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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콩고민주공화국·남수단 사도 순방. 예수회 회원들과의 만남 프란치스코 교황의 콩고민주공화국·남수단 사도 순방. 예수회 회원들과의 만남  (Vatican Media)

교황 “전쟁 멈출 용기 없으면 세상은 파국으로 치달을 것”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콩고민주공화국·남수단 사도 순방 과정에서 현지의 예수회 회원들을 만나 세계의 갈등에 대한 우려를 나눴다. 교황은 불법 착취에서 두 나라를 지키기 위해 현지에서 시노드적 토론을 열라고 제안했다. 교황이 예수회 회원들과 나눈 대화 전문은 「치빌타 카톨리카」 누리집에 실렸다.

Antonella Palermo / 번역 김호열 신부

프란치스코 교황이 콩고민주공화국(이하 민주콩고)과 남수단에서 활동하는 예수회 회원들을 각각 만나 대화를 나누며 △분쟁 △폭력사태의 잔인함 △자연유산 보호 △교회의 악 △아프리카를 위한 꿈 등의 주제를 다뤘다. 예수회 회원들과의 만남은 교황의 해외 사도 순방 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시간이 됐다. 교황이 이번에 예수회 회원들과 나눈 대화는 예수회 교양지 「치빌타 카톨리카」 편집장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를 통해 알려졌다. 스파다로 신부는 교황과 예수회원들의 대화를 「치빌타 카톨리카」에 실었다.

전 세계는 전쟁 중... 전쟁 멈출 용기를 낼 수 있는가?

지난 2월 2일 예수회 중부아프리카 관구장 리고베르 키운구 신부가 민주콩고에서 활동하는 82명의 예수회 회원들과 함께 킨샤사에 위치한 주 민주콩고 교황대사관에서 교황을 만났다. 이 자리에 민주콩고 이농고교구장 도나티앵 바푸이딘소니(Donatien Bafuidinsoni) 주교(예수회)도 함께했다. 대화 중 많은 관심을 끈 것은 예수회의 우선적 선택 사항 중 하나인 화해와 정의의 사명에 대한 질문이었다. 교황은 시리아, 예멘, 미얀마, 중남미,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언급하며 “물론 여기 민주콩고에 갈등과 파벌 간 분쟁이 극심하다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계를 향해 눈을 뜹시다. 전 세계가 전쟁 중입니다! 저는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인류에게 용기, 힘, 심지어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다들 파국을 향해 앞으로 나아갑니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말을 하게 돼 유감이지만 저는 다소 비관적입니다.”

무기생산, 이 재앙을 멈추기란 쉽지 않습니다

교황은 예수회 회원들에게 “오늘날 가장 큰 문제는 무기생산인 것으로 보인다”며 “세상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데 우리는 계속해서 무기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재앙에서 되돌아오기란 쉽지 않습니다. 핵무기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저는 여전히 설득의 힘을 믿습니다.” 또한 교황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잔인한 폭력사태 피해자들의 증언을 떠올렸다. 교황은 이에 대해 남수단 예수회 회원들에게도 다음과 같이 상기했다. “오늘날 우리 문화는 또한 전쟁의 이교도 문화이기도 합니다. 얼마나 많은 무기를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이것들은 모두 이교도의 형태입니다.” 

민주콩고 생물군계를 지키기 위해 주교들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교황은 아마존 다음으로 지구의 두 번째 녹색 허파인 콩고강 유역이 삼림벌채, 오염, 집약적이고 불법적인 자연자원 착취로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모든 경제적 영향을 고려한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답했다. 지난 2019년 진행된 아마존 시노드처럼 이 지역을 위한 시노드가 열릴 수 있느냐는 질문에 교황은 민주콩고에서 시노드가 열리지는 않겠지만 주교회의가 지역 차원에서 시노드적으로 헌신한다면 확실히 좋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아울러 지구의 균형 역시 민주콩고 생물군계의 건강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교회는 다국적 영성기업이 아닙니다

교황은 민주콩고에서 거행된 전례 체험을 통해 콩고 전례예식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교황은 콩고 전례가 콩고 문화로의 동화가 아니라 “시적이고 창조적인 현실”로 만들어진 예술작품이자 걸작이라고 말했다. 또한 야전병원으로서의 교회의 모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교황은 교회에서 가장 추악한 것 중 하나가 “세속성과 부패로 상처 입은 사회의 거울”인 권위주의라고 강조했다. “교회는 다국적 영성기업이 아닙니다. 성인들을 본받으십시오! 세상의 상처를 치유하고 보살펴 주십시오! 사람들을 섬기십시오. ‘섬기다’라는 말은 이냐시오식 표현입니다. ‘모든 것 안에서 사랑하고 섬기십시오.’ 이는 이냐시오식 모토입니다. 저는 섬기는 교회를 원합니다.” 

니케아 공의회 기념일과 사임에 관한 주제

교황은 최초의 공의회인 니케아 공의회 개막 1700주년이 되는 오는 2025년을 내다보고 있다. 교황은 바르톨로메오 1세 총대주교와 함께 “형제로서” 니케아 공의회 개막 1700주년을 준비하고 있다며, 그와 부활절 날짜에 대한 합의에 이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임에 관한 주제가 다시 떠올랐다. 교황은 교황직 사임을 일상적인 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교황직을 계속 수행할 수 없다고 느끼셨기 때문에 용기를 내신 것입니다. 저는 당분간 사임을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교황의 직무는 종신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걸 지키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교황은 예수회 총장의 역할도 이와 마찬가지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보수적입니다.”

아프리카는 부패하지 않은 정치인이 필요합니다

교황은 지난 2월 4일 남수단 수도 주바에서 남수단에서 활동하는 11명의 예수회 회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 수단, 남수단,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탄자니아를 관할하는 예수회 동부아프리카 관구장 키지토 키임바 신부가 함께했다. ‘아프리카는 성장해야 하지 착취당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교황의 꿈을 나타낸다. 이는 또한 지난해 11월 교황과 아프리카 학생들의 온라인 모임에서 이미 다룬 내용이기도 하다. 교황은 당시 학생들의 명석한 지성이 돋보이는 증언들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예수회 회원 동료들과 다음과 같은 의견을 나눴다. “아프리카는 선하고 명석하며 자신들의 조국을 성장시키는 정치인을 필요로 합니다. 특히 부패에 물들지 않은 정치인이 필요합니다. 정치적 부패는 국가가 성장할 여지를 남기지 않습니다. 부패는 나라를 망하게 합니다.” 

페드로 아루페 신부 시복 소송 진행 중

남수단 예수회 회원들과는 지난 1965년부터 1983년까지 예수회 총장을 역임한 페드로 아루페 신부의 시복 소송 과정에 대해 이야기할 여지도 있었다. “아루페 신부님의 시복 소송 절차는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미 한 단계가 마무리된 상태입니다. 저는 현 총장 신부님과 이에 대해 이미 대화를 나눴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아루페 신부님의 저서에 관한 것입니다. 그분은 너무 많은 저서를 남겼습니다. 그것을 몽땅 읽어야 합니다. 그로 인해 시복 소송 절차가 느려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아루페 신부의 모습을 기억하는 것 또한 교황에게 기도의 중요성을,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의 절박함에 항상 부합하는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교황은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기도를 바치고, 말로만, 공허한 말로만 기도하는 설교자들이 두렵다”고 말했다. 이냐시오 성인이 예수회 회원들에게 원했던 것은 용기와 온유한 사랑으로 바치는 기도였다. 이것이 바로 교황의 예수회 동료 회원들을 위한 초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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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2월 2023, 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