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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거행된 미사의 한 장면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거행된 미사의 한 장면  (Vatican Media)

그레크 추기경 “편 가르지 말고 시노드의 결실을 함께 거둡시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2회기에 참석한 대의원들이 함께한 가운데,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이 10월 21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미사를 거행했다. 그레크 추기경은 시노드 여정에서 성령의 이끄심을 청하는 이번 미사를 통해 성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성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면, 우리는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Lorena Leonardi 

“우리가 거둔 열매가 우리 노력의 결실이자 우리의 소유라고 착각하는 유혹”을 이기려면 “모든 것을 하느님의 선물로 받아들이는 마음”이 필요하다.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은 “성령의 길”이며, 오직 성령만이 “하느님의 새로움에 우리 마음이 계속 열려 있게” 이끌어 주실 수 있다.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이 10월 21일 오전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 베드로 사도좌’ 제대에서 미사를 거행하며 성령의 중요성을 이 같이 강조했다. 강론에서 그레크 추기경은 루카 복음서에 나오는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를 통해 시노드 여정의 상징적 의미를 설명했다(루카 12,13-21 참조). 

탐욕은 단지 물질적인 것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2021년 10월 시작된 긴 여정의 결실을 맺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2회기의 마지막 단계에 이른 지금, 그레크 추기경은 “해당 복음 구절은 우리가 그 열매를 어떻게 ‘수확’해야 하는지 방법을 알려준다”며 “예수님께서 모든 탐욕을 조심하라고 초대하신다”고 말했다. “예수님께서 모든 탐욕을 조심하라고 하신 말씀은 단순히 물질적인 것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이번 시노드를 통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선물과 아름다움에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그레크 추기경은 이날 복음에서 한 사람이 예수님께 자기 형제와 유산을 나눌 수 있도록 요청했으나, 예수님께서 이를 거절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형제끼리 유산을 나눠갖는 것이 흔한 사고방식일 수 있겠지만, 예수님께는 그렇지 않았다면서 “예수님께서는 유산 분배를 이상적으로 생각하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오히려 유산이 함께 관리되고 온전히 유지되길 바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탐욕과 소유욕이 분열의 근원이라고 지적하시며, 형제들 간의 친교를 이루는 과정에서 어떠한 분열과 편 가르기도 거부하십니다.”

시노드에서 피어나는 활력과 은사의 표징

그레크 추기경은 욕심 많은 부자의 이야기를 풀이하며 “모두가 곳간에 곡식을 쌓아두려는 욕심 뒤에 감춰진 ‘어리석음’을 깨달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 비유가 이번 시노드 총회와 시노드 여정에서 결실을 맺을 때 분열이 아닌 친교를 도모해야 함을 가르쳐 준다”고 덧붙였다. 그레크 추기경은 복음에 나오는 부유한 사람의 경우처럼 지난 3년 동안 제16차 정기총회의 두 회기를 통해 “풍성한 열매”가 맺혔다면서, 우리가 시노드 여정의 각 단계에서 나타난 “활력의 표징”에 기뻐하고 “하느님 백성 안에서 피어나는 은사들”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의 약점과 상처를 숨기지 않고도 말입니다.”

농장 주인은 자기 밭의 소출을 어떻게 관리할지 생각하다가 새로운 상황을 맞이하면서 자신에게는 늘어난 재산을 모으기에 충분한 곳간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레크 추기경은 “우리도 시노드 여정에서 발견한 은총을 간직할 적절한 수단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지 모른다”며 “혹은 비유에 나오는 사람처럼 이제 목표에 도달했다고 생각하면서 더 이상 할 일이 없으며 그저 받은 결실을 누리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위험성과 관련해 그레크 추기경은 “우리가 하느님의 선물을 쌓아두고, 그것을 다시 투자하지 않거나, 받은 은총을 교회와 세상에 다시 나눠야 할 선물로 생각하지 않고 그저 목표 달성으로 여기며 안주한다면” 곤경에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같은 접근은 “우리의 수확을 더 많게 불릴 수 있도록 새로운 길을 찾지 않고,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한계 안에서 만족하게 하여, 우리의 장막을 계속 넓혀 나가는 것을 멈추게 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성령의 충만한 개입을 기다리며 성령과 대화하기

그레크 추기경은 욕심 많은 부자의 오류에 빠지지 않으려면 “먼저 예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탐욕에 빠지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자기 자신만을 위해 소유하고 쌓아두려는 욕심, 모든 것을 내 방식대로 규정하고 완성하려는 욕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우리 앞에 놓여있는 여정을 바라보며” 성령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유에 나오는 부자는 자기 자신과만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적으로, 마치 끊임없이 이어지는 오순절(성령 강림 대축일)인 것처럼 성령과 대화하며 그분의 빛을 받아야 합니다. 성령의 ‘충만한’ 개입을 기다리며, 그분이 우리의 삶과 공동체에 새로운 길을 열어주실 그 순간을 고대해야 합니다.”

새로운 길을 찾아서

그레크 추기경은 “우리가 우리 자신의 이야기만 듣게 된다면 결국에는 퇴보하게 되고, 미래에 대한 희망 없이 그저 주어진 것에만 기대는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우리가 거둔 결실은 점차 사라지기 시작할 것”이라며 “주님께서 끊임없이 보내주시는 새로운 은총이 채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성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면, 우리는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끝으로 그레크 추기경은 “희망의 순례자인 우리는 지금도 구원의 메시지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로 나아가기 위해 시노드 여정을 계속해서 걸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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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10월 2024, 2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