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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첸차 추기경 “위기의 시기에 펼쳐진 자비의 망토 ‘대사’”

「바티칸 뉴스」 편집국장 안드레아 토르니엘리는 ‘코로나19 판데믹(세계 대유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병자들과 그들을 돌보는 이들에게 주어진 새로운 ‘대사(indulgentia)’를 주제로 교황청 내사원장 마우로 피아첸차 추기경과 일문일답을 나눴다.

Andrea Tornielli / 번역 김근영 

마우로 피아첸차(Mauro Piacenza) 추기경은 교황청 내사원장이다. 내사원은 죄의 탕감과 관련된 문제들을 담당하는 교회의 내적 법정이다. 

피아첸차 추기경은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월 20일 금요일에 반포된 교령을 설명했다. 이번 교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통받는 이들과 그들을 보살피는 이들, 친구와 가족, 그리고 기도로 도와주는 이들에게 특별 대사를 수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사(大赦, indulgentia)’란 “이미 그 죄과에 대해서는 용서받았지만, 그 죄 때문에 받아야 할 잠시적인 벌(暫罰, poena temporalis)을 하느님 앞에서 면제해 주는 것인데, 선한 지향을 가진 신자가 일정한 조건을 충족시켰을 때, 교회의 행위를 통해 얻는다. 교회는 구원의 분배자로서 그리스도와 성인들의 보속의 보물을 자신의 권한으로 나누어 주고 활용한다”(성 바오로 6세 교황, 교황령 「대사 교리」(Indulgentiarum doctrina), Normae, 1; 『가톨릭교회 교리서』, 1471-1479항 참조). 

이하 피아첸차 추기경이 「바티칸 뉴스」와 나눈 일문일답:

코로나19로 인한 비상사태가 선포된 시점에서 대사에 관한 교령이 반포된 배경을 설명해주십시오. 

“교회의 최고법규는 ‘영혼들의 구원’입니다. 교회는 세상에서 복음을 선포하고 성사를 거행합니다. 말하자면 모든 이의 상황에 주어지는 하느님의 은총과 선물이 넘쳐흘러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는 불행히도 전 세계 많은 나라들에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모든 이들에게 나타납니다. 우리는 비상사태를 겪고 있습니다. 우선 병원들은 병자들을 받아들일 여력이 없습니다. 병자들은 격리조치를 받고 살아갈 수밖에 없죠. 이들은 애석하게도 사랑하는 이들 곁에 가까이 있지 못하며 사랑하는 이들의 위안을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기도 합니다. 병자성사와 고해성사를 줄 수 있는 사제들을 가까이 두지 못하는 병자들도 있습니다. 또 격리된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전염 확산을 우려한 정부 당국의 조치 때문에, 사람들은 자택에서 자가격리돼 있고, 도시 전체는 폐쇄됐습니다.”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이번 사안의 특별성은 특별대책을 요구합니다. 사람들이 고통에 직면하거나 죽음이 목전에 다다랐을 때, 하느님의 어루만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들 가까이 머물며, 위로하고, 확신을 주기 위해 말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교황을 섬기고 교황의 권위와 함께하는 내사원이 대사에 관한 교령을 반포한 것입니다.”

이 조항의 세부사항을 간추려주십시오. 

“우선 코로나19로 고통받으며 병원이나 자택에서 격리된 모든 이에게 전대사가 주어집니다. 또 동일한 조건으로 의료종사자, 가족 구성원, 병자들을 보살피는 이(보호자 및 간병인)들에게도 전대사가 주어집니다. 아울러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는 현 시점에서 코로나19 사태의 종식을 위해 기도하는 이들, 이번 사태로 고통을 겪는 이들, 주님께서 불러들이신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이들에게도 대사가 주어집니다. 

대사를 받기 위한 조건은 무엇입니까?

