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기도지향 “고열로 신음하는 지구의 부르짖음에 귀를 기울입시다”
Antonella Palermo
지구가 고열로 신음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구를 실제 환자와 같은 상태로 비유하며, 자신의 주요 가르침 중 하나인 ‘지구 돌봄’에 대한 인식을 높였다. 이는 우리 각자가 직접 나서서 실천해야 하는 과제다.
고열로 신음하는 지구
9월 기도지향 영상 메시지에서 교황의 목소리는 태풍, 가뭄, 화재, 쓰나미 등의 자연재해 이미지와 함께 어우러진다. 영상에는 기후재난을 피해 도망가는 사람들, 기후난민, 가뭄으로 갈라진 땅 위를 걸으며 물을 찾아 헤매는 아이의 모습이 담겼다. 교황은 이러한 명백한 고통의 증거 앞에서 인류가 귀를 막고 있거나 무감각한 이들이 되지는 않았는지 물은 뒤 다음과 같이 강력하게 호소했다.
“우리가 지구의 체온을 측정해본다면, 지구가 고열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환자처럼 아픈 상태죠. 그런데 우리는 이 고통에 귀를 기울이고 있나요? 수많은 기후위기 피해자들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고 있나요? 이러한 재난의 결과로 가장 큰 고통을 겪는 사람들은 가난한 이들입니다. 이들은 홍수, 폭염, 가뭄 등으로 자신의 집을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통합적 대응
언제나 인류의 통합적이고 온전한 발전에 주목하는 교황은 환경 문제에 있어서도 통합적이고 다학제적 방식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곧, 우리의 행동과 선택이 행사되고 표현되는 다양한 영역을 고려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연결돼 있다는 교황의 말을 떠올리는 이 같은 접근은 특히 중요하다.
“기후위기, 환경오염, 생물 다양성의 손실 등 인간이 초래한 환경위기에 대응하려면 단순히 생태적 대응만이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대응도 필요합니다. 우리는 개인과 공동체의 생활방식을 변화시키며 빈곤퇴치와 환경보호에 헌신해야 합니다.”
창조시기
교황은 9월 1일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를 통해서도 이 같은 호소를 되풀이한 바 있다. 이날은 “창조세계와 함께 희망하고 행동하기”라는 주제로 10월 4일까지 이어지는 ‘창조시기’의 막을 올리는 날이기도 하다. 교황청 온전한인간발전촉진부가 주관하는 이 시기에 교회는 전통적으로 우리 공동의 집(지구) 돌봄과 관련한 주제를 성찰하고 행동한다. 그럼에도 오는 2050년까지 통제할 수 없는 기후변화로 인해 2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자국 내에서 이주해야 하고 1억3000만 명이 빈곤에 처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많은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포르노스 신부 “우리를 눈멀게 하는 이익에서 깨어납시다”
기도지향 영상 메시지를 제작하는 교황님 기도 네트워크의 총 책임자 프레데릭 포르노스 신부는 최근 2년 사이 여러 나라에서 발생한 비극을 생각해 보라고 초대했다. 캐나다와 호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긴 재앙과 같은 파키스탄의 홍수, 독일과 벨기에의 갑작스러운 홍수, 아마존의 고유한 생물 다양성을 위협하는 극심한 가뭄, 인도의 기록적인 폭염 등 최근 2년 동안 수많은 기후재난이 발생했다. 포르노스 신부는 “코로나19 대유행은 우리 사회를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으나 눈앞의 이익이 우리 눈을 멀게 하고 있다”며 “기도를 통해 우리 마음을 일깨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번역 이재협 신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