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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 ‘주님 만찬 미사’ 집전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 ‘주님 만찬 미사’ 집전 

주님 만찬 미사… 레 추기경, 성체성사는 연대 위한 호소

추기경단의 수석 추기경인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이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파스카 성삼일을 시작하는 ‘주님 만찬 미사’를 집전했다. 레 수석 추기경은 강론을 통해 성체성사가 교회 생활과 모든 그리스도인의 핵심이라며, 성체성사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어려운 시기에 “어느 누구도 버려지지 않도록 서로를 지원하라”고 우리를 재촉한다고 말했다.

Adriana Masotti / 번역 안주영

‘주님 만찬 미사’는 제한된 숫자의 신자들만 참석해 많은 자리가 비어있는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 베드로 사도좌’ 제대에서 봉헌됐다. 이번 미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대신해 조반니 바티스타 레(Giovanni Battista Re) 추기경의 주례로 거행됐다. 사도들을 향한 예수님의 파격적인 행위를 상기하는 전통적인 발 씻김 예식은 생략했다. 레 추기경은 강론에서 요한 복음사가가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셨다.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요한 13,1)라는 설명 이후에 이뤄진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신 예수님의 행위에 대해 설명했다. 곧,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당신의 제자들을 사랑하실 것이지만, 이미 성목요일 저녁에 당신 사랑의 절정을 증명해 보이셨다고 강조했다. 

성목요일 저녁 예수님의 선물들

레 추기경은 최후의 만찬 때에 예수님께서 성체성사와 사제직을 제정하시고 당신의 계명을 선포하셨다고 말했다. 

“성목요일 저녁은 우리가 얼마나 사랑받았는지를 기억하게 해줍니다. 또한 우리에 대한 당신의 사랑 때문에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우리에게 ‘무언가’를 주신 것이 아니라, ‘당신 자신’을 내어 주셨다고 말해줍니다. 우리에게 주신 것은 그분의 몸과 피입니다. 곧, 그분의 모든 것입니다. (하느님의 아드님께서는) 우리의 구원을 위해 가장 치욕적인 죽음을 받아들이시면서 당신 자신을 희생양으로 바치셨습니다.”

성체성사는 교회의 빛이고 힘이며 양식

레 추기경은 성체성사가 우리를 위한 그리스도의 사랑의 증거이며, 영원히 우리 곁에 머무르시겠다는 그분의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회는 성체성사를 언제나 (교회를) 풍요롭게 해주는 가장 소중한 은총으로 여겨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성체성사를 통해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한 빛이고 힘이며 양식이자 보호자가 되신다고 덧붙였다. 또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성체성사를)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며 정점”(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 『인류의 빛』(Lumen Gentium), 11항)이라고 정의한 내용은 “교회의 생활과 사명 안에 모든 것이 성체성사에서 비롯될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성체성사로 인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성체성사는 교회 생활의 중심이며 핵심입니다. 이에 성체성사는 모든 그리스도인 생활의 중심이며 핵심이 돼야 합니다. 성체성사를 믿는 이는 삶 속에서 결코 혼자라고 느끼지 않습니다. 모든 성당의 어둠과 침묵 속에서도 자신의 이름과 역사를 아시는 한 분이 계시다는 것을 압니다. 자신을 사랑하시는 바로 그분이 기다리고 계실 뿐만 아니라 기꺼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신다는 것도 압니다. 그러기에 감실 앞에서 우리 모두는 마음에 있는 모든 것을 맡겨 드리고, 위로와 힘과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습니다.”

타인에게 열린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 현실

레 추기경은 성체성사가 삶으로 드러내야 하는 현실이라면서 사랑의 계명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체성사는 타인을 향해 마음을 열고, 형제를 사랑하고 용서할 줄 알며, 어려움에 처한 이를 도와주라는 요청입니다. 또한 연대하고 어느 누구도 버려지지 않도록 서로를 지원하라는 초대입니다. 이는 가난한 이들, 고통받는 이들, 소외된 이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라는 외침이기도 하지요. (곧, 성체성사는) 형제들의 얼굴, 특별히 가장 상처받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 안에서 그리스도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는 빛을 의미합니다.”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벗어나도록 하느님께 함께 간구합시다

레 추기경은 성체성사(에 대한 묵상)에 이어 (예수님의) 사제직 제정에 대해 상기하면서, 이는 (예수님이) 성체성사와 죄에 대한 용서가 교회 안에서 (지속적으로) 새롭게 되길 바라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성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가 끝나면 전통적으로 (성체가 옮겨 모셔진) 수난 감실에서의 밤샘 성체조배로 이어졌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대응지침에 따라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사 이후) 각자 집에 돌아가서도 “우리 가운데 현존하시며 머무르시길 원하셨던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감사로 충만한 생각과 마음으로 계속해서 기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심각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힘을 얻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하나의 작은 바이러스가 온 세상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이 비극을 끝내기 위해선 과학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모든 인간적 수단을 활용해야 하지만, 대체 불가능한 과정 하나가 필요합니다. 곧,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진심 어린 기도를 올려드리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손길이 우리를 도우시어 건강, 일, 경제, 교육, 사람들과의 대면 관계 분야에 우려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비극적인 상황을 끝내주실 수 있도록 말이지요.”

하느님의 사랑과 인간의 배신

레 추기경은 이날 제2독서인 바오로 사도가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을 인용하면서 강론을 마무리했다. “주 예수님께서는 잡히시던 날 밤에 (…)”(1코린 11,23). 레 추기경은 그리스도의 사랑이 한없이 드러난 바로 그날 밤에 온갖 괴로움을 암시한 인간의 배신과도 직면하게 된다고 말했다. 

“성목요일은 자신의 죄를 인식하라는 초대의 날이기도 합니다. 이는 우리 삶을 잠시 정리하고 하느님으로부터 용서를 받기 위해 뉘우침과 회개의 길로 나아가라는 요청입니다.” 

레 추기경은 성체성사와 고해성사를 통해 드러난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결코 버리지 않을 뿐 아니라 우리를 언제나 “하느님과 모든 형제자매에게 더욱더 열린 마음으로 영적 회복을 일으키라”고 초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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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4월 2021, 2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