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드로 광장, 2025년 희년 맞아 새 조명으로 ‘빛의 성역’ 된다
Vatican News
성 베드로 광장 원형 열주랑 위에 세워진 140위 성인상에 새 조명을 설치하고, 로마 시내 주요 지점에 순례자와 관광객을 위한 14개의 ‘물의 집’(Water Houses)을 마련하며, 도시의 수자원 접근성을 높이는 스마트폰 앱을 개발한다. 이는 로마시의 전기·수도·환경 서비스를 담당하는 아체아 그룹이 2025년 희망의 희년을 맞아 추진하는 주요 사업들이다.
이 사업 계획은 12월 16일 바티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개됐다. 아체아 그룹 최고 경영진과 함께 교황청 복음화부 세계복음화부서 장관 직무 대행 겸 2025년 희년 준비위원장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가 참석해 해당 사업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새로운 조명 시스템
가장 주목할 만한 사업은 로마시 공공 조명을 담당하는 아체아 그룹의 자회사 아레티가 진행하는 성 베드로 광장 열주랑 위의 성인상 조명 개선 작업이다. 이곳은 “성인들의 평의회”라 불려왔다.
이 빛의 예술 프로젝트를 통해 가톨릭 세계에서 가장 유서 깊은 원형 회랑을 장식하는 140위 성인상이 새롭게 빛나게 된다. 석회암인 트라베르틴으로 조각된 이 성인상들은 280개의 최신 LED 투광등으로 밝혀질 예정이다. 이 조명들은 에너지 효율이 높고 환경 부담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피시켈라 대주교는 이번 조명 설치와 관련해 단순 미관상의 개선이 아니라 빛을 통한 영적 대화의 구현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아체아는 또한 성 베드로 광장 전체와 광장으로 이어지는 콘칠리아치오네 대로, 베르니니가 설계한 웅장한 열주랑의 샹들리에에도 LED 조명을 새롭게 설치해 야간 경관을 한층 아름답게 개선한다.
순례자를 위한 ‘물의 집’ 14개소
아체아는 조명 사업과 함께, 희년을 맞아 로마를 방문할 순례자와 관광객을 위해 시내 주요 지점 14곳에 “물의 집”을 새롭게 설치한다. 이는 로마의 상징이자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코 모양의 전통 음수대 ‘나소니’ 2500여 개와 어우러져 순례자들의 갈증을 달래줄 예정이다.
바티칸 박물관 인근과 ‘치타 레오니나’(9세기 레오 4세 교황이 바티칸 보호를 위해 축성한 성벽) 입구에 들어설 두 곳의 ‘물의 집’은 오는 12월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축복을 받는다. 이는 단순한 급수대 설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목마른 이에게 물을 제공하는 실용적 가치를 넘어, 세례성사를 통한 영적 생명의 은총과 자비의 실천이라는 교회의 가르침을 구현하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아쿠에아’ 앱
아체아는 순례자들의 편의를 위해 ‘아쿠에아’(Acquea) 스마트폰 앱도 새롭게 선보인다. 이 앱은 로마 시내 15만 개가 넘는 급수시설의 위치를 지도상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게 해주며, 각 지점의 수질 정보를 이탈리아어와 영어, 스페인어로 제공한다.
아체아는 이와 함께 2025년 4월 25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청소년들의 희년’ 행사도 적극 지원한다. 이 행사에는 전 세계에서 12세부터 17세 사이의 청소년 10만 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체아는 이들을 위해 학교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물의 소중함과 환경 보호의 의미를 일깨우는 특별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피시켈라 대주교는 지속가능성을 증진하는 아체아의 이러한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깊은 감사를 표했다.
번역 고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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