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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가자지구에서 석방된 이스라엘 인질 대표단 만남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수개월간 억류됐다가 풀려난 이스라엘 사람들이 11월 14일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다. 이날 교황을 만난 16명의 석방자 가운데 어린이 2명도 포함됐다. 이들 대부분은 아직 억류 중이거나 생사조차 알 수 없는 가족들의 얼굴 사진과 이름이 적힌 플래카드를 손에 들고 석방을 호소했다.

Salvatore Cernuzio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무차별 공격으로 납치된 이스라엘 인질들이 수개월간의 가자지구 억류 생활에서 풀려나 10월 14일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다. 교황청 사도궁 서재에서 이뤄진 이날 만남에는 여성 10명과 남성 4명, 어린이 2명 등 모두 16명이 참석했다. 참석한 어린이 중 한 명은 ‘탈 쇼함’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축구 유니폼을 교황에게 건넸다. 탈 쇼함 씨는 하마스 무장세력에 의해 가족들과 함께 납치된 피해자다. 그의 아내와 자녀들, 장모와 친척들도 함께 끌려갔으며, 최근 카타르·이집트·미국의 중재로 성사된 하마스-이스라엘 임시 휴전 합의에 따라 일부 가족들이 풀려났지만 탈 씨는 아직도 억류 중이다. 가족들은 탈 씨의 얼굴 사진이 담긴 플래카드를 교황에게 보여줬다. 나이 38세로 납치된 그는 포로생활 중 39번째 생일을 맞았다. 다른 참석자들도 실종된 가족들의 얼굴 사진과 이름, 나이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인질·실종자 가족모임’이라는 로고가 새겨진 플래카드에는 “우리 가족을 집으로”라는 애절한 호소문이 함께 적혀 있었다. 이미 1년이 넘도록 사랑하는 가족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이들의 호소에 교황은 깊은 연민을 표하며 한 장 한 장 플래카드 속 얼굴들 위에 손을 얹고 축복했다.

교황에게 축구 유니폼을 선물하는 한 어린이
교황에게 축구 유니폼을 선물하는 한 어린이

가슴을 울리는 만남

주교황청 이스라엘 대사관은 ‘엑스’(X, 트위터의 새 명칭) 계정을 통해 이날의 만남 소식을 전하며 “가슴을 울리는 만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교황이 가자지구에 아직도 억류된 인질들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며 이들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함께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교황의 일관된 호소

교황은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 이후 빚어진 이번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처음부터 한결같은 목소리를 내어왔다. 교황은 인질들의 즉각 석방과 가자지구 전쟁 종식, 민간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평화를 위한 필수조건임을 거듭 강조했다. 당시 하마스의 공격으로 1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으며, 여성과 노인, 어린이를 포함해 240명이 인질로 끌려갔다.

교황과의 만남 장면
교황과의 만남 장면

4월 8일 두 차례의 만남

교황은 이에 앞서 지난 4월 8일에도 하마스에 붙잡힌 이스라엘 인질 가족들을 만난 바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23년 11월 22일, 교황은 이스라엘인 인질 가족들과 팔레스타인 대표단을 바티칸에서 시간을 달리해 각각 만났다. 당시 팔레스타인 대표단은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공습으로 파괴와 죽음의 고통을 겪고 있는 가자지구 가족들을 대변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희생자는 4만3700명을 넘어섰다. 교황청 공보실장 마테오 브루니는 당시 만남에서 교황이 “양측 모두의 고통에 영적 친밀함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팔 전직 고위인사들 교황 예방

약 한 달 전인 지난 10월 17일, 교황은 에후드 올메르트(78세) 전 이스라엘 총리와 나세르 알키드와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교장관을 평화 운동가들과 함께 사도궁에서 비공개로 만났다. 두 정치인은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매우 의미 있고 감동적인 만남이었다”며 “중동지역의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에 교황이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번역 이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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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1월 2024, 1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