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가자지구의 비무장 민간인 살해 규탄 “이는 전쟁이고, 테러입니다”
Antonella Palermo
“누군가는 ‘이건 테러다, 전쟁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전쟁이고 테러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하느님께서 전쟁을 그치게 하시고 활을 꺾고 창을 부러뜨리신다’(시편 46,9[10] 참조)고 말씀하십니다. 평화를 위해 주님께 기도합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이스라엘과 다른 분쟁 지역에서” 전쟁으로 고통받는 형제자매를 잊지 않는다. 성탄절을 앞둔 12월 17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대림 제3주일 삼종기도 말미에 교황은 “평화의 길을 열기 위한 헌신”을 각별히 당부했다. 특히 가자지구 가자시티의 성가정 성당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비무장 모녀 나히다 여사와 그녀의 딸 사마르가 목숨을 잃은 사건과 이스라엘 성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언급하며 재차 호소했다.
민간인 사망 소식에 대한 슬픔
교황은 중동 분쟁의 비극적 전개에 우려를 표하며 “매우 심각하고 고통스러운 가자지구의 소식을 계속 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무장 민간인들이 폭격과 총격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테러범이 아닌 가족, 어린이, 병자, 장애와 함께 살아가는 이, 수녀들이 있는 성가정 본당 내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머니 나히다 칼릴 안톤 여사와 그녀의 딸 사마르 카말 안톤이 목숨을 잃었고, 다른 이들은 화장실에 가던 중 저격수에 의해 부상을 당했습니다. (...) 마더 데레사(사랑의 선교수녀회)의 수녀원이 부서지고 발전기가 공격 받았습니다. 누군가는 ‘이건 테러다, 전쟁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전쟁이고 테러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하느님께서 전쟁을 그치게 하시고 활을 꺾고 창을 부러뜨리신다’(시편 46,9[10] 참조)고 말씀하십니다. 평화를 위해 주님께 기도합시다.”
힘든 성탄절을 보낼 아이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교황은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에게 인사를 전하며 예년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손에 쥐고 있던 “아기 예수상”(Bambinelli, 밤비넬리)을 축복했다. 교황은 그들의 가족들에게 축하를 전하는 한편, 형제애의 온기가 사라진 전쟁 상황을 기억하며 특별한 기도를 바치자고 당부했다.
“여러분의 아기 예수상을 축복하면서 저는 여러분이 전쟁터, 난민 수용소, 극심한 빈곤의 상황에서 힘든 성탄절을 보낼 아이들을 위해 성탄 구유 앞에서 기도해 주길 부탁드립니다.”
세계보건기구 “피로 물든 알 시파 병원”
유엔 세계보건기구(이하 WHO)는 가자지구의 알 시파 병원에 의료품을 전달하고 상황을 알리기 위해 유엔 공동 임무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Haaretz)에 따르면 해당 팀은 의약품과 수술용품, 정형외과 수술장비, 마취재료와 약품을 전달했으며, 병원이 “현재 최소한의 기능만 수행하고 있다”고 WHO가 밝혔다. WHO는 가자지구 북부지역에서 가장 큰 알 시파 병원의 응급실이 “피바다”가 됐다며, 다시금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Guardian)은 WHO를 인용해 “수만 명의 실향민이 해당 병원 건물과 부지를 대피소로 사용하고 있다”며, 식수와 식량이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보도했다. WHO는 “수백 명의 부상자들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연료, 산소 및 기타 공급품 부족으로 수술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번역 이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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