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제멜리 종합병원 작은 경당에서 미사 집전

Salvatore Cernuzio 

미사를 공동으로 집전한 후 장백의와 자색 영대를 벗지 않고 십자가가 놓인 제대 쪽을 향해 묵상에 잠긴 모습이다. 사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뒷모습만 보인다. 교황청 공보실이 3월 16일 오후 폐렴으로 장기 입원 중인 교황의 사진을 한 달여 만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건강 상태가 약간 호전된 이후로 교황은 로마 제멜리 종합병원에 있는 10층 개인 병실에 딸린 작은 경당에서 기도하는 시간을 보내곤 한다. 이번 사진은 교황이 이 경당에서 다른 사제들과 공동으로 미사를 집전한 직후에 촬영된 것이다.

교황의 모습을 “보고 싶은” 희망

며칠 동안 여러 기자들과 일반인들이 교황의 사진을 요청해 왔다. 마지막으로 공개된 사진은 약 한 달 전, 지난 2월 14일 오전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기쁨과 희망’ 스페인 재단 회원들을 만났을 때였다. 그 이후로는 교황 주치의, 가장 가까운 협력자들 외에는 아무도 교황을 볼 수 없었다. 다만 지난 3월 6일 신자들이 성 베드로 광장에서 묵주기도를 바치는 동안, 병중에 있는 자신을 위해 기도해 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하며 신자들을 강복한 교황의 가냘픈 목소리만 일반에 공개됐을 뿐이다. 그 외에 교황은 삼종기도 훈화와 수요 일반알현 교리 교육, 연설, 전보 등을 서면으로 소통했다. 

3월 16일 오전, 약 200명의 유니세프 어린이들과 이탈리아 전역의 여러 단체들이 교황에게 꽃과 풍선, “상징적인 위로”를 전하기 위해 로마 제멜리 종합병원 광장에 모였다. 이들은 바람에 흔들리는 병실 커튼이 아닌 하얀 수단을 입은 교황이 모습을 드러내길 바라며 10층 창문 쪽을 계속 바라봤다. 교황의 모습, 손짓, 인사, 강복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다.

기도, 휴식, 치료

이날 저녁 무렵, 기도하는 교황의 사진이 일반에 공개됐다. 기도는 휴식과 약물치료, 호흡 재활치료와 신체활동 물리치료와 함께 교황의 하루를 채우고 있다. 공보실에 따르면 교황은 특별히 신체활동 물리치료를 통해 큰 도움을 받았다. 이날은 방문객을 접견하지 않고 약간의 업무를 재개했다.

교황의 상태는 지난 며칠간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의료진이 최근 발표에서 언급했듯 여전히 “여러 요인이 얽혀 있는” 상황이다. 교황이 안정세에 들어섬에 따라 의료 브리핑 횟수는 줄었으나, 그럼에도 공보실은 매일 기자들에게 교황의 상태를 꾸준히 알리고 있다. 교황 입원 이후 취재 신청을 한 기자는 총 700여 명에 달한다. 입원기간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교황은 어느새 숙소가 된 로마 종합병원에서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교황은 지난 삼종기도 서면 훈화에서 말한 것처럼 “시련을 겪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저처럼 약해진” 수많은 병든 형제자매들과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다.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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