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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레인 사도 순방을 위해 로마에서 출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바레인 사도 순방을 위해 로마에서 출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바레인 사도 순방 “평화와 형제애의 순례자로 떠납니다”

11월 3일 오전 9시45분 프란치스코 교황이 탑승한 이탈리아 국영항공사 이타(ITA) 항공 A330편이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서 이륙했다. 교황은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에게 전보를 보내며 “문명, 종교, 문화 간 만남의 중요성을 증거하고자 평화와 형제애의 순례자로 떠난다”고 말했다. 교황은 “더불어 사는 인류”를 주제로 동서양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화를 위한 바레인 포럼” 폐막식에 참여한다.

Amedeo Lomonaco / 번역 이정숙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에서 가장 작은 왕국 바레인으로 향하는 여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1월 3일 오전 9시45분 로마 피우미치노 국제공항을 떠나며 39번째 해외 사도 순방의 시작을 알렸다. 교황의 비행 경로는 역사상 그리스도교의 첫 번째 궤적을 본 세계 여러 지역을 연결한다. 시아파 이슬람의 발상지이자 중동만에 위치한 바레인에 현직 교황이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순방은 바레인 당국과 교회 당국의 초청에 교황이 응하면서 성사됐다. 교황이 바레인 아왈리 공항까지 이용하는 항공기는 탄소 배출량을 크게 감소시키는 데 기여하는 이탈리아 국영항공사 이타(ITA) 항공의 A330이다. 이타 항공의 최고경영자(CEO) 파비오 마리아 라제리니는 교황에게 “지속 가능 선언”의 상징적인 삽화가 인쇄된 캔버스를 전달하며 보다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한 이타항공의 약속을 드러냈다. 

두 개의 바다 

바레인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사이에 있는 페르시아만의 섬나라다. 아랍어로 “두 개의 바다”를 의미하는 “바레인”은 150만 명 이상의 인구와 33개의 군도로 구성돼 있다. 교황은 사도 순방 중 아왈리와 마나마를 방문한다. 바레인의 그리스도인은 전체 인구의 15퍼센트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다. 전체 인구의 70퍼센트는 무슬림이다. 가톨릭 신자는 약 16만1000명이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에게 전보

교황은 로마를 출발한 후 이탈리아 상공에서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에게 통상적 전보를 보냈다. “저는 문명, 종교, 문화 간 만남의 중요성을 증거하고자 평화와 형제애의 순례자로 떠납니다. 로마를 떠나 바레인으로 향하면서 존경하는 대통령님께 기쁜 마음으로 저의 인사를 전합니다. 사랑하는 이탈리아 국민들의 영적, 시민적, 사회적 안녕을 간절히 기원하며 축복합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대화를 위한 바레인 포럼을 계기로 페르시아만의 심장부로 떠나는 이번 순례가 인간의 형제애와 평화 수호 그리고 인권에 대한 효과적인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모든 선한 이들에게 강인한 격려가 되길 바랍니다.”

취재진에게 인사

교황은 바레인으로 향하는 기내에서 무릎 통증이 심해 전날 물리치료를 받았다고 설명하는 한편, 평소처럼 기내를 돌며 기자들에게 인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교황은 취재진이 자신에게 다가와 인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사진기자들은 한 사람씩 다가와 자리에 앉아 있는 교황에게 인사했으며, 교황은 그들의 동행과 취재에 감사인사를 전했다. 아울러 교황은 이번 바레인 순방을 두고 “좋은 소식”이 나올 수 있는 “흥미로운 여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첫째 날 일정

아왈리 공항에서 바레인 국왕, 왕세자, 국왕의 다른 세 아들과 한 명의 조카가 교황을 맞이하게 된다. 교황의 “사키르 공군기지” 도착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4시45분으로 예정돼 있다. 교황은 공식 환영 행사와 하마드 빈 이사 알-할리파 국왕과의 만남 이후 자라크 마을 북동쪽 사막지역에 위치한 왕실 거주지 “사키르궁” 안뜰에서 환영식에 참석한다. 이 지역은 지난 2014년 이래로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원(F1) 그랑프리를 비롯해 다른 대회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첫째 날 일정의 마지막 행사는 정부 관계자들, 시민사회 대표단 및 외교사절단과의 만남이다.

동서양을 잇는 다리

오는 11월 6일까지 이어질 바레인 사도 순방은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여러 분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에 진행된다. 오늘날 세계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평화’는 이번 순방의 핵심 주제 중 하나다. 이번 순방에서 교황은 동서양을 잇는 대화의 다리를 놓기 위해 열리는 “대화를 위한 바레인 포럼: 더불어 사는 인류를 위한 동서양” 폐막식(11월 4일)에 참석한다. 바레인 사도 순방의 또 다른 주요 일정은 오는 11월 5일 미사 거행과 젊은이들과의 만남이다. 11월 6일에는 바레인의 수도 마나마의 예수 성심 성당에서 주교, 사제, 축성생활자들과 함께 기도 모임을 갖는다. 교황은 이곳에서 삼종기도를 바친 다음 아왈리로 돌아온다. 아왈리에서 교황은 환송행사를 마치고 로마로 귀국한다. 

바레인의 수도 마나마
바레인의 수도 마나마

목적지 바레인

교황은 지난 11월 1일 삼종기도에서 바레인 사도 순방을 가리켜 “대화에 전념하는 여정”이라고 강조했다. “저는 더불어 사는 인류를 위해 동서양이 더 가까워져야 할 본질적인 필요성을 주제로 하는 포럼에 참가할 것입니다. 저는 종교 대표자들, 특히 이슬람교 대표자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가질 것입니다. 모든 모임과 행사가 우리 시대의 절박하고 절실한 형제애와 평화의 대의를 하느님의 이름으로 지지하는 알찬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여러분 모두 저와 함께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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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11월 2022, 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