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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 왕직 재속 선교 사제회’ 대표단에게 인사하는 교황 ‘그리스도 왕직 재속 선교 사제회’ 대표단에게 인사하는 교황  (Vatican Media)

교황 “사제들은 세속성과 이기심 없이 가난한 이들을 섬겨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월 11일 고(故) 아고스티노 제멜리 신부가 70년 전 설립한 ‘그리스도 왕직 재속 선교 사제회’ 대표단의 예방을 받았다. 회원들은 부룬디에 건설 중인 양성센터 건축 평면도를 교황에게 선물했다. 센터 이름은 부룬디의 평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다 지난 2003년 괴한들의 총격으로 피살된 주부룬디 교황대사 마이클 코트니 대주교의 이름을 따서 명명될 예정이다.

Antonella Palermo

프란치스코 교황이 1월 11일 교황청 사도궁 콘치스토로 홀에서 설립 70주년 행사 중인 ‘그리스도 왕직 재속 선교 사제회’ 대표단의 예방을 받았다. 고(故) 아고스티노 제멜리 신부가 70년 전 설립한 그리스도 왕직 재속 선교 사제회는 수도회는 아니지만 고유한 영성에 따라 청빈, 순명, 정결, 사도직 서약을 통해 자기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하고 자신이 속한 교구의 교구장에게 순명하면서 여러 장소에서 생활하는 교구 사제들의 단체다. 

사제들 사이에도 만연한 이기심과 세속성

교황은 이날 사제들의 삶과 직무 안에서 차지하는 세속성의 가치를 설명하며, ‘세속’(secolarità)과 ‘재속’(laicità)이 동의어가 아니라고 말했다. 교황은 최근 수십 년 동안 그리스도 왕직 재속 선교 사제회 사제들이 사목 현장에서 타인에 대한 봉사를 예수님 왕권의 표현으로 삼는 정체성으로 체험하는 한편, 그리스도 왕직 재속 선교회 형제자매 선교사들과의 만남으로 더욱 풍성해지며 길을 걸어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늘날 사제들 사이에도 만연한 이기심과 세속성”이라는 두 가지 경향을 멀리하며 각자의 소명에 충실하게 살도록 초대했다. 교황은 “우리 중 누구도 이러한 경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이를 인식하고 주님의 은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속성은 이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섬기고 증거하도록 부름받은 교회의 한 차원입니다. 그리고 봉헌은 이 차원을 보다 깊이 파고드는데, 이는 분명 유일한 차원은 아니지만 종말론적 차원을 보완하는 것입니다. 교회, 모든 신앙인은 세상 안에 존재하고 세상을 위한 것이지만, 세상에 속하지는 않습니다.”

참석 사제들에게 인사하는 교황
참석 사제들에게 인사하는 교황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과 연대하며 봉사하십시오

교황은 그리스도 왕직 재속 선교 사제회 회원들의 활동에 구현된 프란치스칸 영성이 ‘작음’(minorità)이라고 설명했다. “여러분의 재속회는 프란치스칸 영성에 따라 여러분을 겸손하고 너그러우며 형제애와 함께 봉사하도록 양성합니다. 봉사하고, 아낌없이 내어주고, 직접 대가를 치르고,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과 연대하는 것으로 이뤄진 그리스도의 왕직의 모범에 따라 그렇게 합니다.”

“왕권과 작음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입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이를 증거합니다. 저는 예수 성심께 드리는 여러분 기도 중 다음과 같은 내용을 좋아합니다. ‘예수 성심이여, 복음이 세상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저희가 사람들과 연대하고 그들의 친구가 되며 공감과 진리의 사도가 되게 하소서.’ ‘공감과 진리의 사도’라는 표현에 주목합시다.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와 하나된 사람이 무엇보다도 자신의 인간성, 곧 진실한 마음, 변함없는 정의감, 약속을 지키는 신의, 정중한 행동, 신중함, 확고함, 사려깊음, 올곧은 마음(사제 양성에 관한 교령 「온 교회의 열망」(Optatam totius), 11항 참조) 등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묘사한 미덕을 갖춘 사도라는 확신으로 여러분의 사도직 서약을 굳건히 하기 위해 매일 반복해서 바치는 아름다운 기도입니다.” 

부룬디, 마이클 코트니 대주교의 이름을 딴 양성센터

교황은 최근 기니, 부룬디, 르완다 및 기타 아프리카 국가 출신의 사제들을 비롯한 새로운 회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선교 현실의 추세에 따라 아프리카 대륙에서 온 재속회 형제 한 사람이 이날 이 자리에 참석한 데 대해 기쁨을 표했다. 재속회는 부룬디의 평화를 위해 힘쓰다 세상을 떠난 주부룬디 교황대사 마이클 코트니 대주교의 이름을 딴 양성센터를 건립하는 데도 관여하고 있다. 코트니 대주교는 지난 2003년 12월 28일 괴한들의 총격으로 피살됐다. 회원들은 부룬디 부줌부라 인근 키미나에 건설 중인 양성센터 건축 평면도를 교황에게 선물했다. 해당 센터는 영성교육과 종교 간 대화의 장소로 활용될 예정이다. 

‘그리스도 왕직 재속 선교사회’ 회원들에게 인사하는 교황
‘그리스도 왕직 재속 선교사회’ 회원들에게 인사하는 교황

센터를 짓기 위해 택한 장소는 탕가니카 호수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지만 해발 1000미터 바위산 꼭대기에 위치해 있어 식수를 구하기가 어렵다. 이에 따라 센터와 지역 주민들을 위한 식수를 확보하고자 세 곳의 수원지에서 물을 끌어오기 위한 수로를 파고 준비하는 작업에만 3년이 걸렸다. 센터는 또 농촌 주민들에게 빗물 회수 및 폐수 여과 기술을 가르치는 작업실 역할도 할 예정이며, 차세대 태양광 발전 시스템으로 전력을 공급받게 된다. 

번역 김호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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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월 2024, 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