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예프스키 추기경, 우크라에 교황 선물 ‘구급차’ 전달... “희망의 징표”
Benedetta Capelli
지난 6월 26일 우크라이나 테르노필 공동묘지를 방문해 수많은 젊은이들의 무덤 앞에서 느꼈던 참담함에 무거워진 교황청 애덕봉사부(교황자선소) 장관 콘라드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의 목소리 톤은 이튿날 테르노필에서 약 40킬로미터 떨어진 즈보리우 소재 병원으로 이동식 소생기구를 갖춘 구급차를 전달하면서 크게 달라졌다. 구급차 전달 임무를 완수한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전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이바지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꼈다.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병원은 교황에게 구급차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되는 전례 동안 주로 사용하던 바티칸 소유 구급차를 보내기로 했습니다. 기본적인 응급조치는 물론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을 때까지 생명 유지에 필요한 모든 장비를 갖추고 있던 구급차였죠.” 구급차 전달식은 병원 각 부서의 의사와 책임자들의 환영 가운데 깊고 진심 어린 감사의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테르노필 지역 보건부 책임자 올하 야르몰렌코는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에게 한 달에 두 번 전쟁 지역에서 부상병을 태운 기차가 도착하므로 매번 100개의 빈 침상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부상병들을 마을 기차역에서 병원으로 수송하기 위해 개인 차량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개인 차량엔 응급조치를 할 수 있는 장비가 갖춰져 있지 않다”며 “이러한 까닭에 이번에 도착한 구급차는 이들에게 뜻깊은 선물”이라고 덧붙였다.
생명을 위해 하나가 된 교회
“구급차 열쇠와 운행증을 병원에 건네줬습니다. 구급차 운행증은 세관을 통과할 때 발급받았습니다. 구급차를 전달해야 할 이유를 세관에 설명하자 큰 어려움 없이 운행증을 발급해줬습니다. 이제 병원 측에서 구급차에 달린 바티칸 번호판을 우크라이나 번호판으로 교체해 사용할 것입니다.”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새 구급차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독거 노인에게도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급차 전달식 이후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작은 축하연도 마련됐다.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병원 측이 “산소호흡기 지원을 추가로 요청했다”며 “이 모든 것이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바티칸으로 돌아가자마자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가톨릭 교회, 라틴 교회, 동방 정교회 등 각 종파의 대표들이 모두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하나가 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가장 큰 계명에 따라 이웃을 살리기 위해 하나 된 교회의 모습이 참된 교회입니다.”
바티칸이 보낸 발전기
이제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바티칸 약국과 제멜리 종합병원 약국이 보낸 구급의료품을 즈보리우 인근의 다른 병원에 전달하기 위해 이동한다. 이후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르비우를 거쳐 바티칸으로 귀국한다. 크리예프스키 추기경이 전하고자 하는 강력한 메시지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부터 많은 기부자들의 헌신이 결실을 맺었다는 사실이다. “우크라이나에서 전기 공급이 어려워 매일 9-10시간 동안 정전됩니다. 일터에서, 상점에서, 가정에서 아무것도 작동시킬 수 없는 게 큰 어려움입니다. 바티칸이 선물한 발전기들은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2년 전 구입해 트럭에 실어 우크라이나에 보낸 이 발전기들은 지역 카리타스가 필요한 곳에 나눠줬습니다. 특히 병원으로 많이 들어갔습니다. 많은 이들의 기부금이 제대로 전달돼 뜻깊게 사용됐다는 게 저희에게 큰 기쁨입니다.”
번역 김호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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