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이탈리아 외과의사회 회원들을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 이탈리아 외과의사회 회원들을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교황, 외과의사들 만남 “건강의 장인이자 고통받는 이들의 생명을 지키는 수호자가 되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16일, 로마에서 열린 이탈리아 외과외사회 전국총회에 참석한 의사들을 만났다. 제126차 전국총회는 “외과의사의 미래: 미래의 외과의사”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날 만남에서 교황은 “그 누구도 버려지거나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비록 병이 완치되지 않더라도 언제나 따뜻한 돌봄을 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Vatican News

“사랑으로 보고, 연민을 느끼며, 가까이 다가가서 돌보십시오. (…) 비록 병이 완치되지 않더라도, 언제나 따뜻한 돌봄을 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16일 이탈리아 외과의사회 회원들을 만나 이 같은 사명을 맡기며 “건강의 장인”이자 “고통받는 이들의 생명을 지키는 수호자”가 되라고 당부했다. 이탈리아 외과의사회는 10월 13일부터 16일까지 로마에서 열린 제126차 전국총회에 참여했다. 교황은 16일 오전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일반알현에 앞서 바오로 6세 홀에 딸린 접견실에서 이들을 만났다. 이번 총회의 주제는 “외과의사의 미래: 미래의 외과의사”이다. 교황은 이번 주제를 “매우 훌륭한 주제”로 평가하면서 연설을 시작했다. “미래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희망, 계획, 헌신을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교황은 “아름답고 연약한 존재인 인간은 삶과 미래를 갈망하지만 동시에 매우 취약한 존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건강한 돌봄 문화

교황은 의사들에게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여러분의 마음가짐은 항상 인간적이고 전문적이어야 합니다. 고통받는 이들을 진심으로 마음에 품고, 모든 의료행위에서 전문성과 윤리를 함께 실천해야 합니다. 이것이 온전한 인간을 위한 봉사로서의 건강한 돌봄 문화입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형제들을 향한 헌신의 문화를 바탕으로 외과의사의 미래를 그려가십시오. 결국 살아가고 죽는 것도, 고통받고 치유되는 것도 항상 인간이지, 단순히 장기나 세포조직이 아닙니다.”

소명 상실의 위기

교황은 외과의사 활동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는 동시에 위험성도 잊지 않았다. “의사들조차도 자신의 소명을 잃어버릴 위험이 있습니다. 환자나 아픈 이를 중심에 두는 치료 동맹에서 멀어질 수 있죠.” 교황은 현대의학이 인간을 온전하게 바라보기보다 신체적 측면에만 지나치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럴 경우 신체는 단순히 의학 연구와 기술 조작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환자는 뒷전으로 밀리게 됩니다. 반면 의학은 인간을 위한 것이지, 인간이 의학을 위한 존재는 아닙니다! 의학도 인간적이어야 합니다.”

기술보다 앞서는 외과의사의 “손”

교황은 오늘날 외과수술이 인공지능(AI)을 포함한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외과의사의 ‘손’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어원적으로 외과수술은 ‘사람의 손으로 하는 작업’, ‘손으로 행하는 수술’을 의미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외과의사들은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손으로 상처를 내고, 절개하고, 자른다는 말입니다. 그렇기에 여러분이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의 몸을 다룰 때, ‘건강의 장인’으로서 그리고 여러분 자신이 받기를 원하는 대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환자를 돌봐야 합니다.”

인간적, 의학적, 심리적 양성

교황은 의사들을 다음과 같이 격려했다. “여러분이 전문인으로서 여러분의 협력자들과 함께 팀으로 일하는 방식을 깊이 살펴보길 바랍니다.” 교황은 “특히 젊은이들에게 인간적, 의학적, 심리적으로 양성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말라”며 “이러한 교육을 통해 미래의 외과의사가 갖춰야 할 최고의 자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께, 고통받는 이들의 생명을 지키는 수호자가 되어 달라고 당부드립니다. 그 누구도 버려지거나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비록 병이 완치되지 않더라도, 언제나 따뜻한 돌봄을 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착한 사마리아인

이와 관련해 교황은 이탈리아 외과의사회 회원들에게 “여러분의 직업에 영감을 줄 수 있는 하나의 상징”으로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 나오는 영혼과 육신의 의사이신 예수님의 모습을 상징으로 제시했다. “이 비유에서, 돌보는 이는 서두르지 않고 멈춰서서 환자를 바라봅니다. 그는 만난 사람에게 연민을 느끼고, 가까이 다가가 그 상처를 싸매줍니다. 보고, 연민을 느끼고, 가까이 다가가 상처를 싸매주는 것입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권하는 마음가짐이 바로 이것입니다. 사랑으로 보고, 연민을 느끼며, 가까이 다가가서 돌보는 것입니다.” 교황은 이러한 마음가짐이 있어야만 “의사가 환자에게 가까운 이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과의사회, 교황에게 선물 전달

이탈리아 외과의사회 회장 마시모 카를리니를 비롯한 참석자들은 교황에게 기념패와 더불어 교황의 이름이 적힌 수술복을 선물했다. 해당 수술복은 외과의사들이 매일 책임과 헌신으로 수행하는 사명을 상징하는 특별한 의복이다. 외과의사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선물은 돌봄의 세계와 영적 세계를 결합하고, 의학과 인간을 하나로 잇는 상징적인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번역 이재협 신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16 10월 2024, 2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