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가톨릭 액션 단체에 “‘포옹의 문화’를 기릅시다”
Adriana Masotti
“방금 여러분 사이를 지나가면서 기쁨과 희망으로 가득 찬 눈빛을 만났습니다. 이 강렬하고 아름다운 포옹에 감사드립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4월 25일 오전 성 베드로 광장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탈리아 전역에서 약 6만 명의 이탈리아 가톨릭 액션(가톨릭 운동) 회원들과 친구들이 교황을 만나 교황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축제를 함께 지내기 위해 성 베드로 광장에 모였다. 평화와 희망의 미래를 건설하고, 제자와 선교사로 헌신하며, 공동선의 건설에 공동 책임을 지겠다는 열망을 품은 어른, 청소년, 청년들이 600여 대의 버스, 기차와 수많은 자동차를 타고 로마로 이동했다. 이번 만남의 제목인 “두 팔을 벌려”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오늘날의 사람들을 만나러 나서는 모습을 강조한다.
우리 삶을 감싸는 하느님의 사랑
만남 참가자들의 성 베드로 광장 입장은 이미 오전 7시부터 시작됐다. 오전 8시15분 이탈리아 공영방송 채널 “라이우노”(Rai 1)를 통해 생방송되는 프로그램이 시작기도, 레크레이션, 증언으로 시작됐다. 가수 스테파노 피키, 조반니 카카모, 룰리 프룰리 밴드, 배우 네리 마르코레 등 몇몇 예술가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9시45분으로 예정된 교황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갔다. 교황은 교황전용차(포르모빌)를 타고 광장을 길게 순회한 후 연설을 시작했다. 교황은 모임 주제를 언급하며 “포옹은 인간 경험의 가장 자연스러운 표현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각자는 부모의 포옹을 시작으로 다른 많은 포옹을 받지만, 무엇보다도 우리의 삶은 “우리를 사랑하시는, 우리를 먼저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큰 품에 둘러싸여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참가자들에게 “잃어버린 포옹, 구원하는 포옹, 삶을 변화시키는 포옹”이라는 세 가지 유형의 포옹을 성찰했다.
잃어버린 포옹
교황은 포옹이 표현하는 우정과 환대의 감정이 사회에서 항상 이해되고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라며, 종종 저항과 반대에 부딪혀 갈등을 초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렇습니다. 싸움의 원인엔 종종 포옹하는 법을 잊어버리거나 포옹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편견과 오해, 의심이 뒤따르고 결국엔 상대방을 적으로 여기는 지경까지 이르게 됩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이 모든 일이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우리 눈앞에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여러분의 존재와 여러분의 일을 통해 포옹의 길이 생명의 길임을 모든 이에게 증거할 수 있습니다.”
구원하는 포옹
두 번째로, 구원하는 포옹이다. 구원하는 포옹은 포옹이라는 몸짓에 담긴 긍정적인 가치에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자비로운 포옹”과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당신의 목숨을 내어 주심으로써 우리에게 보여주신 하느님의 자비로운 포옹”이라는 신앙의 차원이 더해질 때 가능하다. 교황은 이를 통해 “우리도 그렇게 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생명의 모범, 복음의 핵심인 구원하시는 하느님 아버지의 포옹은 거저 주시고 언제나 넘치는 선물로 자라나고 영감을 받는 사랑의 모범이라는 것을 결코 잊지 맙시다. 형제자매 여러분, 어린아이처럼 우리 자신을 그분의 품에 내어 맡기도록 합시다. 우리 각자는 포옹을 필요로 하는 아이와 같은 마음이 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안아주시도록 합시다. 이렇게 주님의 품에 안기면 우리는 다른 이를 안아주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삶을 변화시키는 포옹
교황은 포옹을 주고받으면 한 사람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서 “한센병 환자를 포옹한 후” 그리스도를 따르기로 한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에게 일어난 일을 예로 들었다. 교황은 이것이 “그리스도 제자들의 유일한 본질적인 표시인 사랑의 포옹에서 진정한 공통분모를 찾는” 가톨릭 액션 단체에도 해당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여러분의 소명과 역사에 충실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모든 노력과 봉사의 정신에 이 표시가 영향을 미치게 하라”며, 사회생활의 모든 수준에서 구체적인 변화의 표징을 보여주는 사랑을 보여주라고 권고했다. 이어 교황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형제자매 여러분, 그렇게 한다면 ‘포옹의 문화’는 여러분 개인과 공동체의 여정을 통해 교회생활과 사회생활에서 성장하여 가족과 교육 관련 관계를 쇄신하고, 화해와 정의의 과정을 새롭게 하며, 친교와 공동 책임의 노력을 혁신하고, 평화의 미래를 위한 유대를 형성하게 될 것입니다.”
“시노달리타스의 선수와 기수”가 되십시오
교황은 많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 광경을 보면서 세계주교시노드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교황은 시노드 과정을 언급하며 이제 세 번째 단계, 곧 “가장 까다롭고 중요한 예언적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는 지금까지 수행한 작업을 “우리 시대 교회의 사명에 열정과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선택으로 전환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번 세계주교시노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이와 함께 가는(시노달리타스) 교회라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지금 눈앞에 다가온 희년의 주제처럼 ‘희망의 순례자들’을 위해 성령으로 단련된 사람들, 새롭고 도전적인 길을 추적하고 밟아나가는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까닭에 저는 여러분이 소속된 교구와 본당에서 지금까지의 여정을 온전히 이행하기 위해 ‘시노달리타스의 선수이자 기수’가 되어 주시길 당부합니다.”
이어지는 가톨릭 액션 축제
교황은 성 베드로 광장을 떠나기에 앞서 광장의 여러 구역을 돌며 악수를 나누고, 애정의 표시인 작은 선물과 많은 이들의 인사를 받았다. 가톨릭 액션 단체와의 만남은 다른 예술적 재능기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성지의 젊은이들이 전한 증언, 레지스탕스 운동과 이탈리아 공화국 탄생에 참여한 가톨릭 액션 단체 회원들의 증언 낭독으로 이어졌다. 끝으로 미래 사회를 위한 젊은이들이 만든 “변화의 선언문”이 선포됐다.
오후 4시30분엔 로마의 사크로파노 프라테르나 도무스에서 2024-2027년 3년 임기의 전국평의회 위원을 선출하기 위한 제18차 전국 위원 선출 총회가 시작된다. 오는 4월 28일 막을 내리는 총회는 이탈리아 가톨릭 액션 단체의 교회 총보좌관 클라우디오 줄리오도리 주교의 연설로 시작한다.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이날 오후 7시30분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 총회엔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장관 케빈 조셉 패럴 추기경, 시성부 장관 마르첼로 세메라로 추기경, 이탈리아 주교회의(CEI) 의장 마테오 주피 추기경과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이 참석한다.
번역 이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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