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올림픽 휴전” 촉구… 바티칸 체육협회 “포용적 올림픽이 됩시다”
Alessandro De Carolis
게임에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다. 지구상의 너무 많은 지역에서 살인과 파괴를 일삼으며 “경쟁심”을 불태우는 전쟁 게임이 있는가 하면, 올림픽처럼 전쟁을 멈추게 하는 게임도 있다. 제33회 파리 하계 올림픽을 앞두고 사람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월 13일부터 촉구한 ‘올림픽 휴전’ 같은 일이 일어나길 바란다. 교황은 7월 25일 오전 교황 ‘엑스’(X, 트위터의 새 명칭) 계정(@Pontifex)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하며 그 소망에 화답했다. “세계 평화가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에서, 저는 모든 이가 ‘올림픽 휴전’을 존중하길 간절히 바랍니다. 이를 통해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을 회복하길 바랍니다. 하느님께서 지도자들의 양심을 밝혀주시길 빕니다.”
스포츠, 대화의 언어
바티칸 체육협회 또한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서한을 보내며 교황의 이러한 열망을 상기시켰다. 바티칸 체육협회는 7월 26일 개막하는 올림픽과 8월 28일 개막하는 패럴림픽을 두고 “오늘날 교황이 정의한 대로 ‘산발적인 제3차 세계대전’을 막을 수는 없지만 대중적이고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스포츠 대화의 언어로 형제애가 넘치는 인류의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대한 이어달리기
바티칸 체육협회는 서한에서 “편법에 의존하지 않고 공정하게 치러지는 올림픽 경기는 개인과 인류의 크고 작은 문제에 대한 희망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과 패럴림픽은 평화를 위한 전략이자 전쟁 게임에 대한 해독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스포츠의 참된 가치인 열정, 포용, 형제애, 팀 정신, 페어플레이, 성실, 해방, 헌신, 희생”을 구현하는 게 중요하다며 “스포츠는 단지 승패가 아닌, 결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인생 여정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이 『평화의 경기: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정신』이라는 책의 서문에서 말한 것처럼 “인생 마라톤”에서의 “위대한 이어달리기”가 바로 스포츠다.
해방의 역사
서한은 이어달리기 경기 중 “아무도 혼자 남겨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자신의 걸음을 마지막 사람의 걸음에 맞춰” 달리면서 바통을 손에서 손으로 넘겨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티칸 체육협회는 난민 대표 팀의 올림픽 참가를 두고 올림픽 휴전과 함께 “어두운 시대에 스포츠 가족 전체가 제안하는 평화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쟁, 빈곤, 불의, 긴장, 두려움 등 어려운 현실에서 스포츠가 선사하는 희망을 붙잡고 살아가려는 모든 이”에게 특별한 포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황은 “우리에게 해방과 희망, 포용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건 바로 그들”이라고 말했다.
보다 가까이
끝으로 바티칸 체육협회는 파리 올림픽이 금메달보다 더 중요한 ‘친밀함’의 가치를 되새기는 대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은 “보다 빠르게, 보다 높게, 보다 힘차게”라는 기존 올림픽 표어 뒤에 “다 함께”라는 단어를 추가했다. 바티칸 체육협회는 “우리의 탁월한 ‘코치’”인 교황의 제안대로, 올림픽이 기록과 감동을 넘어 “친밀함”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번역 이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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