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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 기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  (ANSA)

교황의 룩셈부르크·벨기에 사도 순방 브리핑

교황청 공보실장 마테오 브루니가 기자회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46번째 해외 사도 순방 상세일정(9월 26-29일)에 대해 설명했다. 브루니 공보실장은 “유럽이 다시 분쟁에 휘말릴 위험에 처한” 시점에서 이번 순방이 평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룩셈부르크와 벨기에를 방문할 예정이다.

Salvatore Cernuzio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9월 26-29일 룩셈부르크·벨기에 사도 순방에 나선다. 이번 순방은 교황 재위 중 46번째 해외 사도 순방이다.

교황은 이번 순방에서 평화, 이주, 기후위기, 청년들의 미래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아울러 세속화된 사회에서 그리스도교의 역할과 그리스도교 교육의 기여에 관한 교회 사안에도 초점을 맞출 것이다. 

이번 벨기에 방문의 주된 목적은 1425년 설립된 뢰번 가톨릭대학교 6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함이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발자취를 따라

교황청 공보실장 마테오 브루니는 이번 순방의 세부사항을 설명하면서, 교황이 9월 23일 경미한 감기 증상으로 공개 일정을 취소했지만 건강에는 이상이 없다고 확인했다. “현재로서는 해외 사도 순방의 모든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번 순방은 1985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두 나라를 방문했던 발자취를 따르는 것이기도 하다. 당시 교황은 네덜란드어를 사용하는 뢰번 가톨릭대학교(KU Leuven) 학생들과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루뱅 가톨릭 대학교(UCLouvain)의 학계 공동체를 각각 만났다. 이 두 대학은 원래 하나의 대학이었으나, 1960년대 언어 분쟁으로 네덜란드어권과 프랑스어권으로 분리됐다.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에도 이 두 대학과의 만남이 포함돼 있다. 

교황은 또 브뤼셀 킹 보두앵 경기장에서 미사 도중 가경자 예수의 안나 수도원장의 시복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예수의 안나 수녀는 브뤼셀에서 14년 동안 수도원장으로 재직하며 맨발의 가르멜회의 확장과 영적 사명에 크게 공헌한 인물이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도 지난 1995년 벨기에에서 다미안 드 베스테르 신부를 복자품에 올렸다. 다미안 드 베스테르 신부는 하와이 몰로카이 섬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다 선종한 인물로, “몰로카이의 다미안”으로도 알려져 있다. 

유럽에서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문제

그보다 앞서 수많은 성인과 선교사들이 오랜 세월 동안 이 땅에 그리스도교의 씨앗을 뿌렸다. 현재 벨기에에는 약 8400명의 가톨릭 신자가, 룩셈부르크에는 300명 미만의 가톨릭 신자가 있다.

브루니 공보실장은 “세속화가 문제이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아마도 그리스도교에 대한 인식이 과거만큼 깊지 않은 유럽에서, 많은 이들이 말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여러 질문을 품고 있는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의 증거가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미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공동체들이 있다”며 “교황이 이들을 격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기구들

교황은 주변 국가의 가톨릭 공동체뿐만 아니라, 특히 “여러 유럽 기구들, 주로 금융 관련 기구들의 본부가 자리하고 있는 곳”인 룩셈부르크와 “유럽연합의 주요 행정기관들이 있는” 벨기에에도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이 두 나라는 “세계의 주목을 받는 지역”이다. 따라서 교황의 메시지는 “유럽의 중심”을 향하게 될 전망이다. 교황은 환대와 국가 간 연대를 강조하며, 역사적으로 점령과 파괴의 피해를 입었고 현재도 분쟁을 겪고 있는 국가들을 언급할 예정이다. 

룩셈부르크·벨기에 사도 순방 로고
룩셈부르크·벨기에 사도 순방 로고

평화에 방점

평화는 교황의 7개 연설의 중심주제 중 하나다. 모든 연설은 이탈리아어로 진행될 예정이다.

브루니 공보실장은 교황이 연설을 통해 전쟁 후 평화를 위해 노력한 이 지역들의 역사를 상기시키는 한편, 현재 유럽이 다시 분쟁에 휘말릴 위험에 처해 있음을 진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교황은 유럽대륙에서 논의 중인 환경 문제도 다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회의 변화

이러한 주제들과 얽혀 있는 또 하나의 주제는 기술적으로 발전을 거듭하는 이 시대에서 가톨릭 교육과 그 역할에 관한 것이다. 교황은 9월 27일과 28일 각각 뢰번 가톨릭대학교와 루뱅 가톨릭대학교에서 “그리스도교가 유럽 문화에 여전히 전할 수 있는 가치”에 대한 견해를 나눌 예정이다. 

뢰번 가톨릭대학교 교수들과의 만남에서는 인도적 난민 지원에 관한 영상이 상영된다. 이는 최근 난민들이 대학에 유입되면서 벨기에 사회가 겪고 있는 변화와 맞물려, 중요한 사회적 도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성 학대 피해자들과의 만남 가능성

기자회견에서 성직자들에 의한 성 학대 문제도 제기됐다. 기자들은 특히 벨기에 주교회의가 발표한 내용에 대해 질문했다. 벨기에 주교회의는 교황이 15명의 성 학대 피해자들(남성 6명, 여성 9명)과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주교들은 이 만남이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장소와 날짜는 추후 공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브루니 공보실장은 이 만남에 대해 확답하지 않았으나 “피해자들과 합의가 이뤄진다면 구체적인 만남에 대한 정보를 추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루니 공보실장은 조카를 포함한 아동 학대 혐의가 있는 반헬웨이베 주교를 언급하면서, 교황이 “벨기에에서 겪고 있는 고통과 비극, 고난을 잘 알고 있으며, 이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교황의 4일간의 방문에 대한 모든 세부 상항에 대해 설명하면서, 순방 기간 중 유럽연합 당국 및 관련 기관들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교황은 젊은이, 사제, 수도자들과도 여러 차례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현재 뉴욕에서 제79차 유엔 총회에 참석 중이므로 이번 사도 순방에는 동행하지 못한다. 

교황청 주교부 장관 로버트 프란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과 교황청 시성부 장관 마르첼로 세메라로 추기경이 이번 사도 순방에 동행한다.

번역 김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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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9월 2024, 1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