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차 성소주일 교황 담화 “하느님의 꿈은 공동의 집에서 인류가 한 가족 이루는 것”
Paolo Ondarza / 번역 이재협 신부
전쟁이라는 냉혹한 바람이 불어닥치는 이때에 교회는 시노드 여정을 시작했다. 교회는 경청, 참여, 나눔의 정신을 키워나가며 함께하는 여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느낀다. 이에 따라 교회는 모든 이와 더불어 인류 가족을 이루고 인류 가족의 상처를 치유하며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데 기여해야 한다.
형제애를 향한 꿈
프란치스코 교황의 제59차 성소주일 교황 담화에 따르면 “성소”는 “하느님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다. 또한 “예수님께서 아버지께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라고 기도하실 때 마음에 품으셨던 형제애의 위대한 전망을 실현하는 것”이다. 교회 안의 모든 성소는 “공동의 목적에 이바지”한다. 곧, “성령께서만 이루실 수 있는 다양한 은총의 조화를 모든 이 가운데 널리 알리려는 목적”이다. “이러한 까닭에 교회는 더욱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야 합니다. 교회는 조화로운 다양성 안에서 일치하여 함께 걸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교회는 모든 이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모든 이가 이바지할 몫을 지닌 곳입니다.”
함께 복음을 선포하는 평신도와 사목자
함께 걷는 여정은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존재하는 교회의 근본적인 소명이다. 이 소명은 모두가 함께할 때만 가능하다. 따라서 “사제와 평신도를 구분하는 사고방식, 곧 사제는 주체이고 평신도는 실행자라는 사고방식을 경계”해야 한다. “평신도와 사목자가 하느님의 한 백성으로 그리스도의 사명을 함께 이어 나가야만 합니다.”
부르심을 받은 모든 이
“성소”라는 단어를 사제나 축성생활자들을 지칭하는 단어로 한정을 지어 이해해선 안 된다. 거룩한 부르심(성소)은 “극히 일부에게만 해당하는 특별한 경험”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분열된 인류를 다시 하나로 만들고 인류가 하느님과 화해하도록 하는 그리스도의 사명에 함께 참여하라고 부름받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각자를 위한 고유하고 특별한 계획을 가지시고 당신의 뜻과 사랑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을 창조하셨다. “우리는 삶의 순간순간마다 모든 이의 마음 안에 존재하는 이 거룩한 불꽃을 키워서, 사랑과 상호 수용에 힘입은 한 인류의 성장에 이바지하라고 부름받았습니다.”
공동의 집, 한 인류 가족
교황은 우리 모두가 서로의 보호자가 되고 피조물의 상처를 치유하라고 부름받았다고 말했다. “우리는 피조물의 눈부시게 훌륭한 공동의 집에서, 그 구성 요소들의 조화로운 다양성 안에서 단 하나의 가족이 되라고 부름받았습니다. 이러한 넓은 의미에서 개개인들뿐 아니라 민족, 공동체, 다양한 분야의 단체들도 ‘성소’를 가집니다.”
거룩한 조각가이신 분의 눈길과 부르심
교황은 미켈란젤로의 말을 다음과 같이 인용했다. “모든 돌덩어리는 조각상을 품고 있습니다. 그것을 발견하는 것은 조각가의 일입니다.” 교황은 우리를 바라보시는 하느님의 눈길도 이러하다며 “하느님 사랑의 눈길은 늘 우리에게 닿아 있고 우리를 어루만지며, 우리를 해방시키고 변화시켜 우리가 새 사람이 되게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가 바로 성모님, 베드로, 세리였던 마태오, 이방인의 사도가 된 사도 바오로에게서 일어났다. “그분께서는 우리 각자에게서, 때로는 우리 자신도 모르는 잠재력을 알아보시고 공동선에 봉사하는 데에 이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우리 삶 내내 지치시지 않고 일하십니다. 거룩한 조각가이신 분의 솜씨 덕분에 성소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그분께서는 당신 ‘손’으로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서 벗어나 부름받은 그 걸작이 되게 하십니다.” 교황은 그 부르심을 잘 듣기 위해 우리가 하느님 말씀을 경청하고, 나아가 형제자매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께 부름받은 이들
교황은 우리가 사랑에 넘치는 예수님의 눈길을 받아들일 때 우리 삶이 변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다른 이들과 세상을 하느님의 눈으로 바라보고 (...) 우리의 말과 행동을 통하여 선에 봉사하고 사랑을 널리 전하라”고 부름받았다. 교황은 우리 모두가 “함께 부름받았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저마다 하느님 마음에 있는 별처럼 그리고 우주 창공에 있는 별처럼 빛납니다. 그렇지만 동시에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자리에서 시작하여 인류의 길을 이끌고 비출 수 있는 별자리를 이루라고 부름받았습니다.” 모든 이는 모자이크를 이루는 조각들과 같다. “각각 그 자체로도 사랑스럽지만 모두 함께 모여 있을 때에만 하나의 그림을 이룹니다.” 교황은 다음과 같은 기도로 담화를 마무리했다. “우리가 모두 이 위대한 하느님의 계획 안에서 우리 자신의 고유한 자리를 찾고 최선을 다하도록 성령의 빛을 청합시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