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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과 루터교세계연맹 대표단 교황과 루터교세계연맹 대표단  (Vatican Media)

교황 루터교 신자들에게 “우리 모두는 희망의 순례자들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6월 20일 루터교세계연맹(LWF) 대표단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2025년 희년과 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을 언급하며 “교회 일치 운동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 세상을 떠난 동방정교회 신학자 이오아니스 지지울라스 대주교를 기억했다.

Isabella Piro 

프란치스코 교황이 6월 20일 오전 교황청 사도궁에서 루터교세계연맹(이하 LWF) 대표단을 대상으로 행한 연설의 주제는 ‘희망’이다. 2023년 선출된 LWF 신임 의장 헨리크 스튀브카이 주교와 사무총장 안네 부르하르트 목사가 대표단을 이끌었다. LWF는 최근(6월 13-18일) 스위스 제네바 외곽 샤반느에서 바오로 사도의 말씀에서 따온 “희망이 넘치길”(로마 15,13 참조)이라는 주제로 평의회를 개최했다.

교회 일치 운동의 사명은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것

“희망의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믿음에서 얻는 모든 기쁨과 평화로 채워 주시어, 여러분의 희망이 성령의 힘으로 넘치기를 바랍니다”(로마 15,13). 교황도 이 같이 로마서 구절을 인용하며 이날 만남을 “형제애의 중요한 몸짓”으로 정의하고 2025년에 다가올 많은 희망의 징표를 언급했다. 첫 번째는 “희망의 순례자”라는 표어로 거행하게 될 희년이며, 두 번째는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명으로 325년 개최된 제1차 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을 기념하는 것이다. 이 공의회는 성자가 성부와 “본질이 같다”(homoousios, 호모우시오스)는 결론을 도출해 그리스도의 신성을 정립했다. 

“교회 일치 운동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은 사람이 되신 거룩한 자비이십니다. 우리의 교회 일치 운동의 사명은 그분을 증거하는 것입니다.”

유일한 중재자이신 그리스도

교황은 지난 1999년 10월 31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가톨릭 교회와 루터 교회 대표가 서명한 「의화 교리에 관한 공동 선언문」을 언급하며, 교회 일치 운동의 정신이 강하게 반영된 한 대목을 언급했다.

“루터교 신자들과 가톨릭 신자들은 ‘모든 일에서 그리스도를 고백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공식화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만물 위에 홀로 신뢰할 수 있는 한 분이신 중개자이십니다.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께서는 성령 안에서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시고 모든 것을 새롭게 하는 당신 은총을 주십니다.’”

교황과 루터교세계연맹 대표단
교황과 루터교세계연맹 대표단

화해와 희망

교황은 이 공동 선언문에 서명한 지 올해로 25년이 됐다며, 이 일을 두고 “우리 화해의 역사에서 또 다른 희망의 징표”라고 강조했다. 

“이를 우리의 기억 속에 항상 생생하게 간직합시다. 양측 공동체에서 25주년을 희망의 축제로 지내길 바랍니다.”

진리와 사랑의 대화

교황은 “희망의 순례자로서 신뢰를 갖고” 기도하자고 초대하며 “우리가 공유하는 영적 뿌리는 ‘죄를 씻는 유일한 세례’에 있다”고 강조했다.

“희망의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고, 당신의 축복으로 진리와 사랑에 관한 우리의 대화에 계속 동행하시길 빕니다.” 

이오아니스 지지울라스 대주교 기억

교황은 또 교회 일치 여정에서 동방정교회 신학자 이오아니스 지지울라스 대주교의 말을 언급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동방정교회 콘스탄티노폴리스 세계 총대교구의 페르가몬관구장을 역임한 지지울라스 대주교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 초안 작성에 이바지한 인물로, 지난 2023년 선종했다. 

“지지울라스 대주교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함께 걸어야 합니다. 함께 걷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이웃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교황은 참석자들에게 각자의 언어로 ‘주님의 기도’를 함께 바치자고 초대하며 만남을 마무리했다.

번역 김호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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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6월 2024, 1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