“매우 간단합니다. 병자들과 병자들을 보살피는 이들은 방송 매체를 통해 어디서든 미사, 묵주기도, 십자가의 길, 기타 다른 신심행위에 영적으로 일치하면 됩니다. 이러한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사도)신경이나 주님의 기도, 성모송을 바칠 수 있습니다. (상기한 사람들 외의) 다른 이들, 곧 세상을 떠난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거나 코로나19 사태의 종식을 탄원하거나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모든 이는, 가능하다면 지극히 거룩한 성체를 (틈틈이) 방문하거나 성체조배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혹은 최소한 30분 동안 성경을 읽거나 묵주기도나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칠 수 있습니다. 기도문을 암송하거나 성경을 읽는 일은 모든 이가 분명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므로, 전염의 확산을 우려하는 당국의 조치와 완벽하게 상응합니다.”

죽음이 임박한 이들은 어떻게 되나요?

“죽음이 임박해 병자성사를 받을 수 없는 이들, 혹은 고해하거나 영성체를 모실 수 없는 이들은 하느님의 자비에 맡겨집니다. 그들이 생전에 적절하게 처신했고 정기적으로 기도문을 암송했다면 그들 각자에게도 전대사가 주어집니다. 이렇게 전대사를 받길 바라는 모든 사람 위에는 거대한 자비의 망토가 펼쳐져 있습니다.”

이번 교령은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들이 있는 지역에 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이유로 고통받는 병자들에게는 대사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건데요. 이러한 사실은 무엇을 뜻하는지요?

“언제나 영혼들의 선익을 기억하도록 합시다. 이번 교령은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비상사태 때문에 나온 특별대책입니다. 교령은 현재 병원에 입원해 있는 모든 사람, 곧 어떤 식으로든 ‘코로나19 판데믹’ 비상사태의 결과에 영향을 받는 모든 병자들에 관한 것입니다.”

고해성사 주제로 넘어가겠습니다. 고해사제와 대면하여 개인적으로 죄를 고백하는 경우 말고도 성사를 받을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는지요?

“죽을 위험이 임박하거나, 혹은 교회법이 명시한 대로 ‘중대한 필요’가 있을 때 개별 고백 없이 (한꺼번에 여러 참회자들에게) 일괄적으로 사죄가 베풀어질 수 있습니다. 교황청 내사원은 다음을 명확히 합니다. 곧, 특별히 전염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장소와, 이러한 현상이 확실히 중단될 때까지는 바로 이 ‘중대한 필요’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교구장 주교들은 영혼들의 구원을 위해 공동 사죄 여부의 타당성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단, 긴급한 필요성이 생겨 사제들이 교구장 주교에게 문의하지 못하고 사죄했을 경우엔 성사 거행 직후 가능한 속히 무슨 중대한 이유로 공동 사죄를 해주었는지 교구장에게 보고해야 합니다. 죽음의 위험에 임박한 신자 확진자들이 있는 병실 입구에서 여러 사람에게 한꺼번에 베푸는 성사적 사죄도 고려할 수 있겠습니다.” 

개별 고백에 관해 하실 말씀이 있으신지요?

“내사원은 전염 확산을 막기 위한 규정을 온전히 존중하면서 개별 고백이 이뤄져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따라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적절한 물리적 거리를 두며, 언제나 고해의 비밀을 지켜야 합니다.”

“지난 3월 20일 금요일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아침미사에서 말씀하신 대로, 저는 고해사제에게 고백할 수 없는 경우 ‘통회(뉘우침)’라는 중요한 행위를 여기서 짚어보고 싶습니다. 이는 가톨릭교회 교리서에 언급돼 있습니다. 곧, 양심성찰을 하고 통회의 기도를 바치는 것입니다.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는 지향과 더불어 가능한 속히 고해성사를 받겠다는 결심과 함께 진심으로 통회하는 일은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우리를 하느님과 화해시키며, 죄의 사함을 받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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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3월 2020, 1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