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피우미치노 공항에 위치한 킨두 전사자 기념비 앞에서 잠시 기도를 바치는 교황 피우미치노 공항에 위치한 킨두 전사자 기념비 앞에서 잠시 기도를 바치는 교황  (Vatican Media)

교황, 콩고민주공화국·남수단으로 떠나다… “평화의 순례”

프란치스코 교황이 1월 31일 오전 8시29분 이탈리아 국영항공사 이타(ITA) 항공편으로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서 이륙했다. 교황은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각) 콩고민주공화국에 도착한다. 교황의 40번째 해외 사도 순방은 먼저 킨샤사에서 시작하고 이어 2월 3일부터 5일까지 남수단 수도 주바에서 진행된다.

Francesca Sabatinelli / 번역 이창욱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월 29일 연중 제4주일 삼종기도 말미에 직접 밝힌 대로 40번째 “교회일치적 평화”의 해외 사도 순방을 떠났다. 이번 사도 순방은 세계의 변방에 위치한 두 나라를 방문한다. 두 나라 모두 매우 풍부한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국민의 대부분이 가난과 폭력에 시달린다는 큰 모순이 교차한다.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과 남수단 순방은 당초 지난해 7월로 예정됐으나 교황의 무릎 통증으로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마침내 두 나라는 오랜 기다림 끝에 임박한 교황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

민주콩고와 남수단에서 온 이주민·난민 만남

이탈리아 국영항공사 이타(ITA) 항공 A350편이 1월 31일 오전 8시29분 민주콩고의 수도 킨샤사를 향해 이륙했다. 교황은 전날 밤 로마 성모 대성전을 방문해 ‘로마 백성의 구원’(Salus Populi Romani) 성모 성화 앞에서 기도하고 자신의 순방을 성모님께 맡겼다. 교황은 산타 마르타의 집을 떠나 공항으로 향하기 전 민주콩고와 남수단에서 온 12명의 이주민·난민을 만났다. 그들은 가족과 함께 예수회난민봉사기구의 이탈리아 본부 ‘첸트로 아스탈리’(Centro Astalli)의 환대와 돌봄을 받아왔다. 이 만남에 교황청 애덕봉사부(교황자선소) 장관 콘라드 크라예프스키(Konrad Krajewski) 추기경도 함께했다.

교황이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만난 콩고민주공화국과 남수단 출신 이주민·난민
교황이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만난 콩고민주공화국과 남수단 출신 이주민·난민

킨두 전사자들에 대한 경의

피우미치노 공항에 도착한 교황 전용차는 지난 1961년 11월 11일 민주콩고 킨두에서 무참하게 학살당한 13명의 이탈리아 공군 조종사들을 기리는 기념비 앞에 잠시 멈췄다. 교황은 끔찍한 학살의 희생자들과 인도주의 및 평화 유지 임무에 참여하다 목숨을 잃은 모든 이를 위해 기도한 뒤 킨샤사행 전용기로 향했다. 교황은 민주콩고 순방에 이어 2월 3일 남수단의 수도 주바로 이동해 로마로 돌아오는 2월 5일까지 머물 예정이다.

평화와 교회일치

교황이 두 나라를 순방하는 중심에는 평화라는 주제가 있다. 아프리카 교회와의 만남은 이 대륙에 대한 교황의 관심을 확인해준다. 민주콩고는 수많은 게릴라 단체가 연루된 내전으로 수년에 걸쳐 분열돼 있다. 남수단은 지난 2011년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신생국으로, 내전을 종식하려는 2018년의 협정에도 불구하고 평화는 한 번도 도래하지 않았으며 폭력 외에 빈곤, 기근, 기후변화로 나라가 황폐해졌다. 교황이 영국 성공회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와 스코틀랜드 장로교회 총회 의장 이안 그린쉴드 목사와 함께하는 주바 방문은 이번 사도 순방의 교회일치적 가치를 증거한다. 두 나라 모두 교황을 만나는 감동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교황은 민주콩고 동부 지역의 희생자들을 만나고 남수단에서 국내 실향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교황 전용기는 6시간50분의 비행 후 오후 3시(현지시각) 민주콩고 수도 킨샤사의 은질리 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주 민주콩고 교황대사 에토레 발레스트레로(Ettore Balestrero) 대주교와 민주콩고 총리가 공항에서 교황을 맞이할 예정이다. 대표단의 영접을 받은 교황은 대통령궁으로 이동해 펠릭스 치세케디 칠롬보 민주콩고 대통령의 환영을 받는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에게 보낸 전보와 답신

교황은 이탈리아 상공에서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에게 보낸 통상적 전보를 통해 이번 사도 순방의 의미가 평화와 화해라고 강조했다. “민주콩고와 남수단으로 사도 순방을 떠나는 이 순간, 저는 신앙 안에서 형제자매들과 사랑하는 그 나라의 주민들을 만나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강한 열망으로 고무돼 있습니다. 대통령님께 저의 존경의 인사를 전하게 돼 기쁩니다. 이탈리아 국민 전체의 선익과 번영을 위한 간절한 기도로 함께합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에 감사를 표하며 다음과 같이 화답했다. “폭력과 빈곤으로 얼룩진 나라에서 교황님의 사명은 존중, 화합, 평화적 공존의 가치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친밀함과 신뢰를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기회입니다. 그러한 가치들은 모든 이를 위한 안정과 발전의 지평을 마련할 수 있는 유일한 토대입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깊은 경의와 개인적 존경”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저는 남수단 사도 순방의 특별한 교회일치 차원을 통해 분열 극복과 인간 존엄 증진에 헌신하도록 부름받은 그리스도인이 없어서는 안 될 기여를 함께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31 1월 2023, 2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