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젊은이들에 “이윤 추구와 전쟁에 혈안인 세상에서 형제애를 찾으십시오”
Adriana Masotti
프란치스코 교황이 1월 12일 클레멘스 홀에서 ‘토니올로 연구소 청년 전문인재 협회’ 회의 참석자들을 만나 교황청 부서와 유엔 내 교황청 대표단과의 협업에 대한 헌신에 감사와 애정 어린 인사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오늘날 “본능에 따라 움직이고 즉흥적으로 평가받는 생각, 감정으로 형성되고 불과 몇 개의 단어로 압축된 생각”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포스트모더니즘의 ‘취약한’ 사유를 대체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날 참석자들을 두고 오늘날 만연한 “자신만의 이윤을 재빨리” 추구하는 “근시안적 사유”와는 대조적으로 “신선한 공기와 꿈꿀 수 있는 역량,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열망”을 선사한다고 말했다.
“저는 젊은이들이 창의력을 발휘하기보다는 텔레비전이나 핸드폰 화면에 갇혀 인공적인 빛에 물들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우려가 됩니다. 젊다는 것은 세상을 손에 넣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세상일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 가만히 보존하거나 보관해야 할 삶이 아니라 쓰임새가 있는 삶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쥐어짜이며” “무감각하게” 사는 오늘날 젊은이들
교황은 젊은이들이 지나가는 일에 안주하면서 노력도 하지 않고 높은 곳으로 눈을 들어 별을 바라보지도 않는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오늘날 젊은이들이 “점점 더 까다로운 성과”를 강요받으면서 “쥐어짜이고” “무감각하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우리 모두는 젊은이 여러분만이 줄 수 있는 창의력과 열정, 진리에 대한 목마름, 평화를 위한 부르짖음, 미래에 대한 직관, 여러분의 희망찬 미소가 필요합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여러분의 일터로 가지고 가서 두려움 없이 자신을 내던지십시오.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보세요. 젊은이들은 시스템을 변함없이 가동시키는 톱니바퀴가 아니라 시스템을 새롭게 만드는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방식인 거저 베푸는 방식을 배우십시오
교황은 위험을 감수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말라며 자기 자신이 선물임을, 유일무이하고 귀중한 선물임을 발견하라고 당부했다. “부디 위험을 감수하길 바랍니다. 위험을 감수하십시오. 여러분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면 누가 하겠습니까?” 아울러 쓸모없는 수많은 물질적인 것들에 둘러싸여 사는 것에 만족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교황은 “가상 세계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상대방에게 아름다운 것을 선사하기 위해 “조화와 아름다움의 크리에이터”가 되라고 초대하며 몇 가지 예를 제시했다.
“여러분을 사로잡는 탐구,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도, 여러분을 감동시키는 질문, 여러분이 다른 이들에게 전하는 마음의 기록, 이루고 싶은 꿈, 보답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한 사랑의 몸짓 등입니다. 창조란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신 방식, 곧 조건 없이 행하는 방식에 동화되는 것입니다. ‘나는 돈을 벌기 위해 일한다’거나 ‘무엇을 얻기 위해 행한다’는 식의 논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윤 추구에 혈안인 세상에서 혁신의 장을 열어젖히는 창의적인 사람이 되십시오. 이렇게 여러분은 혁명가가 될 것입니다.”
평화 재건, 외교 실패
교황은 “삶은 관리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내어주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경제에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해” 신앙을 바탕으로 헌신한 복자 주세페 토니올로를 떠올렸다. 아울러 평화가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주제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외교 활동의 중심축이 언제나 평화였지만 오늘날 평화에 대한 갈망과 헌신이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 간 관계를 재구성하는 외교의 고유한 역할을 망각한 것처럼 보인다며 젊은이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무기에 대한 의존을 제한하는 평화를 꿈꾸고 평화를 위해 대화하며 예방적인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그저 사건들을 쫓아다니기에 급급합니다. 그러다보니 전쟁은 정확한 시작도, 확실한 끝도 없이 장기간 지속되는 세력 다툼의 결과가 되고 있습니다. 도대체 담대한 모험과 대담한 전망은 어디로 자취를 감춘 것일까요? 자신 안에 있는 선을 받아들이고 복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젊고 용감한 마음에서 형제애와 희망의 새로운 페이지를 써내려가는 것이 아니라면 어디서 나올 수 있겠습니까? 이것이 여러분의 과업이자 소명입니다.”
세상을 바꾸려면 창의력이 필요합니다
교황은 국내·국제 사회생활의 많은 다양한 측면이 새로워지려면 창의력이 필요하다면서 “젊은이들의 얼굴을 보고 감격하는 ‘노인’들의 꿈을 여러분에게 맡긴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나 젊은 마음으로 젊은이들을 부르시어 당신을 따르게 하신 예수님을 바라보라”고 권고했다.
“토니올로 청년 전문인재 협회”
2016년 4월 설립된 협회는 교황청의 국제기구 대표부 협력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모인 단체다. 학부생과 졸업생을 대상으로 하는 이 사업은 주세페 토니올로 연구소가 홍보·후원해 젊은이들에게 교황청 대표부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일할 기회를 제공한다. 2023년 사업 계획을 지원하기 위해 연구소는 ‘아르베디-부스키니 재단’의 기부를 통해 2023년부터 2024년까지 2년 동안 제공되는 장학금을 충당하면서 이 재단의 목표 중 하나인 교육과 수련 계획도 촉진한다.
번역 안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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