 것입니다. 그는 우리의 형제입니다. 주님, 폭력을 멈추게 하소서! 주님, 저희를 멈추게 하소서! 아멘.”

“폭격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을 생각하십시오

교황은 오는 3월 19일과 20일, 폴란드 야스나 고라 성모성지 혹은 각자 자신들의 본당에서 “모든 이를 위한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모든 이”라는 슬로건으로 함께 모여 기도할 폴란드의 젊은이들을 향해서도 상처 입은 우크라이나를 위한 기도의 사명을 당부했다. “이번에는 특별히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합시다.” 교황은 일반알현에 앞서 이날 오전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밀라노의 ‘라 촐라(La Zolla) 직업 학교’ 학생 200여 명과 만나 우크라이나와 그 국민을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교황은 학생들에게 “여러분 또래의 우크라이나 아이들이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그 아이들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라”고 말했다. 

교황은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6살, 7살, 10살, 14살의 아이들과 청소년인 여러분은 평화로운 사회와 사회적 안전이 보장된 미래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청소년들, 심지어 어린아이들은 폭격을 피해 도망치고, 고통받고, 추위에 떨고 있습니다. (…) 그들을 생각합시다. 우리 모두 이곳으로부터 30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오늘도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을 기억합시다. 주님께 기도합시다. 저는 그들을 위해 기도할 것입니다. 여러분도 저와 함께 기도하며 그들을 기억해 주십시오.”

“주 예수님, 오늘 이 순간에도 폭격 속에서 살아가고, 이 끔찍한 전쟁을 목격하며, 먹을 것이 없어 자신의 집과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는 어린아이들과 청소년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예수님, 이 아이들과 청소년들을 보호하시고 지켜주소서. 이들은 우리 어른들의 교만으로 희생된 아이들입니다. 주님, 이 아이들을 강복하시고 보호하소서. 성모님께서 이 아이들을 보호해 주시길 청하며 모두 함께 성모송을 바칩시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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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3월 2022, 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