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깊은 어둠 속에서도 빛을 비추는 창을 열어갑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월 5일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현재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기 위해 우리가 먼저 첫걸음을 내딛고 “희망과 평화가 절실한” 이 시대에 참된 빛을 되찾을 수 있도록 주님을 본받으라고 초대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렇게 비가 오는데도 용기를 내어 이 자리에 와 주시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은총 가득한 주일 보내시기 바랍니다!

오늘 복음(요한 1,1-18 참조)은 말씀이 사람이 되신 예수님을 전하며 이렇게 강조합니다.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다”(요한 1,5). 하느님 사랑의 무한한 권능을 일깨워주는 말씀입니다. 그분의 사랑은 그 무엇으로도 꺾을 수 없습니다. 온갖 장애물과 배척을 뛰어넘어 언제나 찬란히 빛나며 우리 삶의 여정을 밝게 비추어 줍니다.

우리는 성탄의 거룩한 신비 안에서 이 모든 것을 목격합니다.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드님께서는 이 세상의 수많은 장벽과 분열을 뛰어넘으셨습니다. 주님을 찾기보다는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는 데 급급했던 당대 “권세가들”의 닫힌 마음과 완고한 마음을 마주하셨지만(마태 2,3-18 참조) 물러서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가진 것 하나 없는 가난한 이들의 제약된 삶과 불편을 함께하시며, 당신을 온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정성껏 길러내신 마리아와 요셉의 겸손한 삶을 나누어 사셨습니다. 그분께서는 힘없고 연약한 당신의 모습 그대로, 고된 삶과 세상의 멸시로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목동들을 따뜻이 만나주셨고(루카 2,8-18 참조), 더 나아가 당신을 알고자 하는 간절한 열망으로 머나먼 길을 달려온 동방박사들까지도 맞이하셨습니다. 그들은 평범한 이들의 집에서 지극한 가난 속에 계신 아기 예수님을 뵈었습니다(마태 2,1 참조).

이처럼 모순으로 보이는 수많은 도전들 앞에서도 하느님께서는 결코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십니다. 이 말씀을 깊이 새겨들읍시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움직이고 계십니다. 그분께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찾아오시고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방법을 마련하십니다. 우리가 있는 바로 그 자리로 어떠한 셈법이나 조건도 없이 다가오십니다. 심지어 인류의 가장 어두운 밤에도 어둠이 결코 가리지 못할 빛의 창을 열어주십니다(이사 9,1-6 참조). 이는 우리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진리입니다. 특히 빛과 희망과 평화가 절실한 우리의 이 어려운 시대에, 사람들이 만들어낸 복잡한 상황들로 인해 헤어나올 길이 보이지 않는 이 세상에서 더욱 그러합니다. 수많은 난관들은 벗어날 수 없는 미로처럼 보이지만, 오늘 하느님의 말씀은 그렇지 않다고 우리에게 힘차게 선포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우리를 부르시어 사랑의 하느님을 본받아, 우리가 만나는 모든 이와 함께 모든 자리에서, 가정에서, 사회에서 그리고 세상 속에서 할 수 있는 한 빛의 창을 열라 하십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첫걸음을 내딛으라고 초대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 주님께서 우리에게 건네시는 초대입니다. 첫걸음을 내딛는 데는 분명 용기가 필요하지만, 우리는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고통받는 이들에게 다가가는 밝은 창을 활짝 열고, 용서와 자비와 화해의 빛줄기를 비추는 것, 이러한 첫걸음들이 모든 이의 여정을 더욱 밝고 안전하며 희망찬 여정으로 만들어줄 것입니다. 특별히 이제 막 시작된 ‘희년’에 이 초대는 더욱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가 삶을 향해 단순하지만 구체적으로 “예” 하고 응답하고, 생명을 선택함으로써 희망의 전달자가 되라는 부르심인 것이지요. 모두 함께 이 길을 걸어갑시다. 이것이 바로 구원의 길입니다!

이제 새해를 시작하며 이렇게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나는 나의 일상과 관계 안에서 어떻게 빛의 창을 열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내가 하느님 사랑의 통로가 될 수 있는가? 오늘 내가 먼저 내딛어야 할 첫걸음은 무엇인가?’

저희를 예수님께 인도하시는 길잡이 별이신 성모님, 저희 모두가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을 비추는 증인이 되도록 도와주소서.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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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1월 2025, 23:57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예수님 강생(降生) 신비를 기억하면서 하루에 세 번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에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한다. 안젤루스(Angelus)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시작하는 삼종기도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인 안젤루스(Angelus)에서 유래됐다. 삼종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에 초점을 둔 세 개의 간단한 계응시구와 세 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 기도는 주일과 대축일 정오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교황이 함께 바친다.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교황은 그날 독서에서 영감을 얻은 짤막한 연설을 한다. 기도를 바친 다음에 교황은 순례객들에게 인사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안젤루스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도인 레지나 첼리(라틴어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님’), 곧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삼종기도는 세 번의 영광송을 바치면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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