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갈등 해소하려면 온화하면서도 예언자적 커뮤니케이션 필요”
Lisa Zengarini
프란치스코 교황이 1월 4일 창립 75주년을 기념하는 독일 가톨릭언론인협회(GKP) 대표단 30명을 바티칸에서 만났다.
교황은 이날 사전에 준비한 연설문을 참석자들에게 배포하고 즉흥 연설을 했다. 사전 연설문을 통해 교황은 1948년 창립 이래로 교회 일치와 종교 간 대화, 평화, 자유, 인간의 존엄성 증진을 위해 힘써온 협회를 높이 평가했다.
교회의 예언자적 커뮤니케이션
교황은 이러한 협회의 헌신이 언론의 가짜 뉴스 혹은 선동적인 보도로 숱한 갈등을 일으키는 오늘날의 세상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황은 “그리스도교 신앙에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복음으로 마음이 ‘무장해제’된 여러분이 언어를 무기로 삼지 않도록 도와주는 게 더욱 중요하다”며 “온화하면서도 예언자적인” 커뮤니케이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평화와 이해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다리를 놓으며, 기꺼이 경청하고, 다른 이들을 존중하는 커뮤니케이션을 실천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독일 교회의 ‘시노드의 길’
교황은 독일 교회가 지난 2019년부터 착수한 개혁과정인 ‘시노드의 길’(Synodale Weg)을 언급했다. 교황은 이 과정이 교회 일치에 미칠 수 있는 결과와 2021-2024년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세계주교시노드 과정에 비춰 몇몇 교리적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고 말했다.
교황도 독일 ‘시노드의 길’과 관련해 지난 2019년 독일 신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두 가지를 당부한 바 있다. 첫 번째는 교회를 쇄신하는 데 있어 성령이 차지하는 중요성이다. 두 번째는 교회의 “보편적이고 가톨릭적인 차원”으로, 신앙생활을 “자신의 문화적, 국가적 상황에 국한된 것으로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우선 영적 차원에 관심을 기울이십시오. 곧, 세상의 모델이 아닌 복음의 모델을 따르는 데 있어 구체적이고 지속적으로 변화해 나가고, 성사생활과 기도를 통해 개인과 공동체가 진심으로 뉘우치며, 이 시대의 정신이 아닌 성령께 대한 순응을 재발견하는 것입니다.”
교황은 이러한 상황에서 가톨릭 언론인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갈등이 아닌 상호이해를 돕는” 데 이바지하는 “귀중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오늘날 가용한 수단과 가능성을 활용해” 삶의 모든 영역에 그리스도교 메시지를 전하는 교회의 선교 차원을 강조하는 한편 “자기 자신에게만 몰두하는 교회는 이기적으로 병들게 된다”고 말했다.
가톨릭 언론인은 “중립적”일 수 없습니다
교황은 가톨릭 언론인이 “자신이 전하는 메시지에 ‘중립적’ 태도를 취해서는 안 된다”며, 구체적인 상황에 개입하고 참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연설을 마무리하며 교황은 독일 가톨릭언론인들에게 가난한 이, 이주민과 난민, 그리고 독일을 비롯해 부유한 사회의 변방에 사는 모든 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어내 달라고 당부했다.
“우리는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사람들의 얼굴과 사연을 조명하는 언론인이 필요합니다.”
끝으로 교황은 다음과 같이 연설을 마무리했다. “여러분이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언제나 사람들, 특히 가난한 이들과 평범한 이들을 생각하십시오. 그들의 얼굴과 그들의 현실, 그들의 비극과 그들의 희망에서 시작하십시오. 그것이 시류에 역행하더라도, 주류가 아니더라도 말입니다.”
번역 고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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