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마피아에게 피살된 이탈리아 사제의 모범을 높이 평가하다
Lisa Zengarini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 나폴리 인근 카살 디 프린치페에서 범죄조직 ‘카모라’에 반대하고 마피아로부터 젊은이들을 구하려다 청부살인범의 총에 맞아 목숨을 잃은 지 30년이 지난 이탈리아인 주세페 디아나 신부의 삶과 증언을 높이 평가했다.
조직범죄에 맞선 용감한 증거자
교황은 카살 디 프린치페를 관할하고 있는 아베르사교구장 안젤로 스피닐로 주교에게 보낸 서한에서 디아나 신부를 “용감한 주님의 제자”라고 칭하며 “자신의 목숨을 희생할 정도로” 하느님의 백성을 섬기고 보호하기 위해 “예언자적으로 일한” “착하고 충실한 종”을 교회에 보내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표했다.
1994년 3월 19일, 디아나 신부(일명 돈 페페)가 성 요셉 대축일 미사를 준비하고 있던 ‘바리의 성 니콜라스’ 성당에 한 괴한이 난입해 그의 머리와 얼굴, 손과 목에 총을 발사했다.
이 사건은 지난 1993년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에서 시칠리아 마피아 ‘코사 노스트라’의 손에 복자 주세페 풀리시 신부가 암살된 직후 일어났다.
교황은 서한에서 아베르사교구 공동체 전체, 특히 “돈 페페를 기억하며, 그리스도교적 예언을 구현하면서 함께 걷고자 했던 그의 희망을 살아내고, 악의 멍에와 온갖 범죄적 횡포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이루도록 우리를 초대하는” 카살 디 프린치페 신자들에게 친밀함과 격려를 표했다.
“오늘날에도 카인이 동생 아벨을 상대로 저지른 첫 번째 형제살해에 관한 성경의 슬픈 이야기가 반복됩니다. 이 비극적인 이야기는 인간에게 상처를 주고 때로는 이웃과 도시의 거리를 피로 물들이는 다양한 형태의 증오와 학대에서 발생하는 경우처럼,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공격하기 위해 손을 쳐들었을 때 그 관련성을 유지합니다.”
마피아 ‘카모라’는 복음과 양립할 수 없습니다
교황은 “그리스도인은 정의를 부정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는 폭력과 비인간적인 횡포에 맞서 복음을 선포하고 형제애와 친교로 충만한 새로운 인류의 표징이신 그리스도와 함께하겠다는 소명을 실천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에 따라 아베르사교구가 위치한 캄파니아 지역의 주교들이 지난 1982년 “카모라의 거짓 메시지와 예수 그리스도의 메시지 사이에 존재하는 극명한 대조”를 강조하며 목소리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이 사건을 기억하는 뜻깊은 날에 카살 디 프린치페의 신자들에게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희망을 굳건히 하고 “그분의 말씀을 받아들여 마침내 죄로부터 깨끗해지고 화합과 형제애의 미래에 헌신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헌신하라”고 촉구했다.
이 땅에서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빼앗기지 마십시오
교황은 서한 말미에 “이 땅의 아름답고 맑은 얼굴”인 카살 디 프린치페의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빼앗기지 말고 높은 이상을 함양하며 다른 미래를 만들어 나가라”고 특별히 호소했다. 아울러 돈 페페의 영적 유산을 이어받아 “평화의 장인이 되라”고 촉구했다.
“이 땅의 아름답고 맑은 얼굴인 젊은이 여러분, 희망을 빼앗기지 말고, 높은 이상을 함양하고, 쉽고 달콤한 타협에 굴복하지 말고, 피 묻은 손이 아니라 정직한 노동으로 다른 미래를 만들어 나가고, 돈 페페의 영적 유산을 이어받아 평화의 장인이 되길 바랍니다.”
“내 주민을 사랑하기 때문에 침묵하지 않겠다”
그가 피살된 마을에서 1968년 태어난 디아나 신부는 서품 전후로 스카우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종교에 대해 가르치며 교구장 비서로 봉사했다. 특히 자신의 사목활동 지역에서 마피아 ‘카모라’와의 싸움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1991년 디아나 신부는 “내 주민을 사랑하기 때문에 침묵하지 않겠다”는 제목의 반마피아 서한을 발표하면서 카모라의 통치를 두고 “테러리즘의 한 형태”라고 규탄했다.
그의 피살 이후 그가 도덕적으로 의심스러운 인물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경찰 수사를 방해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결국 현지 범죄조직 두목이 청부살인을 지시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고, 청부살인을 자행한 이들도 함께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아베르사교구는 디아나 신부의 시복을 위해 모든 문서와 증언, 관련 연구를 수집하기 위한 ‘교구시복시성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번역 김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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