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영감을 받은 하느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면 잡담이 멈춥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성령 강림 대축일을 축하합니다!
오늘 성령 강림 대축일에 우리는 성령께서 성모님과 사도들 위에 내려오신 것을 기념합니다. 전례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성령에 대해 언급하시면서, “그분께서는 들으신 것은 무엇이든” 알려주실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요한 16,13 참조). 그런데 이 표현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성령께서 무엇을 들으셨을까요? 성령께서는 무엇에 대해 말씀하시는 걸까요?
성령께서는 사랑, 감사, 신뢰, 자비와 같은 놀라운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로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영원한 사랑처럼 아름답고 빛나며,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깨닫게 해주는 말씀, 곧 성부와 성자께서 서로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성령께서 우리 안에서 반복하시는 ‘사랑으로 변화를 꾀하는 말씀’이며, 우리가 귀담아들어야 할 좋은 말씀입니다. 왜냐하면 이 말씀은 우리 마음속에 같은 감정과 같은 결심을 불러일으키고 자라게 하는 말씀, 열매를 맺는 풍성한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까닭에 성령의 영감을 받은 예수님의 말씀, 곧 하느님 말씀으로 매일 우리 자신을 가꾸는 게 중요합니다. 제가 여러 번 말씀드리지만,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작은 복음서를 지니고 다니면서 적절한 시간을 활용하여 복음서의 한 구절을 읽으십시오. 사제이자 시인인 클레멘테 레보라 신부님은 자신의 회심에 대해 일기에 이렇게 썼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저의 잡담을 잠재웠습니다!”(「삶의 행로」(Curriculum vitae) 참조)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의 피상적인 잡담을 잠재우고 우리로 하여금 진지한 말, 아름다운 말, 기쁨에 찬 말을 하게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저의 잡담을 잠재웠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귀담아들으면 잡담이 멈춥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 안에 성령의 목소리를 위한 자리를 마련하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흠숭 기도 중에 – 침묵 중에 드리는 흠숭의 기도를 잊지 맙시다 – , 특별히 흠숭 기도와 같이 단순하고 고요한 기도를 바칠 때 그렇게 하도록 합시다. 그리고 그럴 때 우리 내면에서 좋은 말을 하고, 나중에 다른 이들에게, 서로에게 좋은 말을 할 수 있도록 마음속으로 좋은 말을 하도록 합시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는 그러한 말이 위로자 성령의 목소리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복음을 읽고 묵상하는 것, 침묵 중에 기도하는 것, 좋은 말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욕하거나 화를 내는 것보다 훨씬 쉽습니다. 그러니 이 말들이 내 삶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성령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다른 이들을 위해 그분의 메아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오순절에 사도들과 함께 계셨던 성모님께서 우리로 하여금 성령의 목소리에 순응할 수 있도록 해주시길 빕니다.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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