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국제인도법을 존중합시다. 전쟁으로 희생되는 어린이가 너무나 많습니다”
Antonella Palermo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쟁의 여파로 고통받는 아동과 민간인, 예배장소에 평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인간 생명의 존엄이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존중되길 바란다는 교황의 호소는 한결같다.
국제 인도법 존중
교황은 10월 27일 연중 제30주일 삼종기도 말미에 제네바 협약 75주년을 맞아 오는 10월 28일 제네바에서 열리는 ‘국제적십자사 및 적신월사 국제회의’를 “중요한 회의”라고 지칭했다. 교황은 전 세계에서 매일 수많은 인명, 특히 어린이들이 희생되는 현실을 언급하면서 평화를 향한 실질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이 회의가 양심을 일깨워, 무력충돌 중에도 개인과 민족의 존엄이 존중을 받고 민간시설과 예배장소의 안전이 국제 인도법에 따라 보호되길 바랍니다. 전쟁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 병원과 학교가 파괴되는 모습을 마주할 때마다 깊은 슬픔이 밀려옵니다.”
아이들이 너무 많이 희생되고 있습니다!
교황은 교황청 사도궁 서재 창에서 평화를 위한 기도를 거듭 호소하며, 특히 어린아이들의 희생에 가슴 깊이 아파했다. 교황은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레바논의 분쟁을 언급하며 “더 이상 긴장이 고조되지 않고, 무엇보다도 거룩한 인간 생명의 존엄성이 최우선으로 존중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분쟁 지역에서 가장 먼저 희생되는 이들은 민간인들입니다. 매일같이 너무나 많은 무고한 생명들이 스러지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이 잔혹하게 희생되는 장면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평화를 위해 기도합시다.”
멕시코에서 피살된 페레스 신부 “평화의 씨앗이 되길 바랍니다”
교황은 멕시코 치아파스 주의 “사랑하는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카사스 교회”가 지난 주일 피살된 마르셀로 페레스 신부를 애도하고 있다며 함께 슬픔을 나눴다. 교황은 원주민 출신 페레스 신부를 위한 따뜻하고도 애틋한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복음과 하느님의 충실한 백성을 위한 열성적인 종이었습니다. 그의 희생이 다른 사제들의 희생과 마찬가지로 평화와 그리스도인의 삶을 위한 씨앗이 되길 바랍니다.”
지난 10월 22일, 루틸리오 에스칸돈 치아파스 주지사는 페레스 신부 살해 사건 용의자가 체포됐다고 밝혔다. 페레스 신부는 인권 보호에 헌신하며 범죄를 여러 차례 고발해온 인물이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신임 대통령은 수사가 검찰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향년 51세였던 페레스 신부는 치아파스 주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카사스에서 미사를 집전한 후 피살됐다. 그는 미주인권위원회의 보호 조치를 받고 있던 상태였다. 페레스 신부는 마야족 쪼칠(tzotzil) 출신으로, 마약 밀매와 범죄를 고발한 것과 관련해 여러 차례 위협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열대성 폭풍 ‘트라미’로 피해를 입은 필리핀
교황은 “강력한 열대성 폭풍으로 피해를 입은 필리핀 사람들”과 함께한다며 깊은 위로를 전했다. 올해 필리핀에서 발생한 가장 치명적이고 파괴적인 열대성 폭풍 중 하나인 ‘트라미’로 인해 현재까지 약 130명이 사망했으며, 많은 지역이 고립돼 구조의 손길을 필요로 하고 있다. 희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신앙 깊은 국민을 주님께서 지켜주시길 빕니다.”
번역 이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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