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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의 역대 최초 코르시카 방문... 12월 15일 사도 순방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12월 15일 프랑스령 코르시카 섬을 하루 일정으로 방문한다. 나폴레옹의 고향이자 지중해에 위치한 이 섬에서 아작시오교구가 주최하는 “지중해 지역의 대중 신심”에 관한 회의 폐막식 참석이 주된 목적이다. 이번 국제회의에는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의 주교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며, 교황은 폐막식을 직접 주관한다. 교황은 주교좌성당에서 성직자들을 만나고, 미사를 거행할 예정이다. 또한 출국 전 아작시오 공항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난다.

Salvatore Cernuzio

프란치스코 교황이 88번째 생일(12월 17일)을 이틀 앞두고, 주님 성탄 대축일과 2025년 희년 개막(12월 24일)을 약 열흘 앞둔 시점인 12월 15일, 약 12시간의 짧은 코르시카 방문으로 올해 행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역대 교황 중 처음으로 방문하는 프랑스령 코르시카는 시칠리아, 사르데냐, 키프로스에 이어 지중해에서 네 번째로 큰 섬으로, 나폴레옹의 고향이자 지중해의 푸른 바다와 울창한 숲, 아름다운 산세가 조화를 이루는 천혜의 섬이다. 교황의 코르시카 방문은 최근 프랑스어권 언론과 코르시카교구장 프랑수아-자비에 부스티요 추기경이 이미 예고한 바 있다. 교황청 공보실장 마테오 브루니는 11월 23일 공식 발표를 통해 이 방문을 확정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프랑스 정부와 교회 당국의 초청을 수락하시어 ‘지중해 지역의 대중 신심’ 회의 폐막을 맞아 오는 12월 15일 프랑스령 코르시카 아작시오를 방문하실 계획입니다.”

대중 신심 

로마에서 불과 약 300킬로미터 떨어진 코르시카를 찾는 교황의 이번 방문은 47번째 해외 사도 순방이자, 2024년 세 번째 해외 사도 순방이다. 앞서 9월에는 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를, 이어 룩셈부르크와 벨기에를 방문한 데 이어 교황은 이번 12월 15일 주일 하루 동안 코르시카를 머무를 예정이다. 교황청 공보실에 따르면 이번 방문은 아작시오교구에서 개최되는 “지중해 지역의 대중신심” 회의 폐막식 참석이 주된 목적이다. 해당 회의에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스페인을 비롯한 인접 국가들의 주교들이 함께할 예정이다. 대중 신심이라는 주제는 아르헨티나 출신인 교황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사목하던 시절부터 깊이 있게 다뤄온 주제로,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 주교회의 제5차 정기총회 「아파레시다 문헌」(Aparecida Documents)에서도 핵심 주제였으며,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에서도 심도 있게 다룬 바 있다. 이러한 대중 신심은 코르시카 신앙생활의 중심을 이룬다. 인구 35만5000명 가운데 약 90퍼센트가 가톨릭 신자인 이 섬에서는 매년 다채로운 전례와 거리 순례, 각종 신심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아작시오의 수호성인인 자비의 성모님(현지어로 ‘마두눈챠’) 축일에는 온 섬이 하나 되어 신앙의 열정을 드러낸다. 

“마두눈챠” 축일 행사에 참석한 코르시카 신자들
“마두눈챠” 축일 행사에 참석한 코르시카 신자들

세부 일정

공보실이 11월 23일 발표한 세부 일정에 따르면, 교황은 대중 신심에 관한 회의 폐막식에 참석한다. 교황은 12월 15일 오전 7시45분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을 출발, 오전 9시 아작시오 국제공항에 도착해 공식 환영식으로 일정을 시작한다. 이어 오전 10시15분에는 “아작시오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해 참가자들에게 연설할 예정이다. 약 1시간 후에는 성모 승천 대성당(산타 마리아 아순타 대성당)으로 이동해 주교, 사제, 부제, 수도자, 신학생들을 만나 함께 삼종기도를 바친다. 이 자리에서 교황의 훈화가 예정돼 있다.

오후 3시30분에는 “오스레를리츠 광장”에서 미사를 집전한다. 이곳은 현지어로 “우 카조네”라고 불리는 큰 공원으로, 나폴레옹이 어린 시절 자주 찾았다고 전해지는 옛 건물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이 광장에는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웅장한 동상이 자리하고 있다. 성찬례를 마친 뒤 오후 5시30분에는 아작시오 공항에서 교황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만날 예정이다. 교황은 공항 환송식을 끝으로 오후 6시15분 로마로 출발, 오후 7시5분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 도착한다.

부스티요 추기경의 환영

교황이 프랑스령 코르시카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프랑스 방문은 앞서 2014년 스트라스부르와 2023년 마르세유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교황을 맞이할 부스티요 추기경(56세)은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수도자로, 스페인 팜플로나 출신이지만 프랑스에 귀화한 인물이다. 2021년 교황으로부터 아작시오교구장으로 임명된 그는 이듬해인 2022년 자신의 저서 『공무원이 아닌 증인들』이 성 베드로 대성전 성유 축성 미사에 참례한 모든 사제들에게 교황의 선물로 전해지는 영광을 누렸다. 2023년 9월 30일 교황은 그를 추기경으로 서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코르시카 사도 순방 로고와 표어
프란치스코 교황의 코르시카 사도 순방 로고와 표어

로고와 표어

부스티요 추기경은 공보실의 공식 발표에 앞서 11월 21일 오전 아작시오 주교관 안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황 방문 공식 로고를 공개했다. 로고에는 코르시카어로 “코르시카에 오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라는 제목과 함께 방문 날짜인 2024년 12월 15일이 새겨져 있다. 

로고는 지중해의 푸른빛을 담은 산뜻한 민트색 배경 위에 코르시카 교회를 향한 교황의 사목 여정이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돼 있다. 왼쪽 상단에는 수직으로 뻗은 진한 파란색 선들이 코르시카 섬을 상징적으로 그려내고, 그 정상에는 그리스도를 향한 신앙을 상징하는 십자가가 우뚝 솟아있다. 이 십자가는 위에서 내려오는 노란색 선과 만나는데, 이는 성령의 현존을 암시한다. 상징적으로 그려진 섬의 오른편에는 빛과 교황청을 상징하는 선명한 노란색으로 코르시카 현지어 제목 “코르시카에 오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겨져 있고, 그 아래에는 흰 글씨로 이번 사도 순방의 모토가 기록돼 있다. “예수님께서는 두루 다니시며 좋은 일을 하셨습니다”(사도 10,38 참조)라는 이 성경 구절은 목자가 양떼 가운데 머무르듯 교황이 코르시카 교회를 찾는 모습을 상징한다. 로고 하단에는 코르시카의 수호자이신 성모님의 모습이 섬을 표현한 것과 같은 진한 파란색으로 그려져 있다. 양팔을 활짝 펼치고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든 성모님의 모습은 민트색 배경과 하나 되어 마치 지중해의 영성 안에 온전히 잠겨 계신 것처럼 보인다. 

자원봉사자

부스티요 추기경은 공식 누리집(www.lepapeencorse.corsica)도 함께 공개했다. 이어 이 누리집을 통해 교황 방문과 관련된 모든 세부 사항이 공지되며 “모든 코르시카 신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소통창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스티요 추기경은 신자들을 향한 간곡한 호소도 잊지 않았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고 있습니다. 이제 3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교황님의 이번 방문은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입니다. 그만큼 특별한 준비가 필요하니 많은 분들이 자원봉사자로 함께해 주시길 바랍니다.”

번역 박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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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11월 2024, 2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