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국제 복사단 만난다… 복사는 “그리스도와 복음의 특별한 증인”
Isabella Piro
“나 너와 함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마라”(이사 41,10)라는 성경 말씀이 2024년 제13차 국제 소년소녀 복사단 연합회(Coetus internationalis ministrantium, 이하 CIM, 1960년 설립) 로마 순례(7월 29일-8월 3일) 표어에 영감을 줬다. 순례 주제는 “너와 함께”이다. 전 세계에서 모인 소년소녀 복사단 약 5만 명이 일주일 동안 로마에서 체험하게 될 모든 일정에 CIM 의장 장-클로드 올러리슈 추기경이 함께한다. 올러리슈 추기경은 초대 메시지에서 “우리는 ‘베드로 사도의 무덤’을 순례하면서 젊고 역동적인 교회, 함께하는 교회를 체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여러분은 복사 활동을 하면서 각자의 교구와 본당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특별한 증인입니다. 교회는 이 증거가 필요합니다!”
15개 참가국
순례 참가자들의 출신 국가는 오스트리아, 헝가리, 벨기에, 스위스, 크로아티아, 슬로바키아, 프랑스, 리투아니아, 룩셈부르크, 포르투갈, 체코, 루마니아, 세르비아 등 다양하다. 또한 2년 넘도록 전쟁에 시달리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도 복사단이 참가한다. 이번 행사에서 독일은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한다(약 3만5000명). 독일 주교회의 청소년위원회 위원장 요하네스 뷔베 주교(오스나브뤼크교구 보좌주교)가 독일 복사단과 동행한다.
여러분은 성찬례 안에서 예수님을 만납니다
순례의 세부일정은 7월 29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발표될 예정이지만, 순례의 정점은 틀림없이 오는 7월 30일 오후 6시 성 베드로 광장에서 이뤄질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만남이 될 전망이다. 국제 소년소녀 복사단이 교황을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예컨대 지난 2015년 8월 4일에도 베르니니 열주로 둘러싸인 성 베드로 광장을 빼곡하게 채웠던 수천 명의 참가자들이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이사 6,8)라는 표어 아래 교황을 만난 바 있다. 당시 교황은 국제 소년소녀 복사단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사야 예언자는 높이 솟아오른 어좌에 앉아 계신 주님을 만났지만, 여러분은 성찬의 빵과 포도주 안에서 예수님을 만납니다. 이사야 에언자가 들은 주님의 말씀은 문설주를 뒤흔들었지만, 여러분이 들은 주님의 말씀은 여러분의 마음을 뒤흔듭니다.”
복사단의 전례 봉사, 신앙과 사랑의 교육 훈련장
교황은 “이사야처럼 우리도 하느님의 자비로 선택받고 구원받은 기쁨을 나눠야 한다”며 “신앙이 우리 발걸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우리를 자유롭고 강인하게 만들어 기꺼이 선교사명에 임하는 증인이 되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아울러 “선교하는 복사단”이 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여러분이 받은 것을 이웃에게 선물로 전하고, 여러분이 받은 기쁨을 열정적으로 나누며, 복사단의 전례 봉사를 신앙과 이웃에 대한 사랑의 교육 훈련장으로 삼아야 합니다.”
평화를 향한 구체적인 헌신
3년 후인 2018년 7월 31일, 교황은 제12차 CIM 순례 참가자들을 성 베드로 광장에서 다시 한번 맞이했다. 당시 표어는 “평화를 찾고 또 추구하여라”(시편 34,15)라는 성경 말씀에서 영감을 받았다. ‘평화’는 이날 교황과 함께한 약 6만 명의 젊은이들이 나눈 대화의 핵심이었다. 아이들은 교황에게 성찬례, 신앙, 성덕 등 다양한 주제로 다섯 가지 질문을 던졌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평화가 “주님께서 우리를 변화시키기 위해 주시는 선물”이라며 “주님의 몸의 지체로서 우리가 예수님처럼 느끼고, 생각하고, 사랑할 수 있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작은 일에서 시작하는 평화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야말로 “우리가 진정 예수님의 제자라는 증거”라고 거듭 강조했다.
성덕을 향한 여정에서 게으름을 피우지 마십시오.
2018년 순례에서는 교황이 주재한 공동 기도의 시간이 마련됐다. 교황은 짧은 강론을 통해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우리 행동을 결정하는 주요기준”이라며 “이것이 예수님과 우정을 나누는 삶의 의미를 궁극적으로 종합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무엇이 옳은 일인지 확신하지 못할 때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우리의 지침으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것은 양심 안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그분의 뜻을 식별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하느님의 영광이 우리 양심의 나침반의 바늘입니다.” 교황은 복사들에게 “성인들을 본받으라”고 권고하면서 “성덕을 향한 이 여정에서 게으름을 피우는 아이들이 설 자리는 없다”고 말했다.
용기, 열정, 기꺼이 하겠다는 마음가짐
교황은 특정 복사단을 만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8월 5일 교황은 독일어권 복사단을, 8월 26일에는 프랑스 교회 복사단을 바오로 6세 홀에서 만났다. 두 경우 모두 교황은 “예수님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용기와 열정, 기꺼이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다른 아이들의 마음과 생각에 더 쉽게 다가가라고 권고했다. 또한 “전례 봉사를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격려하며 “복사들이 전례 거행 중에 보여주는 태도가 이미 그 자리에 참례한 모든 이에게 사도직 활동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번역 박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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