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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라 가르드 대성당에서 마르세유대교구 사제단과 기도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노트르담 드 라 가르드 대성당에서 마르세유대교구 사제단과 기도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교황, 마르세유 사제단에 “삶에서 상처받은 이들을 위해 여러분이 안전한 피난처가 되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이 9월 22일 노트르담 드 라 가르드 대성당에서 마르세유대교구 사제단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모든 이를 향한 연민의 시선으로 평화의 씨앗을 심으라고 권고했다. 교황은 이튿날 열릴 “지중해 회의” 폐막행사에 참석한다.

Adriana Masotti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9월 23일 예정된 “지중해 회의”의 결실을 마리아의 망토 아래 상징적으로 봉헌했다. 마르세유 공항에서 공식 환영식을 마친 직후 교황은 마르세유대교구 사제단, 종신 부제단과 그들의 배우자들, 신학생들, 대교구 내 수도 공동체 장상들과 함께 기도의 시간을 보냈다. 지중해 지역에 접해 있는 마리아 성지 담당 사제들도 함께했다. 

노트르담 드 라 가르드 대성당의 성모님께 기도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노트르담 드 라 가르드 대성당의 성모님께 기도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보호자 성모 마리아”

교황은 휠체어를 타고 대성당으로 들어가 세례성사의 상징인 성수로 참가자들을 축복한 다음, 이 성지가 봉헌된 “노트르담 드 라 가르드(보호자 성모 마리아)” 성모상이 있는 중앙제대로 다가갔다. 두 명의 수녀가 교황이 마리아께 봉헌할 큰 초를 교황에게 가져왔다. 초를 성모상 앞에 봉헌한 다음 모두 잠시 침묵 중에 기도를 바쳤다. 이어 장 마르크 아블린 추기경이 교황에게 환영사를 전했다. 다음으로 스바니야서의 말씀을 낭독했다. 교황은 오랜 세월 동안 이 성당을 순례한 “위대한 이들”을 기억하며, 낭독한 말씀에 담긴 신뢰와 기쁨에 대해 언급했다. 아울러 이 대성당이 마리아의 기적이나 발현을 기념하기 위해 지어진 것이 아니라 13세기부터 신자들이 이 언덕에서 “성모님의 눈을 통해 주님의 현존”을 찾았기 때문에 지어졌다고 설명했다. 

대성당 내부의 성모상
대성당 내부의 성모상

성모 마리아, “눈맞춤”의 주인공

교황은 오늘날에도 ‘좋은 어머니’ 마리아를 가리켜 “당신 눈에 비친 예수님의 사랑”과 당신이 하느님께 바치는 이들의 사랑이 만나는 “애정 넘치는 ‘눈맞춤’의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예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이들의 직무에 있어서 “마리아적 측면”을 설명했다.

“사실 우리 사제, 수도자, 부제들도 사람들로 하여금 예수님의 시선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형제자매들의 시선을 예수님께로 향하게 하도록 부름받았습니다. 눈맞춤이 중요합니다. 첫 번째 경우 우리는 자비의 도구이고, 두 번째 경우에는 중재의 도구입니다.”

교황의 말씀
교황의 말씀

교회의 문과 마음은 항상 열려 있어야 합니다

교황은 예수님의 시선이 온유한 사랑으로 가득하다며, 그 온유한 사랑을 우리도 다른 이들에게 전하도록 부름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제, 수도자들에게 연민과 친밀함을 권고하며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줬다.

“교회와 사제관의 문은 물론 특별히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우리의 온유함과 친절, 환대로 우리 주님의 얼굴을 보여주도록 합시다. 여러분에게 다가오는 이들은 여러분에게서 거리감을 느끼거나 판단받고 있다고 느끼는 게 아니라, 어떤 능력의 과시보다 더 유익한 겸손한 기쁨의 증거를 발견해야 합니다. 삶에서 상처받은 이들이 여러분의 시선에서 안전한 피난처와 환대를, 여러분의 포옹에서 격려를, 여러분의 손길에서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어루만짐을 발견할 수 있길 바랍니다.”

형제자매의 얼굴로 붐비는 기도

교황은 특히 사제들에게 주님의 용서라는 끊임없는 선물을 통해 많은 이들을 죄의 짐에서 해방시키고, 성사로 사람들의 삶을 비추며, 그들의 실존을 통해 하느님의 친밀함을 전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설명했다. 이어 “모든 이, 특히 가장 취약하고 불우한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라”고 당부했다. 이는 “예수님의 시선으로 형제자매들을 바라보라”는 의미다. 아울러 교황은 두 번째 시선, 곧 형제자매들이 주님께로 향하는 시선에 대해 설명했다. 교황은 사제들의 기도가 형제자매들의 얼굴로 “붐비게” 하라고 당부했다.

“여러분은 형제자매들의 눈빛과 목소리, 그들의 요구를 성찬의 식탁에, 감실 앞이나 여러분의 조용한 방 등 하느님 아버지께서 보실 수 있는 곳으로 함께 가져가도록 하십시오. 여러분은 중재자로서, ‘지상의 천사들’로서, 주님의 영광 앞에 모든 것을 가져오는 전령처럼 그들의 충실한 메아리가 되십시오.”

모든 이는 유일무이하고 귀중합니다

교황은 “노트르담 드 라 가르드” 대성당에 있는 세 개의 대형 성모상을 언급했다. 첫 번째는 대성당 종탑 꼭대기에서 강복하는 모습의 아기 예수님을 안고 계시는 성모상이고, 두 번째는 지하성당에 모셔진 화환의 동정 성모상이다. 지하성당의 성모상은 한 팔에 아기 예수님을 안고, 다른 한 손에 꽃다발을 들고 있다. 교황은 “교회의 모범이신 성모님이 당신의 아드님을 우리에게 보여주시는 동시에, 각자의 개성이 담긴 꽃다발처럼 우리를 당신의 아드님께 봉헌하시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며 “하느님 아버지의 눈에 우리 모두는 유일무이하고 아름다우며 귀중하다”고 말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중앙제대 위에 빛나는 성모상이다. 교황은 동정 마리아의 모범을 따라 우리도 다른 이에게 우리 자신을 내어줄 때 복음의 빛과 아름다움을 비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마지막 성찰로 이날 발언을 마무리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 형제자매들에게 하느님의 시선을 전하고, 하느님께 형제자매들의 목마름을 전하고 또 복음의 기쁨을 전합시다. 이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우리 삶은 고난과 실패, 그리고 우리의 죄에도 불구하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성모님께서 우리와 동행하시고, 우리를 지켜주시길 함께 기도합시다.”

우리의 보호자 성모님께 드리는 기도

교황의 발언 이후 참가자들은 입을 모아 이 성지에서 공경하는 성모님께 드리는 기도를 바쳤다. “동정 성모 마리아님, 우리의 보호자이신 당신께 기도로 저를 의탁합니다. 당신은 당신의 아드님을 저에게 주셨나이다. 그분께서는 저에게 ‘보라, 네 어머니다’ 하고 말씀하시니 (…) 저희 주변의 모든 이를 사랑할 수 있게 해 주소서. 저희의 사랑이 선함과 이해와 관용을 뿜어내게 하소서. (...) 저희가 형제자매들을 더 잘 섬길 수 있도록 도우소서. 시련에서 우리를 도우소서. 영육의 고통을 받는 모든 이를 보호하소서.”

장 마르크 아블린 추기경의 환영사에 감사를 표하는 교황
장 마르크 아블린 추기경의 환영사에 감사를 표하는 교황

교황의 노트르담 드 라 가르드 대성당 방문 환영인사

마르세유대교구장 장 마르크 아블린 추기경은 마르세유의 모든 종교인들이 동정 마리아께 자신들을 의탁하기 위해 노트르담 드 라 가르드 대성당을 방문했다며, 교황의 대성당 방문을 환영하는 한편 참가자들을 대표해 따뜻한 환영인사를 전했다. “교황님, 8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 언덕에 올라 감사를 드리러 온 모든 순례자들과 함께 지중해 연안의 모든 주민들과 바다의 위험에 맞서는 모든 선원과 이주민을 교황님과 함께 동정 마리아께 맡깁니다.” 아블린 추기경은 교황이 통상적으로 연설을 마칠 때마다 자신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청한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마르세유 시민들에게 교황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그들의 기도를 “순례자들이 대성당의 벽에 감사의 표시로 걸어둔 것처럼, 교황을 위한 그들의 기도를 심장 모양의 은판에 새겼다”고 덧붙였다. 아블린 추기경은 이것이 “오늘 저녁 우리와 함께 기도하기 위해 마르세유를 방문한 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마르세유 교회가 교황에게 하는 선물이라며 인사말을 마무리했다.

번역 이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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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9월 2023,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